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NEW 이정호 감독은 늘 모두가 익숙한 길을 선택하지 않는다. 낯설고, 어려운 과정이지만 가장 극적인 순간을 담고 싶었던 그의 고집은 매번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됐다. 이 감독은 캐스팅부터 과감했다. 선과 악의 경계에서 집요하고 처절한 얼굴을 보여준 이성민과 이성적인 것처럼 보였지만 숨죽이고 있던 괴물을 마주하고 무너지는 인물을 연기한 유재명모두 그동안 보여주지 못한 새로운 연기를 보여준다. “쉬운 선택은 안 하고 싶다. 낯선 조합들이 부딪히는 에너지를 좋아한다. 모든 감독들이 그렇듯 새로운 얼굴을 찾고 싶었다. 스토리 자체도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나. 새로운 것들이 들이닥치는 것이 재밌었다.” 마약 브로커 춘배를 위해 피어싱과 스모키 화장을 하고 독특한 말투와 걸음걸이를 보여준 전혜진도 완벽한 변신을 했다. 이 감독은 애초에 춘배를 남자로 그렸지만, 매력적인 배우를 찾지 못해 고민하던 중 전혜진을 만났다. 그의 이상한 에너지에 매료된 이 감독은 남자를 여자로 바꾸는 과감한 시도까지 감수했다. 사진제공=NEW “춘배를 연기할 배우들에게는 새로운 매력이 있었으면 했다. 20대 초반 날 것을 가진 배우를 생각하며 오랫동안 캐스팅에 공을 들였다. 근데 쉽게 찾지를 못했다. 우연히 전혜진을 만났는데 기존에 알고 있었던 지적인 느낌도 있었지만 엉뚱한 모습도 있었다. 내가 못 봤던 모습에서 이상한 에너지를 느꼈다. 같이 술 먹다가 삐딱해지는 모습을 보고 모험을 걸어보기로 했다.” 영화 안에 담긴 공간도 마찬가지였다. 익숙함보다는 조금씩 뒤틀리고 변형된 장소를 찾고 싶었다. 이질적인 분위기가 영화의 독특한 전개와도 어울릴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인물들에게 무게감이 있으니 굳이 어둡고, 스산한 느낌을 주지 말자고 이야기했다. 배경은 어두운 분위기와 반대로 활력을 줘서 이질적인 느낌을 자아내고 싶었다. 미술도, 촬영도 모두 그랬다. 전형적이지 않은 것을 활용하려고 했다. 일례로 한수가 은밀하게 정보원을 만나는 바도 오히려 색감을 많이 줘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좀 다른 느낌을 주고 싶어서 과감한 것을 많이 시도 했다.” ‘베스트셀러’ ‘방황하는 칼날’ 등 이 감독은 늘 어려운 길을 택하면서까지 인물을 끝까지 파고든다. 가장 극한 상황에 있는 인물에게서 인생의 한 단면이 포착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영화는 인생의 한 단락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장 극적인 순간을 담아야 한다. 한수라는 사람의 인생에서는 선을 넘는 순간이 그랬다. 민태도 비슷한 상황을 겪는다. 극적인 것들이 조합되는 순간이 가장 영화적이라고 여긴다.”

[마주보기②] 이정호 감독, 낯선 길을 선택한 이유

장수정 기자 승인 2019.07.01 15:26 | 최종 수정 2138.12.29 00:00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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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호 감독은 늘 모두가 익숙한 길을 선택하지 않는다. 낯설고, 어려운 과정이지만 가장 극적인 순간을 담고 싶었던 그의 고집은 매번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됐다.

이 감독은 캐스팅부터 과감했다. 선과 악의 경계에서 집요하고 처절한 얼굴을 보여준 이성민과 이성적인 것처럼 보였지만 숨죽이고 있던 괴물을 마주하고 무너지는 인물을 연기한 유재명모두 그동안 보여주지 못한 새로운 연기를 보여준다.

“쉬운 선택은 안 하고 싶다. 낯선 조합들이 부딪히는 에너지를 좋아한다. 모든 감독들이 그렇듯 새로운 얼굴을 찾고 싶었다. 스토리 자체도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나. 새로운 것들이 들이닥치는 것이 재밌었다.”

마약 브로커 춘배를 위해 피어싱과 스모키 화장을 하고 독특한 말투와 걸음걸이를 보여준 전혜진도 완벽한 변신을 했다. 이 감독은 애초에 춘배를 남자로 그렸지만, 매력적인 배우를 찾지 못해 고민하던 중 전혜진을 만났다. 그의 이상한 에너지에 매료된 이 감독은 남자를 여자로 바꾸는 과감한 시도까지 감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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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배를 연기할 배우들에게는 새로운 매력이 있었으면 했다. 20대 초반 날 것을 가진 배우를 생각하며 오랫동안 캐스팅에 공을 들였다. 근데 쉽게 찾지를 못했다. 우연히 전혜진을 만났는데 기존에 알고 있었던 지적인 느낌도 있었지만 엉뚱한 모습도 있었다. 내가 못 봤던 모습에서 이상한 에너지를 느꼈다. 같이 술 먹다가 삐딱해지는 모습을 보고 모험을 걸어보기로 했다.”

영화 안에 담긴 공간도 마찬가지였다. 익숙함보다는 조금씩 뒤틀리고 변형된 장소를 찾고 싶었다. 이질적인 분위기가 영화의 독특한 전개와도 어울릴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인물들에게 무게감이 있으니 굳이 어둡고, 스산한 느낌을 주지 말자고 이야기했다. 배경은 어두운 분위기와 반대로 활력을 줘서 이질적인 느낌을 자아내고 싶었다. 미술도, 촬영도 모두 그랬다. 전형적이지 않은 것을 활용하려고 했다. 일례로 한수가 은밀하게 정보원을 만나는 바도 오히려 색감을 많이 줘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좀 다른 느낌을 주고 싶어서 과감한 것을 많이 시도 했다.”

‘베스트셀러’ ‘방황하는 칼날’ 등 이 감독은 늘 어려운 길을 택하면서까지 인물을 끝까지 파고든다. 가장 극한 상황에 있는 인물에게서 인생의 한 단면이 포착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영화는 인생의 한 단락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장 극적인 순간을 담아야 한다. 한수라는 사람의 인생에서는 선을 넘는 순간이 그랬다. 민태도 비슷한 상황을 겪는다. 극적인 것들이 조합되는 순간이 가장 영화적이라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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