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세이브더칠드런 제공) [뷰어스=곽민구 기자] 내전 4년을 맞은 예멘에서 지난 1년간 사우디 연합군의 공습으로 최소 226명의 예멘 아동이 사망했고 217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 달에 37명 꼴로 희생된 셈이다. 이 중 아동 210명의 삶을 산산조각 낸 폭발은 아동이 집 안 혹은 집 근처에 있을 때 발생했으며, 외국 정부가 사우디 연합군에 수출한 무기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세이브더칠드런은예멘 내전 발발 4년을 맞는 26일을 앞두고 오픈소스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이 밝혔다. ‘민간인영향 모니터링 프로젝트’(이하 CIMP, Civilian ImpactMonitoring Project)의 데이터에 따르면, 150명에 가까운 아동은 공습 당시차를 타고 이동하거나 차량 근처에 있었고, 때로는 안전한 곳을 향해 도망치던 중 공격을 당했다. 예멘의 민간인 사망자 수는 공개적으로 발표되지 않는 까닭에 실제 아동 사상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4년의 분쟁 기간 동안 분쟁 관련 아동 사상자의 대부분은 공습으로 인해 발생했다. 같은 기간 사망하거나 부상당한아동 중 46%는 항공기에서 투하된 폭탄에 의한 것이다. CIMP자료에 따르면 공습은 정기적으로 행해졌으며 주로 민간인 사상자 발생 위험이 큰 인구밀집 지역을 강타해 한번에 여러명의 아동 사상자를 냈다. 2018년 4월 17일, 예멘의 항구도시 호데이다에 위치한 민간인 주택에 공습이 가해져부부와 다섯 명의 자녀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8월 6일에는 시장을 지나던 통학버스가 공습을 당했고 사망한 51명의 민간인 중 40명이 아동이었다. 올해 3월10일에 행해진 공습 때는 주택 5채가 파괴되어 아동 1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세이브더칠드런예멘 사무소장 타메르 키를로스(Tamer Kirolos)는 “인구밀집 지역에서 폭발 무기를 사용하는 방식은 모든 것을 무차별적으로 파괴하는 잔인한 전술이다. 아이들이 가장 안전함을 느껴야 할 집에 오히려 폭탄이 떨어지는 공포를 상상 할 수 있겠는가? 어떤 아동도 공습의 공포를 견뎌야 하는 상황에 놓여선 안됨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은 계속 발생하고 있고 아이들에게 신체적, 정신적으로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세이브더칠드런 제공) 분쟁이 격화된 이후 1만9000회 이상의 공습이 발생했고, 병원과학교를 비롯한 사회 기반시설이 파괴되면서 아동에게 끔찍한 고통이 가중됐다. 8살 소년 사미르(가명)는 공습 피해자 중 한 명이다. 호데이다 근교에 살던 사미르는 저녁 기도를 마치고 할아버지와 함께 귀가하던 중 공습으로 크게 다쳤다. 사미르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로켓이 굉음을 내면서 날아오는 소리를 들었어요, 그리고 기절한 것 같아요. 아버지가 구급차로 데려갔고 다음엔 구급차가 저를 병원으로 데려갔어요. 전 3일 후에 깨어났어요. 전쟁이 빨리 끝나고 사태가 진정됐으면 좋겠어요" 사미르는머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수술을 받아야했다. 아이의 팔은 아직 마비된 상태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사미르를 포함해 공습으로 부상당한 아동에게 의료비와 약값을 지원하고 있으며, 충격적인 경험을 겪은 아동들이 정신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문가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또 아동친화공간(Child Friendly Space)을 마련해아이들이 놀고, 배우면서 아이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분쟁은 예멘에 파괴적 결과를 가져왔다. 식량을 비롯한 구호품 공급이 원활치 않아 약 2400만명의 예멘인이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 최악의 인도주의 위기로 수백만 아동이 기아 직전으로 내몰려 있다. 약 300만 명이 집에서 내몰려 실향민으로 전락했고 이 중 절반이 아동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인터내셔널 CEO 헬레 토르닝슈미트(Helle Thorning-Schimidt)는 "무자비한 분쟁이 4년째 맹위를 떨치고 있다. 예멘의 아이들은 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학교에서, 병원에서 폭격을 당하고 있으며 생명을 구하는 원조조차 거부당하고 있다. 아동들의고통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멘은 전쟁이 어떻게 아동을 해치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예다. 아동에 대한 전쟁을 당장 멈춰야 하며 모든 전쟁 당사자들과 정부가 국제법을 준수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즉, 학교와 병원은 안전해야 하고,인구 밀집 지역에서 폭발 무기를 사용해선 안된다. 또 국제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는 경우무기를 판매해선 안된다. 누구든 전쟁의 규칙을 어기는 자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하고 아동은 전쟁의 신체적, 정신적 상처를 회복하는데 필요한 지원과 원조를 받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각국 정부들에 예멘의 분쟁 당사자들에게 판매하는 무기 수출을 중단해 아동이 무차별적으로 살해되고 장애를 입는 일을 막아야 하며, 강력한 감시 체제와 책임 추궁이 이뤄져야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또 세이브더칠드런은 교전 당사자들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가는 사태의 개선을 위해 정치적 협상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12월 스톡홀름에서 열린 호데이다의 군대 재배치에 관한 합의는긍정적인 첫번째 조치였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예멘 아동과 가족들의 항구적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더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내전 4년’ 예멘, 매달 37명 아동 ‘수입산 폭탄’에 사상…삶에 드리운 공포

곽민구 기자 승인 2019.03.26 07:08 | 최종 수정 2138.06.18 00:00 의견 0
(사진=세이브더칠드런 제공)
(사진=세이브더칠드런 제공)

[뷰어스=곽민구 기자] 내전 4년을 맞은 예멘에서 지난 1년간 사우디 연합군의 공습으로 최소 226명의 예멘 아동이 사망했고 217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 달에 37명 꼴로 희생된 셈이다. 이 중 아동 210명의 삶을 산산조각 낸 폭발은 아동이 집 안 혹은 집 근처에 있을 때 발생했으며, 외국 정부가 사우디 연합군에 수출한 무기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세이브더칠드런은예멘 내전 발발 4년을 맞는 26일을 앞두고 오픈소스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이 밝혔다.

