(사진=후니정 소속사 제공) [뷰어스=이소희 기자] 트로트가수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을 ‘트로트가수’라고 부르지 말았으면 하는 사람이 있다. 가수 후니정이 그렇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만난 후니정과 함께 자리에 나온 소속사 실장은 이 같은 후니정의 소신으로 인한 에피소드를 밝히며 웃었다.  그만큼 후니정은 한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길로 뻗어나가고자 하는 욕심이 크다. 2008년 8월 싱글 ‘왜왜’로 모습을 드러내 데뷔 12년차가 되는 그는 올해 ‘또 다른 시작점’을 맞기도 했다. 오랜 도약기간을 거쳐 이제 달려 나갈 일만 남았다는 후니정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원래는 경찰이 되려고 했어요. 2004년도쯤이었죠.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고 3일 밤낮을 술 마시고 울고 반복하며 ‘내 미래가 어떻게 될까’ 고민도 했어요. 그러던 중 동료가 ‘반야월가요제’에 신청을 해줬어요. 노래를 부르며 스트레스를 풀던 내 모습을 보고서요. 그렇게 얼떨결에 가요제에 나갔는데 대상을 받은 거예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1등을 해봤어요. 당시 26살이었기에 진로를 바꾸는 건 쉽지 않았지만, 그 경험 덕분에 ‘내가 재밌어하는 걸 해보자’ 싶었죠” 트로트와 후니정의 운명은 그때부터였다. 후니정은 다른 이들이 임재범, 빅마마 등 ‘노래 좀 한다’는 사람들이 부르는 가수의 곡 대신 트로트를 선곡했다. 그는 그렇게 1등을 했고, 혼자 마산에서 서울로 왔다.  (사진=후니정 소속사 제공) 하지만 타지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노량진에서 고시원보다 더 좁은 공부방에 살면서 KBS 방송예술원을 다녔다. 방에서 휴대전화 진동이 울리면 다음날 바로 경고 쪽지가 붙을 정도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끼니는 1750원짜리 식권을 타서 해결했다.  “돌잔치, 결혼식 사회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어요. 재혼, 삼혼부터 시작해 영혼결혼식 진행도 했죠. 에피소드도 정말 많아요. 노래가 아닌 다른 일을 하면서 ‘노래를 좋아하기만 한다고 해서 가수가 되는 건 아니구나, 정말 잡초근성이 있어야 하는구나’ 느꼈어요. 심지어 2~3년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일을 했어요. 자다 깨서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나’ 생각하던 시간들이 많았죠. 그렇게 심적으로 지쳐 있을 때 KBS1 ‘아침마당’에서 연락이 왔어요” 지난 10월 후니정은 ‘아침마당’의 ‘도전 꿈의 무대’에 출연하며 처음으로 지상파 프로그램에 입성했다. 지난달에는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에서 주최하는 가수의 날 기념식에서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데뷔한 지 10년이 더 지나서야 손에 쥐어 본 상이다. “그간의 생활에 대한 보상이구나, 내가 허송세월을 보낸 건 아니구나 싶었어요. 이 길이 틀린 게 아니었다는 생각도 들었죠. 한편으로는 지상파 생방송에 출연했던 경험이 그간의 경험치보다 커서 ‘그동안 더 용기 있게 부딪혀볼걸’ 싶기도 했고요. 여러 경기를 뛰다가 월드컵에 나간 기분이 들었어요. 이제라도 이렇게 한 발 내딛었으니 앞으로 더 잘해보자는 의욕이 생겨요. 그간의 내공을 이제 발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후니정이 최근에 낸 곡은 ‘뻥쟁이’다. 그는 곡에 대해 “남자들의 귀여운 거짓말을 담은 노래다. 평생 사랑해주겠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라고 설명했다. 대표곡으로 삼고 있는 ‘대박날거야’에 대해서는 “가수는 노래를 따라간다고 하지 않냐. 말 그대로 대박나고 싶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뻥쟁이’ 뮤직비디오를 직접 연출하고 출연한 인디뮤지션 홍대요정도 함께했다. 두 사람은 10년 전 각종 사회를 보러 다니다가 만난 사이다. 힘들었던 시절을 함께 지나온 이들은 진한 우정을 쌓아오다 일까지 같이 하게 됐다.  홍대요정은 “후니정 형이 코믹하게 만들어달라고 주문을 했다. 그래서 생각을 하다가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에게 거짓말을 하며 사기를 치려다가 오히려 사기를 당하는 내용을 담으면 어떨까 싶었다”면서 “주인공이 형이면 어떨까 싶었는데, 연출의 느낌을 살리려면 시나리오를 쓴 사람이 해야 하지 않겠냐고 해서 내가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를 듣고 있던 후니정은 “초코파이 두 상자로 출연료를 대신했다. 앞으로 더 큰 성공을 거둬서 더 많은 제작비와 해외 올로케이션 촬영 등 지원을 해주며 협업을 해보고 싶다”고 희망을 밝혔다. “20대 때는 노래의 맛을 잘 몰랐어요. 시키는 대로 불렀죠. 지금 들어보면 좀 부끄럽기도 하더라고요. 앞으로는 더 발전이 있겠죠. 어떤 일을 10년 정도 해야 전문가가 된다던데, 지금 그런 느낌을 받고 있거든요. 긴장하지 않고 노래할 줄 알게 됐어요. 그간 쌓아온 남다른 경험과 내공도 있고요. 이제는 실력을 쌓는 게 아니라 실전에 나가 보여줄 때인 것 같아요. 아직 나에게 최고의 곡은 나오지 않았거든요. 싱어송라이터로 자작곡도 만들고 싶고요. 그게 내 종착점이에요. 이 꿈을 이룰 수 있기 위해 비정규직이 아닌 정규직이 되고 싶습니다. 후니정, 많이 응원해주세요”

