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따뜻한동행 제공)
[뷰어스=곽민구 기자] "차라리 무관심 해 줬으면 좋겠어요"
경기도 성남시 한 주택가 단지 안에 지적장애인거주시설이 있다. 시작은 이 시설을 만든 최원장의 아들에서였다. 지적 장애를 가진 아들을 돌보다가 주변의 지적 장애를 가진 가정의 돌봄 부탁을 한 두 명씩 받다보니 점점 규모가 커졌고, 미인가시설에서 개인신고시설로 전환을 했다.
이곳에 시설이 들어서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시설을 위해 성남시 주택가에 허름한 양옥집을 사비까지 털어 샀다. 당시 지역주민들의 반대가 심했지만 한 통장님의 도움으로 지역주민들의 반대를 설득할 수 있었다.
문제가 되지 않으려 더 조심히 생활했고, 현재 이곳은 주변에서 장애인 시설인지도 모를 정도로 지역사회에 안착했다. 지난 시간을 떠올리며 최원장은 “주위에서 장애인 시설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무관심이 차라리 좋다. 이렇게라도 우리 아이들이 사회 속에서 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만 있다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사진=따뜻한 동행 제공)
하지만 이곳은 장애를 고려한 공간이 아니기에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는 곳곳에 위험요소가 존재한다. 이 시설은 차도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시설의 문을 열면 바로 차가 달리는 도로가 나온다. 그러다보니 정문 출입구는 항상 잠겨 있고, 후문을 통해 출입한다.
또 시설은 오래돼 곳곳이 찢겨져 있고, 곰팡이가 서려 있어 함께 생활하는 아이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 뿐이다.
그래도 이곳은 차라리 나은 환경이다. ’짒값이 떨어진다‘, ’보기 좋지 않다‘는 항의로 인해 도서벽지로 시설을 옮긴 장애인 생활 시설도 부지기수다. 눈치 보지 않고 생활할 수 있다는 건 장점이지만 산속에 위치한 시설로 인해 자원봉사자도, 후원도 부족하고, 불편한 공간도 감내해야 한다.
(사진=따뜻한동행 제공)
국내에는 약 1505개의 장애인 거주 시설이 있고, 3만여명의 장애인이 거주하고 있다. 대부분의 시설들은 오래 전에 건립돼 장애 유형을 고려하지 못하였거나 시설 개보수가 필요한 곳들이 많다.
이에 사회복지법인 따뜻한동행은 시설 장애인들의 안전한 보호와 개인화된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설립 때부터 장애인들의 환경을 바꾸어 주는 공간복지 사업을 시행해 왔다.
지금까지 300개에 가까운 시설의 공간복지를 제공한 따뜻한동행은 최근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편리한 한 차원 높은 공간복지를 제공하고자 건축, 페인트, IOT, 창호, 도배/장판 등 각 분야의 전문 기업들과 함께하는 ’브릭 네트워크(Brick Network)‘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사진=따뜻한 동행 제공)
벽돌이란 뜻과 함께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친구라는 뜻을 가진 브릭(Brick)은 각 분야의 전문 기업들이 자사의 인적, 물적 자원을 활용한 협력을 통해 공간복지를 실현하는 ‘컬랙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최근에는 자립 생활을 희망하는 지체 장애인들을 위해 IOT를 통해 모든 생활 환경을 통제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 외에도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을 위해 불편함이 없는 싱크대와 경사로를 설치하여 활동이 자유로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브릭 네트워크는 따뜻한동행이 주최하고, 보건복지부와 한국경제신문,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후원한다. 또 글로벌 CM 기업인 한미글로벌과 화재 예방 전문 기업인 올라이트라이프 등이 함께하기로 했으며, 올 연말까지 장애 없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갈 전문가와 개인, 기업 등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