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HJ컬처, 벨라뮤즈)   [뷰어스=손예지 기자] 어느 한 구절 버릴 것 없는 대사로 기승전결이 촘촘히 짜인 공연을 관람했을 때 그 여운이 더 짙게 남는다.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결국 근간은 텍스트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검증된 텍스트를 무대 위에 새롭게 펼쳐낸 공연들이 관객들을 찾아왔다. 수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문학 작품을 재해석한 연극 ‘시련’과 ‘왕복서간往復書簡: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 낭독뮤지컬 ‘어린왕자’이다. 작품을 소개하기에 앞서 관람 전후로 원작 도서를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무대에서 미처 보지 못한 것, 혹은 쉽게 지나칠 법한 것들을 놓치지 않고 온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연극 ‘시련’ ‘시련’은 미국 현대 희곡을 대표하는 작가 아서 밀러의 동명 작품을 원작으로 한다. 아서 밀러는 ‘시련’을 통해 1960년대 매사추세츠주의 세일럼빌리지에서 실제로 벌어진 ‘마녀재판’ 사건에 1950년대 미국을 휩쓴 ‘매카시즘’을 투영시켜 표현했다. 개개인의 욕망이 집단적 광기로 변모하며 비극으로 치닫는 ‘시련’은 인터미션을 포함해 장장 165분간 관객들을 만난다. 꽤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 무려 20명의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탄탄한 텍스트를 기반으로 열연을 펼치는 덕분에 눈 깜짝할 새 시간이 달아난다.  실제로 ‘시련’은 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의 설립자이자 배우 김수로가 직접 기획·제작에 참여하고 출연까지 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외 이석준·김재범(존 프락터 역) 박정복(존 해일) 임강희·김로사(엘리자베스 프락터 역) 등 베테랑 연기자들이 총출동, 저마다의 뚜렷한 색깔로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또한 이야기의 또다른 중심을 이루는 아비게일 윌리엄즈 역의 정우연·장지수, 메어리 워렌 역의 김주연·심서율 등 세일럼 소녀들을 연기하는 신예들 역시 압도적인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오는 31일까지 서울 필동 동국대학교 이해랑 예술극장. 낭독뮤지컬 '어린왕자'의 한 장면(사진=HJ컬처)   ■ 낭독뮤지컬 ‘어린왕자’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유명한 생텍쥐 베리의 명작 ‘어린왕자’가 음악과 만났다. 지난해 초연 당시 매진을 기록하며 호평받은 낭독뮤지컬 ‘어린왕자’가 다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낭독뮤지컬이란 ‘어린왕자’의 제작사 HJ컬쳐가 처음 선보인 장르다. 무대장치와 의상을 최소화하는 대신 이야기의 본질과 음악에 집중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낭독뮤지컬 ‘어린왕자’에는 생텍쥐 베리(루이스 초이·정동화) 어린왕자(박정원·이우종) 장미꽃·여우·뱀 등 1인 다역을 소화하는 코러스(김리·김환희) 등 회마다 3명의 배우들만 무대에 오른다. 덕분에 보다 높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히 이번 공연은 시각적 장치를 최소화하고 감성적인 음악을 더하는 방식으로 ‘어린왕자’ 원작 특유의 따뜻한 정서를 배가시켰다. 이런 가운데 “정말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내가 길들였다면 내가 책임져야 해” 등 ‘어린왕자’가 역설하는 메시지는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 지친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힐링극’ 역할을 톡톡히 한다. 오는 4월 7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1관(구 대명문화공장 1관). ■ 연극 ‘왕복서간往復書簡: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 내달 개막하는 연극 ‘왕복서간往復書簡: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이하 왕복서간)’은 미나토 가니에 서스펜스 소설을 재해석한다. 부제목 ‘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은 원작을 이루는 3편의 에피소드 중 하나로, 치밀한 복선과 탄탄한 구성, 간결한 문체가 돋보이는 수작(秀作)으로 평가받은 바 있다. 원작에 따라 연극 ‘왕복서간’은 중학교 동창이자 오래된 연인인 마리코(진소연·신의정)와 준이치(주민진·에녹)가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동안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전개된다. 이 과정을 통해 15년 전 벌어진 의문의 화재 사건, 그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무엇보다 ‘왕복서간’은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먼저 연극을 올리는 것이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더욱이 일본문학은 특유의 스타일이 확고해 국내 독자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뚜렷이 갈리는 바, 과연 우리나라 연극으로 다시 태어난 ‘왕복서간’이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두 주인공 외에도 어린 시절의 마리코와 준이치를 각각 연기할 한보배와 안재현·김인성, 이들의 급우 가즈키 역의 황성훈과 야스타카 역의 임종인 등 대학로 젊은 배우들이 모였다. 오는 4월 2일부터 21일까지 서울 대치동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

[금주의 공연] 책과 함께 즐기면 더욱 매력적인 공연

손예지 기자 승인 2019.03.22 00:11 | 최종 수정 2138.06.10 00:00 의견 0
(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HJ컬처, 벨라뮤즈)
(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HJ컬처, 벨라뮤즈)

