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악화, 계층 간 격차 심화, 노령화…다양한 사회현상들이 사회공헌의 필요성과 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각기 다른 상황에 걸맞는 실질적 도움보다는 천편일률적 방식들이 대다수란 지적이 나옵니다. 정책 역시 미비하거나 아예 정비조차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죠. 아는 것이 힘이라고 했습니다. 효율적이고 현명한 방법들 역시 보고 듣고 배우는 것과 비례할 겁니다. 이에 뷰어스는 [아는 것이 힘]을 통해 다양한 해외 사회공헌 활동들을 조명하고자 합니다. 미처 생각지 못했거나 국내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활동 및 정책들을 살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편집자주
사진=셸터수트재단
노숙인들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드십니까? 대다수가 무섭다거나 냄새, 옷차림 등의 이미지를 떠올릴 것 같은데요. 그렇다고 노숙인을 기피 대상으로 보거나 사회악으로 치부해서는 안됩니다. 이들이 게으르거나 노력을 덜해서 노숙인이 된 것은 아닐테니까요. 그들 역시 보살펴야 할 약자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노숙인 정책과 지원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는데요. 보다 실질적인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이번 소개할 해외 사회공헌 사례는 바로 이 노숙인들의 현실적 어려움에 주목한 네덜란드의 셸터수트재단(Sheltersuit)입니다.
셸터수트재단은 노숙인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부터 지원하며 시작했습니다. 모든 노숙인에게 무료로 수트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요. 단순히 옷이나 담요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변형이 가능한 수트를 제작, 제공하고 있습니다. ‘작지만 효과적인 쉼터’라는 목표로 큰 문제를 단기해결책으로 해결해나가는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노숙인이 되는 과정 자체를 해결하지는 못하지만 사람들이 얼어 죽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 이들의 다짐입니다.
사진=셸터수트재단
■ "모든 사람은 작은 쉼터를 가질 자격이 있다"
재단 홈페이지에는 “모든 인간의 삶은 중요하다. 따라서 모든 사람은 작은 쉼터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는 재단을 만들게 된 계기이기도 합니다. 재단의 탄생은 비극에서 시작됩니다. 바스(Bas)라는 이는 친구 아버지가 거리에서 저체온증으로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를 계기로 집 없는 사람들을 추위로부터 보호해 줄 무료 침낭을 만들기로 합니다. 패션전공자였던 바스는 친구와 함께 재단을 설립하고 바로 이 셸터수트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셸터수트는 침낭 겸 재킷으로 폭설이나 한파 등 추운날씨로부터 노숙인의 신체를 보호해주고 방풍, 방수 기능을 갖췄습니다. 또한 상하의가 탈부착되는 방식으로 활용도를 높였습니다. 최대한 노숙인들이 사용하기 편하게, 그리고 몸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인 만큼 대형 후드 재킷, 스카프, 경량 및 단열재, 재킷과 강한 커프스, 지퍼침낭 형식으로 만들어졌고 사용자가 빨리 움직여야 하는 경우를 대비한 개구부까지 뚫려 있습니다. 낮에는 침낭을 접어 배낭으로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셸터수트재단은 다양한 폐제품들을 재활용해 셸터수트를 만들고 있어 환경보호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사진=셸터수트재단
■ 자원봉사자들의 취업 지원까지
셸터수트재단은 노숙인들을 인생에서 운이 적었던 사람이라고 표현합니다. 후원을 통해 자원봉사자와 직원들의 월급을 주는 구조로 알려져 있는데요. 교육과 일자리통합, 식량과 온기를 전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이들이 스스로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노동시장에서의 일자리를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재단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미래도 생각지 않을 수 없겠죠. 재단은 자원봉사자들 역시 적정 보수를 받을 수 있는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교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셸터수트재단은 단순히 노숙인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다 폭넓은 사회공헌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더불어 전세계인들에 선한 영향을 끼치고 싶다고 밝힙니다. 그 일환으로 이 셸터수트는 난민들에게도 제공되기 시작, 더욱 많은 이들에 온기를 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