‘민간인영향 모니터링 프로젝트’(이하 CIMP, Civilian ImpactMonitoring Project)의 데이터에 따르면, 150명에 가까운 아동은 공습 당시차를 타고 이동하거나 차량 근처에 있었고, 때로는 안전한 곳을 향해 도망치던 중 공격을 당했다. 예멘의 민간인 사망자 수는 공개적으로 발표되지 않는 까닭에 실제 아동 사상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4년의 분쟁 기간 동안 분쟁 관련 아동 사상자의 대부분은 공습으로 인해 발생했다. 같은 기간 사망하거나 부상당한아동 중 46%는 항공기에서 투하된 폭탄에 의한 것이다.

CIMP자료에 따르면 공습은 정기적으로 행해졌으며 주로 민간인 사상자 발생 위험이 큰 인구밀집 지역을 강타해 한번에 여러명의 아동 사상자를 냈다. 2018년 4월 17일, 예멘의 항구도시 호데이다에 위치한 민간인 주택에 공습이 가해져부부와 다섯 명의 자녀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8월 6일에는 시장을 지나던 통학버스가 공습을 당했고 사망한 51명의 민간인 중 40명이 아동이었다. 올해 3월10일에 행해진 공습 때는 주택 5채가 파괴되어 아동 1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세이브더칠드런예멘 사무소장 타메르 키를로스(Tamer Kirolos)는 “인구밀집 지역에서 폭발 무기를 사용하는 방식은 모든 것을 무차별적으로 파괴하는 잔인한 전술이다. 아이들이 가장 안전함을 느껴야 할 집에 오히려 폭탄이 떨어지는 공포를 상상 할 수 있겠는가? 어떤 아동도 공습의 공포를 견뎌야 하는 상황에 놓여선 안됨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은 계속 발생하고 있고 아이들에게 신체적, 정신적으로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세이브더칠드런 제공)
(사진=세이브더칠드런 제공)

분쟁이 격화된 이후 1만9000회 이상의 공습이 발생했고, 병원과학교를 비롯한 사회 기반시설이 파괴되면서 아동에게 끔찍한 고통이 가중됐다. 8살 소년 사미르(가명)는 공습 피해자 중 한 명이다. 호데이다 근교에 살던 사미르는 저녁 기도를 마치고 할아버지와 함께 귀가하던 중 공습으로 크게 다쳤다. 사미르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로켓이 굉음을 내면서 날아오는 소리를 들었어요, 그리고 기절한 것 같아요. 아버지가 구급차로 데려갔고 다음엔 구급차가 저를 병원으로 데려갔어요. 전 3일 후에 깨어났어요. 전쟁이 빨리 끝나고 사태가 진정됐으면 좋겠어요"

사미르는머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수술을 받아야했다. 아이의 팔은 아직 마비된 상태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사미르를 포함해 공습으로 부상당한 아동에게 의료비와 약값을 지원하고 있으며, 충격적인 경험을 겪은 아동들이 정신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문가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또 아동친화공간(Child Friendly Space)을 마련해아이들이 놀고, 배우면서 아이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분쟁은 예멘에 파괴적 결과를 가져왔다. 식량을 비롯한 구호품 공급이 원활치 않아 약 2400만명의 예멘인이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 최악의 인도주의 위기로 수백만 아동이 기아 직전으로 내몰려 있다. 약 300만 명이 집에서 내몰려 실향민으로 전락했고 이 중 절반이 아동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인터내셔널 CEO 헬레 토르닝슈미트(Helle Thorning-Schimidt)는 "무자비한 분쟁이 4년째 맹위를 떨치고 있다. 예멘의 아이들은 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학교에서, 병원에서 폭격을 당하고 있으며 생명을 구하는 원조조차 거부당하고 있다. 아동들의고통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멘은 전쟁이 어떻게 아동을 해치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예다. 아동에 대한 전쟁을 당장 멈춰야 하며 모든 전쟁 당사자들과 정부가 국제법을 준수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즉, 학교와 병원은 안전해야 하고,인구 밀집 지역에서 폭발 무기를 사용해선 안된다. 또 국제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는 경우무기를 판매해선 안된다. 누구든 전쟁의 규칙을 어기는 자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하고 아동은 전쟁의 신체적, 정신적 상처를 회복하는데 필요한 지원과 원조를 받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각국 정부들에 예멘의 분쟁 당사자들에게 판매하는 무기 수출을 중단해 아동이 무차별적으로 살해되고 장애를 입는 일을 막아야 하며, 강력한 감시 체제와 책임 추궁이 이뤄져야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또 세이브더칠드런은 교전 당사자들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가는 사태의 개선을 위해 정치적 협상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12월 스톡홀름에서 열린 호데이다의 군대 재배치에 관한 합의는긍정적인 첫번째 조치였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예멘 아동과 가족들의 항구적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더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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