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매주 신작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어딘가 기시감이 드는 작품들이 있다. 비슷한 소재에 제작진, 배우들까지 같은 경우 그런 분위기가 더욱 감지된다. 비슷하다고 해서 모두 모방한 것은 아니다. 같은 재료라도 어떻게 요리하는지에 따라서 맛이 다르다. ‘빅매치’에선 어딘가 비슷한 두 작품을 비교해 진짜 매력을 찾아내고자 한다. 참고로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사진=영화 '0.0MHz' 스틸
과거처럼 대량으로 쏟아지지는 않지만, 여전히 매년 여름 시원함을 선사할 공포물들이 관객들을 찾는다. 이번에는 귀신을 부르는 주파수를 증명하기 위해 흉가를 찾은 대학교 동아리 멤버들 이야기를 다룬 ‘0.0MHz’가 29일 개봉한다.
영화는 스크린 첫 데뷔를 하는 정은지, 이성열부터 최윤영, 정원창, 신주환 등 충무로 청춘 배우들이 극을 이끌어간다. 스타 등용문이라고 불릴 만큼 많은 스타들을 배출한 호러물이기에 배우들을 향한 기대도 큰 상황이다.
작년 250만 관객을 돌파하며 깜짝 흥행에 성공한 ‘곤지암’과의 유사함도 이번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우선 ‘0.0MHz’의 동명 원작 웹툰은 ‘곤지암’이 모티브 삼은 작품이다. 위하준, 박지현, 오아연, 문예원 등 출연진 대부분의 신인 배우들로 출연진이 구성된 것은 물론, 주인공들이 호기심에 귀신이 나온다는 장소를 찾아가고 최첨단 장비를 활용해 이를 증명하려 한다는 전개 방식도 유사하다.
청춘들이 앞날을 미처 알지 못하고 들뜬 마음으로 각각 병원과 폐가를 찾는 모습과 영상을 남겨 돈을 벌기 위해 최첨단 장비를 이용하는 과정까지도 닮아 있다. 청춘들이 내뿜는 젊은 에너지 뒤에 기묘한 상황들이 생기기 시작하며 점차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사진=영화 '곤지암' 스틸
그러나 ‘0.0MHz’이 영화 중반 이후 폐가를 벗어나면서부터 두 영화의 성격이 달라진다. 머리카락 귀신의 분노가 그들의 목숨까지 위협했고, 혼비백산한 주인공들이 폐가에서 도망을 치면서 새로운 전개가 시작되는 것이다.
윤정(최윤영 분)을 남몰래 좋아하고 있었던 한석(신주환 분)의 검은 속내가 드러나는가 하면, 신입생 소희(정은지 분)와 성엽(이성열 분)의 트라우마가 소개되는 등 새로운 서사들이 등장하면서 공포 분위기보다 ‘이야기’로 흐름이 바뀐다. 머리카락 귀신의 저주를 풀기 위해 무당의 딸이었던 소희가 나서는 모습까지,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은 청춘 영화의 분위기마저 느끼게 한다.
긴장과 놀람의 연속을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곤지암’이 더 적합하다. 폐병원에서 벌어지는 섬뜩한 현상들을 직접 느끼게 하며 공포 체험을 강조한다. 특히 ‘곤지암’은 공포의 생생함을 위해 온라인으로 생중계 콘셉트로 영화가 진행된다. 드론과 고프로 등 총 19대의 카메라를 이용해 현실감을 다큐멘터리적 화면이 만드는 현실적인 공포는 이 영화만의 매력이기도 했다.
‘0.0MHz’ 제작보고회 당시 유선동 감독은 ‘곤지암’과의 비교에 대해 “‘곤지암’은 페이크 다큐 형식이지만 우리 영화는 오히려 클래식한 공포물을 따라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엑소시스트’나 ‘에일리언1’과 같은 영화들을 모던하게 재해석하고 싶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