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걸캅스' 스틸
영화 ‘걸캅스’가 결국 해냈다. 갖은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지만, 개봉 이후 우려를 기대로 뒤바꾸며 손익분기점 돌파라는 작지만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었다.
29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걸캅스’는 28일 1만7918만명의 일일 관객을 동원, 누적 관객수 157만7418명을 기록하며 손익분기점인 150만 명을 돌파했다.
영화가 공개도 되기 전부터 시작된 ‘걸캅스’를 둘러싼 논란은 이 영화의 결과를 더욱 주목하게 했다.
먼저 대본 유출 논란이 있었다. 그동안 국내 형사물이 선보인 클리셰들을 모두 모아 놓은 뒤 ‘걸캅스’ 대본 유출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들이 온라인상에 확산된 것이다. 분명 진부한 내용이 담겼을 것이라는 조롱 섞인 놀림이었다.
영화가 베일을 벗기도 전부터 제목과 여자 형사를 투톱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남녀가 나뉘어 갈등했고, 이로 인해 평점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라미란의 첫 주연작이라는 점 역시 불안감을 더하는 요소였다. 라미란의 연기력은 이미 검증이 됐지만, 데뷔 20년 만에 첫 주연으로 나선 그가 중심에서 극을 이끌어갈 만한 내공이 있는지는 미지수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려의 시선을 안고 개봉한 ‘걸캅스’는 첫날부터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하며 국내 영화 중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실 관람객만 작성할 수 있는 CGV 골든에그지수 또한 90%를 훌쩍 넘는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내용에 대한 인정도 받았다.
여성 콤비의 시원한 활약을 지켜보던 관객들도 힘을 보태며 흥행을 응원했다. 영화 ‘미쓰백’ 흥행을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된 ‘영혼 보내기’ 운동을 통해 영화를 향한 아낌없는 응원을 보낸 것이다. 영혼 보내기 운동은 실제로 작품을 관람하지 않아도 영화표를 사서 예매율을 높이는 새로운 문화다.
개봉 전 인터뷰 당시 “여성만을 위한 영화가 아니라 사건 중심의 영화”라고 강조하면서도 이 영화를 통해 좋은 메시지의 여성 중심 서사 영화가 더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한 최수영의 바람도 먼 일이 아니게 됐다. 투자를 꺼린다는 여성 주인공 영화에 많은 논란이 있었고, 스타 캐스팅도 없었지만, 콘텐츠만 괜찮으면 성공이 가능하다는 좋은 선례를 남기게 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