[마주보기] 후니정의 10년 쌓은 내공, 빛을 발할 순간

이소희 기자 승인 2018.12.11 10:31 | 최종 수정 2137.11.20 00:00 의견 2
(사진=후니정 소속사 제공)
(사진=후니정 소속사 제공)

[뷰어스=이소희 기자] 트로트가수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을 ‘트로트가수’라고 부르지 말았으면 하는 사람이 있다. 가수 후니정이 그렇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만난 후니정과 함께 자리에 나온 소속사 실장은 이 같은 후니정의 소신으로 인한 에피소드를 밝히며 웃었다. 

그만큼 후니정은 한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길로 뻗어나가고자 하는 욕심이 크다. 2008년 8월 싱글 ‘왜왜’로 모습을 드러내 데뷔 12년차가 되는 그는 올해 ‘또 다른 시작점’을 맞기도 했다. 오랜 도약기간을 거쳐 이제 달려 나갈 일만 남았다는 후니정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원래는 경찰이 되려고 했어요. 2004년도쯤이었죠.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고 3일 밤낮을 술 마시고 울고 반복하며 ‘내 미래가 어떻게 될까’ 고민도 했어요. 그러던 중 동료가 ‘반야월가요제’에 신청을 해줬어요. 노래를 부르며 스트레스를 풀던 내 모습을 보고서요. 그렇게 얼떨결에 가요제에 나갔는데 대상을 받은 거예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1등을 해봤어요. 당시 26살이었기에 진로를 바꾸는 건 쉽지 않았지만, 그 경험 덕분에 ‘내가 재밌어하는 걸 해보자’ 싶었죠”

트로트와 후니정의 운명은 그때부터였다. 후니정은 다른 이들이 임재범, 빅마마 등 ‘노래 좀 한다’는 사람들이 부르는 가수의 곡 대신 트로트를 선곡했다. 그는 그렇게 1등을 했고, 혼자 마산에서 서울로 왔다. 

(사진=후니정 소속사 제공)
(사진=후니정 소속사 제공)

하지만 타지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노량진에서 고시원보다 더 좁은 공부방에 살면서 KBS 방송예술원을 다녔다. 방에서 휴대전화 진동이 울리면 다음날 바로 경고 쪽지가 붙을 정도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끼니는 1750원짜리 식권을 타서 해결했다. 