 

[뷰어스=손예지 기자] 어느 한 구절 버릴 것 없는 대사로 기승전결이 촘촘히 짜인 공연을 관람했을 때 그 여운이 더 짙게 남는다.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결국 근간은 텍스트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검증된 텍스트를 무대 위에 새롭게 펼쳐낸 공연들이 관객들을 찾아왔다. 수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문학 작품을 재해석한 연극 ‘시련’과 ‘왕복서간往復書簡: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 낭독뮤지컬 ‘어린왕자’이다. 작품을 소개하기에 앞서 관람 전후로 원작 도서를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무대에서 미처 보지 못한 것, 혹은 쉽게 지나칠 법한 것들을 놓치지 않고 온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연극 ‘시련’

‘시련’은 미국 현대 희곡을 대표하는 작가 아서 밀러의 동명 작품을 원작으로 한다. 아서 밀러는 ‘시련’을 통해 1960년대 매사추세츠주의 세일럼빌리지에서 실제로 벌어진 ‘마녀재판’ 사건에 1950년대 미국을 휩쓴 ‘매카시즘’을 투영시켜 표현했다. 개개인의 욕망이 집단적 광기로 변모하며 비극으로 치닫는 ‘시련’은 인터미션을 포함해 장장 165분간 관객들을 만난다. 꽤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 무려 20명의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탄탄한 텍스트를 기반으로 열연을 펼치는 덕분에 눈 깜짝할 새 시간이 달아난다. 

실제로 ‘시련’은 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의 설립자이자 배우 김수로가 직접 기획·제작에 참여하고 출연까지 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외 이석준·김재범(존 프락터 역) 박정복(존 해일) 임강희·김로사(엘리자베스 프락터 역) 등 베테랑 연기자들이 총출동, 저마다의 뚜렷한 색깔로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또한 이야기의 또다른 중심을 이루는 아비게일 윌리엄즈 역의 정우연·장지수, 메어리 워렌 역의 김주연·심서율 등 세일럼 소녀들을 연기하는 신예들 역시 압도적인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오는 31일까지 서울 필동 동국대학교 이해랑 예술극장.

낭독뮤지컬 '어린왕자'의 한 장면(사진=HJ컬처)
낭독뮤지컬 '어린왕자'의 한 장면(사진=HJ컬처)

 

■ 낭독뮤지컬 ‘어린왕자’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유명한 생텍쥐 베리의 명작 ‘어린왕자’가 음악과 만났다. 지난해 초연 당시 매진을 기록하며 호평받은 낭독뮤지컬 ‘어린왕자’가 다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낭독뮤지컬이란 ‘어린왕자’의 제작사 HJ컬쳐가 처음 선보인 장르다. 무대장치와 의상을 최소화하는 대신 이야기의 본질과 음악에 집중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낭독뮤지컬 ‘어린왕자’에는 생텍쥐 베리(루이스 초이·정동화) 어린왕자(박정원·이우종) 장미꽃·여우·뱀 등 1인 다역을 소화하는 코러스(김리·김환희) 등 회마다 3명의 배우들만 무대에 오른다. 덕분에 보다 높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히 이번 공연은 시각적 장치를 최소화하고 감성적인 음악을 더하는 방식으로 ‘어린왕자’ 원작 특유의 따뜻한 정서를 배가시켰다. 이런 가운데 “정말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내가 길들였다면 내가 책임져야 해” 등 ‘어린왕자’가 역설하는 메시지는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 지친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힐링극’ 역할을 톡톡히 한다. 오는 4월 7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1관(구 대명문화공장 1관).

■ 연극 ‘왕복서간往復書簡: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

내달 개막하는 연극 ‘왕복서간往復書簡: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이하 왕복서간)’은 미나토 가니에 서스펜스 소설을 재해석한다. 부제목 ‘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은 원작을 이루는 3편의 에피소드 중 하나로, 치밀한 복선과 탄탄한 구성, 간결한 문체가 돋보이는 수작(秀作)으로 평가받은 바 있다. 원작에 따라 연극 ‘왕복서간’은 중학교 동창이자 오래된 연인인 마리코(진소연·신의정)와 준이치(주민진·에녹)가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동안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전개된다. 이 과정을 통해 15년 전 벌어진 의문의 화재 사건, 그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무엇보다 ‘왕복서간’은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먼저 연극을 올리는 것이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더욱이 일본문학은 특유의 스타일이 확고해 국내 독자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뚜렷이 갈리는 바, 과연 우리나라 연극으로 다시 태어난 ‘왕복서간’이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두 주인공 외에도 어린 시절의 마리코와 준이치를 각각 연기할 한보배와 안재현·김인성, 이들의 급우 가즈키 역의 황성훈과 야스타카 역의 임종인 등 대학로 젊은 배우들이 모였다. 오는 4월 2일부터 21일까지 서울 대치동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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