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시즌제는 방송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스템이 됐다. 인기 있는 드라마의 경우 종영하기가 무섭게 다음 시즌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기도 한다. 이에 그냥 흘려보내기 아까운 탄탄한 캐릭터와 팬층을 보유한 드라마들을 다시 소환해 시즌2의 가능성을 짚어본다.
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2016년 SBS에서 방송한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는 21세기 여인 고하진의 영혼이 미끄러져 들어간 고려 소녀 해수(아이유 분)가 10명의 황자들과 인연을 맺고, 네 번째 황자 왕소(이준기 분)와 천 년의 시공간을 초월해 만나는 이야기를 다뤘다.
배우 이준기, 강하늘, 홍종현, 남주혁 등이 황자들로 출연했으며, 아이유가 해수 역을 맡아 황자들과의 우정과 사랑을 나눴다. 청춘 배우들이 전하는 밝고 유쾌한 에너지가 신선함을 자아냈다. 여기에 후반부 비극이 닥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고, 이 과정에서 왕소와 해수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절절한 감정을 자아냈다. 초반 시청률은 부진했지만, 입소문을 타고 탄력을 받으며 마지막 회는 11.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 시즌2 플러스 요인 : 새드 엔딩 아쉬움 털어낸 재회 예고
초반 황자들과 해수가 나누는 우정은 마치 청춘물 같은 풋풋한 분위기를 만들어냈었다. 이에 후반부 그들에게 닥친 어둠의 충격도 더욱 컸다. 황자들이 권력 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죽이게 되고, 상처 받은 해수가 어둡게 변해가는 과정이 순차적으로 그려졌고, 한 인물의 성장기를 꾸준히 지켜본 만큼 캐릭터에 대한 시청자들의 애정도도 높았다.
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드라마는 이 분위기를 유지하며 결말도 비극으로 끝났다. 왕소와 해수는 결국 끝까지 인연을 이어가지 못했고, 해수는 홀로 왕소의 아이를 키우다 쓸쓸히 죽어간 것이다. 새드 엔딩인 만큼 여운도 길었지만, 해수가 현대에서 왕소를 기억하는 장면이 포착돼 아쉬움을 달래줬다. 이준기 아이유의 케미스트리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으며, 두 사람은 종영 이후 예능프로그램에도 함께 출연하며 찰떡 호흡을 과시했다. 이에 두 사람의 멜로를 다시 보고 싶다는 시청자들의 응원이 있었다.
■ 시즌2 마이너스 요인 : 고려 벗어나 현대 배경, 그대로 통할까
시간 여행을 통해 고려에 머무르게 된 해수의 이질적인 행동이 초반 웃음을 책임졌으며, 퓨전 사극만의 매력이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였다.
그러나 해수의 고려 이야기는 모두 마무리가 됐다. 예고된 이야기 역시 현대에서의 해수, 왕소의 재회였다. 두 사람의 안타까운 사연이 남긴 여운이 길었던 만큼 재회의 반가움은 있겠지만, 장르가 바뀌면서 연속성이 유지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