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증권이 연이은 이벤트를 통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공략에 나섰다. ETF 시장이 200조원대 규모로 급성장하면서 해외주식 등 직접 투자 종목에 치중돼 있던 기존 구조를 바꾸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토스라는 거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채널인 만큼 ETF 고객 확대가 필요한 운용사들 수요와도 맞아 떨어지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사진=토스증권 WTS에 표기돼 있는 KODEX ETF 구매 수수료 무료 안내문구.)
■ "ETF 매수 수수료 무료" 내건 토스증권
30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일부 ETF 브랜드에 대한 매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7월 처음 시작된 이벤트는 국내 주요 운용사들이 한달 단위로 참여한다. 현재 토스증권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와 KB자산운용의 RISE ETF를 거래하는 투자자들에 대해 매수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이벤트는 토스증권측 제안으로 시작됐다. 올해로 출범 5년차를 맞은 토스증권은 해외주식 투자 열풍을 타고 빠르게 성장하며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해외주식에 비해 국내 주식 및 ETF 시장내 토스증권의 존재감은 크지 않다. 지난 1분기 기준 토스증권의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은 862억원 규모에 육박한 반면 국내 주식은 46억원 규모에 그쳤다. 국내 ETF 시장 역시 최근 210조원대까지 불어났지만 토스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국내 ETF 순자산 규모는 약 0.2% 안팎인 5000억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브로커리지 주식 매매에 한정된 현재의 수익구조를 넘어 다양한 금융상품 판매 채널로의 점프업을 위해서라도 빠르게 확장 중인 ETF 시장 진입은 필수라는 게 토스증권 판단이다. ETF 수수료 이벤트를 장기화하며 고객층을 확대한다면 '서학개미 하우스'라는 이미지를 넘어 'ETF 맛집'으로도 확장 가능하다. 해당 이벤트에 따른 매수 수수료 비용은 토스증권이 전액 부담 중이다.
(자료=토스증권 1분기 정기보고서 캡처)
■ "토스 앱 파워 인정, '자릿세' 고민도"
이 같은 전략은 ETF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자산운용사들의 수요와도 맞아떨어졌다. 최근 국내 증시가 활황을 맞으면서 ETF 시장내 경쟁도 가열되는 상황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편리함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토스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에 익숙해지면서 고객층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2030을 넘어 4050까지 고객층이 확대된다면 토스증권을 통해 ETF 시장에 유입되는 고객 규모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운용사에서 부담해야 하는 비용도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각 사마다 고민해볼 여지가 있다는 전언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여타 증권사들의 경우 '커피 증정 이벤트'를 진행한다면 해당 상품 가격에 대해서만 비용을 지불하면 되지만 토스증권은 이벤트를 진행하게 되면 '입점료'를 부담해야 한다"며 "토스가 모든 플랫폼 가운데 가장 비싼 '자릿세'를 부과하는 만큼 참여 여부를 고민하는 곳들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토스증권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ETF 상품들을 소개하고 ETF 투자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하반기 중 새로운 운용사들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