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이소희 기자] #64. 금주의 가수는 신세하(Xin Seha)입니다.
(사진=신세하 제공)
■ 신세하, 누구일까
이름: 신세하
데뷔: 2015년 2월 싱글 ‘맞닿음’(선공개곡)
대표곡: 정규 1집 앨범 ‘24타운(Town)’ 타이틀곡 ‘내일이 매일’
디스코그래피 요약: 정규 ‘24타운’(2015), 싱글 ‘티를 내’(2016), 미니 ‘7F, 더 보이드(the Void)’(2017), 미니 ‘에어웨이(Airway)’(2018), 싱글 ‘왠지’(2018)
특이점: ▲2014년 김아일의 눈에 띈 신세하는 김아일 앨범 프로듀싱을 맡으면서 세상 밖으로 드러났다 ▲신세하의 밴드 ‘신세하 앤 더 타운’에서는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는 오존이 기타리스트로 있었다
해시태그: #신스사운드 #독보적인 개성 #간결하지만 매혹적인 바이브
(사진=신세하 '맞닿음' 뮤직비디오 화면 캡처)
■ 미리 보는 비디오
정식 데뷔앨범이기도 한 정규 1집 앨범 ‘24타운’의 선공개곡이었던 ‘맞닿음’ 뮤직비디오다. 첫 장면부터 ‘미쳤다’. 카메라는 신세하를 향해 걸어간다. 흔들리는 카메라 워킹 속 신세하는 화면을 빤히 바라보고, 이내 카메라는 신세하의 발끝을 잡는다. 그리고 시작되는 리듬. 이 소리에 맞춰 신세하는 계단을 오르고 소리는 곧 신세하의 발소리가 된다. 이후 카메라는 계속 빙글빙글 화면을 전환하는데 여기에서 신세하는 마치 스틸컷을 찍듯 무표정하게 포즈를 취하거나 시선을 맞추며 묘한 목소리로 노래한다.
(사진=신세하 제공)
■ 신세하의 취향이 쌓여 신세하를 만들다
엘비스 프레슬리를 떠올리게 하는 굵고 짙은 구레나룻과 그 위로 풍성하게 흩날리는 곱슬머리, 깔끔하고 날카롭게 다듬은 눈썹, 화려한 프린팅 셔츠를 입은 신세하의 모습은 한 눈에 봐도 강렬하다. 그런데 그런 그가 내놓는 음악은 그보다 더 세다. 난해하거나 어려운 장르를 탐한다는 게 아니다. 신세하는 자신만의 취향으로 똘똘 뭉쳐진 외관만큼이나 확실한 음악을 한다.
신세하의 음악은 80년대 올드스쿨 장르를 기반으로 하긴 하지만 결코 레트로의 복기에 그치지 않는다. 이것은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신세하의 젊음이다. 장르의 무드를 차용할 뿐 그 안에는 유약한 신스사운드, 간드러지는 목소리, 그런 와중 편견 없는 비트의 활용까지 노래는 오로지 그의 취향으로 채워진다. 묘하게 풀린 듯 선명한 소리부터 건조하게 노래하나 조금씩 새어나오는 축축한 몽환까지, 이 모든 것이 치밀하게 설계되어 있다.
대부분의 뮤직비디오에서 신세하는 보는 이들의 눈을 집요할 정도로 쳐다본다. 어딘가 확신에 차 보이는 그의 눈빛을 바라보는 동안 러닝타임은 하염없이 흐른다. 비트는 있되 멜로디라인이 그리 뚜렷하지 않기에 노래는 더욱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그렇게 홀린 듯 노래의 끝에 도달하면 그제야 신세하가 준 신선한 충격을 깨닫고 깜짝 놀란다. 그러고 나면 비로소 그의 독특한 이미지와 노래가 겹쳐지는데, 그 순간 ‘신세하’라는 견고한 신세계가 탄생한다.