“돌잔치, 결혼식 사회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어요. 재혼, 삼혼부터 시작해 영혼결혼식 진행도 했죠. 에피소드도 정말 많아요. 노래가 아닌 다른 일을 하면서 ‘노래를 좋아하기만 한다고 해서 가수가 되는 건 아니구나, 정말 잡초근성이 있어야 하는구나’ 느꼈어요. 심지어 2~3년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일을 했어요. 자다 깨서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나’ 생각하던 시간들이 많았죠. 그렇게 심적으로 지쳐 있을 때 KBS1 ‘아침마당’에서 연락이 왔어요”

지난 10월 후니정은 ‘아침마당’의 ‘도전 꿈의 무대’에 출연하며 처음으로 지상파 프로그램에 입성했다. 지난달에는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에서 주최하는 가수의 날 기념식에서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데뷔한 지 10년이 더 지나서야 손에 쥐어 본 상이다.

“그간의 생활에 대한 보상이구나, 내가 허송세월을 보낸 건 아니구나 싶었어요. 이 길이 틀린 게 아니었다는 생각도 들었죠. 한편으로는 지상파 생방송에 출연했던 경험이 그간의 경험치보다 커서 ‘그동안 더 용기 있게 부딪혀볼걸’ 싶기도 했고요. 여러 경기를 뛰다가 월드컵에 나간 기분이 들었어요. 이제라도 이렇게 한 발 내딛었으니 앞으로 더 잘해보자는 의욕이 생겨요. 그간의 내공을 이제 발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후니정이 최근에 낸 곡은 ‘뻥쟁이’다. 그는 곡에 대해 “남자들의 귀여운 거짓말을 담은 노래다. 평생 사랑해주겠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라고 설명했다. 대표곡으로 삼고 있는 ‘대박날거야’에 대해서는 “가수는 노래를 따라간다고 하지 않냐. 말 그대로 대박나고 싶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뻥쟁이’ 뮤직비디오를 직접 연출하고 출연한 인디뮤지션 홍대요정도 함께했다. 두 사람은 10년 전 각종 사회를 보러 다니다가 만난 사이다. 힘들었던 시절을 함께 지나온 이들은 진한 우정을 쌓아오다 일까지 같이 하게 됐다. 

홍대요정은 “후니정 형이 코믹하게 만들어달라고 주문을 했다. 그래서 생각을 하다가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에게 거짓말을 하며 사기를 치려다가 오히려 사기를 당하는 내용을 담으면 어떨까 싶었다”면서 “주인공이 형이면 어떨까 싶었는데, 연출의 느낌을 살리려면 시나리오를 쓴 사람이 해야 하지 않겠냐고 해서 내가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를 듣고 있던 후니정은 “초코파이 두 상자로 출연료를 대신했다. 앞으로 더 큰 성공을 거둬서 더 많은 제작비와 해외 올로케이션 촬영 등 지원을 해주며 협업을 해보고 싶다”고 희망을 밝혔다.

“20대 때는 노래의 맛을 잘 몰랐어요. 시키는 대로 불렀죠. 지금 들어보면 좀 부끄럽기도 하더라고요. 앞으로는 더 발전이 있겠죠. 어떤 일을 10년 정도 해야 전문가가 된다던데, 지금 그런 느낌을 받고 있거든요. 긴장하지 않고 노래할 줄 알게 됐어요. 그간 쌓아온 남다른 경험과 내공도 있고요. 이제는 실력을 쌓는 게 아니라 실전에 나가 보여줄 때인 것 같아요. 아직 나에게 최고의 곡은 나오지 않았거든요. 싱어송라이터로 자작곡도 만들고 싶고요. 그게 내 종착점이에요. 이 꿈을 이룰 수 있기 위해 비정규직이 아닌 정규직이 되고 싶습니다. 후니정, 많이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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