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스달 연대기' 티저 영상)
[뷰어스=장수정 기자] 첫 방송을 앞둔 tvN 드라마‘아스달 연대기’가 스태프들의 열악한 제작 환경 문제로 논란을 겪고 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와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 지부는 10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스달 연대기’의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을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으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그들은 하루에 25시간 이상의 노동을 강요받았으며, 스튜디오드래곤이 스태프들과 근로 계약도 체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장시간 노동 속에 해외 촬영 도중 스태프의 팔이 골절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그들은 스튜디오드래곤과 CJ E&M 측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회피하고 있다며 방송 제작 가이드라인이 준수되는 날까지 싸움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제작 가이드 정착 초기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주 68시간 제작 시간, B팀 운영 등을 준수하며 제작 환경 개선에 대한 사명감을 갖고 임하고 있다”며 “현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미술 분장 팀 촬영 시간 등은 산정의 기준이 다르며 기타 의혹에 대해서는 근거가 부족해 서로 간의 확인이 필요하다. 고용노동부의 요청 등이 있을 경우 적극 협조할 계획이며 가이드가 전 제작과정에서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7월부터 방송 산업이 근로시간 제한 특례업종에서 제외되면서 1주 근로시간이 68시간으로 제한됐다. 또 지난해 2월에는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가 일부 드라마를 대상으로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 요청했고, 이에 방송 제작 스태프의 근로자성을 인정받아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더해 CJ E&M, 스튜디오드래곤이 한빛센터와 협의해 제작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후 결과로 그동안 일의 특수성을 이유로 높은 촬영 강도를 강요받던 스태프들의 권리가 보장되기 시작한 최소한의 울타리가 됐다. tvN 드라마 ‘혼술남녀’의 조연출 고(故) 이한빛 PD의 유지에 따라 설립된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가 열악한 촬영 현장은 곧 스태프들의 안전과 직결된다는 당연한 권리를 외치며 싸운 덕에 얻은 소중한 것이기도 하다.
400억 원이라는 대규모 제작비로 사전 제작한‘아스달 연대기’는 이 때문에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시간과 비용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아스달 연대기’는 작품의 완성도가 우선이라는 이유로 스태프들의 희생을 강요했던 그동안의 관행이 무책임한 핑계였다는 것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한 발 앞서 가야 할 최상의 조건에서 최소한의 양심마저 지켜지지 못한다면 발전은 더욱 더뎌질 것이다.
특히 최근 지상파 3사와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 드라마 제작사 협회, 희망연대 노조는 드라마 제작 환경의 실질적인 개선을 위해 4자 협의를 시작했다. 수차례 회의를 통해 노동 인권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의 초안을 마련했는데, 현장 주체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방송 스태프들의 근로자성 인정 이후에도 현장에서는 근로 계약서 체결이 되지 않는 등 사각지대를 챙기며 바쁘게 발전해야 할 지금, 최소한의 법과 약속마저 거부하는 스튜디오드래곤과 CJ E&NM은 노동 환경 개선에 걸림돌이 된다.
현재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CJ E&M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