스타일링을 통해 스스로가 원하는 방향성을 드러낸 신세하는 어쩌면 타고난 이미지메이커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만들어진 이미지라 할지라도 자신의 취향을 기조로 하는 것이라면 그 어떤 것도 뚫을 수 없는 세계가 된다. 신세하를 기존의 자유로운 영혼들로 쉽게 분류해버릴 수 없는 이유다.
(사진=신세하 제공)
■ 미니 인터뷰
(이하 인터뷰는 반말로 재구성됐습니다)
▲ 반가워. 스타일링부터 노래까지, 하나하나 생경함의 연속인 가수를 만나다니 색다르다. 그런데 또 음악을 듣고 보다보면 ‘아, 이게 신세하 그 자체구나’라고 느껴진단 말이지. 신세하의 취향과 스타일은 대체 어떤 거야?
“취향과 스타일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성격과 그 성격을 바탕으로 한 말투, 행동과도 같다고 생각해. 인지하기도 전에 어떠한 감각들로 취향이 갈리고, 그것을 거르고 또 수용하면서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것은 앞서 말한 것처럼 원초적인 행위인 것 같아. 이런 건 나에게 있어 자신을 탐구하는 방법의 일환이고 또 아주 재밌는 작업이야. 시간은 이것을 더 단단하게 만들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동시에 신세하라는 가수가 사람들에게 좀 더 명확하게 보이게 만드는 이유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 노래는 분명 조용조용하게 흘러가는데 어느새 노래를 따라가게 되는 힘이 있어. 자극적인 소리 없이 어느 정도의 선을 넘지 않아서 그런 걸까 싶기도 하고. 이것 또한 신세하의 성향일까?
“응 맞아. 내 성향을 닮은 것 같아. 되게 내성적이고 낯도 많이 가리거든. 큰소리를 내는 것을 피하고 조용한 것을 좋아하기도 해. 하지만 고집은 꽤나 있어. 남들을 고려하는 것에 피로를 쉽게 느껴서 그냥 내 성향의 것들을 계속해서 만들어 내고 있다고 봐”
▲ 지난해 싱어송라이터 오존을 인터뷰했는데 신세하가 몇 년째 루키라고 한다며 함께 주목받는 가수로 언급되면 좋겠다고 했거든. 그런데 사실 업계에서는 이미 최고로 손꼽히고 있고. 이런 괴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앞으로 대중성을 어떻게 갖춰야 할지) 그런 것들을 따로 생각해보지는 않았어. 다만 ‘몇 년째 루키’라는 표현은 ‘몇 년이 지나도 새로움을 끊임없이 보여준다’는 긍정적인 뜻으로 다가와. 다른 이들이 많이 알아주면 기분이야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내게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 아직 부족한 점이 많고, 이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며 계속해서 좋은 음악을 만든다면, 많은 분들이 내 음악을 즐겨주실 날이 오지 않을까 싶어”
▲ 이렇게 확실한 신세하의 음악에 영향을 미친 것도 있을까?
“내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중요하고 가장 가깝다고 느끼는 인물이 병상에 계셔.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에도 내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지. 이를 계기로 나는 내 주위의 사람들과 감정에 관한 부분을 전보다 많이 느끼고 생각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어. 이는 음악으로 표현되기도 해”
▲ 신세하의 취향이 궁금해. 요즘 푹 빠진 노래는 뭐야?
“샤를로뜨 갱스부르(Charlotte Gainsbourg)가 부른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의 ‘런어웨이(runaway)’를 요즘 즐겨 듣고 있어. 평소 기존의 음악을 커버하거나 커버된 음악을 듣는 것을 즐기지 않는 편이거든. 이 곡은 그런 나를 완전히 뒤바꾼 곡이야. 카니예 웨스트가 만든 곡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던, 상반된 감정과 호흡이 샤를로뜨 갱스부르의 곡에서 느껴졌어. 나에게는 그것들이 많이 와 닿아 좋았고. 음악에서 요소 하나하나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한 곡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