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시즌제는 방송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스템이 됐다. 인기 있는 드라마의 경우 종영하기가 무섭게 다음 시즌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기도 한다. 이에 그냥 흘려보내기 아까운 탄탄한 캐릭터와 팬층을 보유한 드라마들을 다시 소환해 시즌2의 가능성을 짚어본다.
사진=tvN 제공
2013년 tvN에서 방송된 ‘감자별 2013QR3’은 어느 날 지구로 날아온 의문의 행성 ‘감자별’ 때문에 벌어지는 노 씨 일가의 좌충우돌 스토리를 담은 일일시트콤이다.
‘순풍 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하이킥’ 시리즈의 김병욱 PD가 연출해 방송 전 기대를 모았지만, 시청률은 1% 미만으로 낮았다. 지구로 점점 다가오는 의문의 행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과정이 난해하다는 평가를 받아 초반 시청자들을 잡지 못했다. 그러나 이야기가 탄력을 받으면서부터는 시트콤 특유의 유쾌한 분위기가 살아나 마니아들의 호평을 받았다.
■ ‘시즌2’ 플러스 요인 : 극을 풍성하게 만드는 대가족 구성원들
노송(이순재 분)의 대가족 구성원들이 개성 있었다. 수더분한 매력의 가장 노수동(노주현 분)과 깐깐한 아내 왕유정(금보라 분)이 중심을 든든하게 받쳤다. 여기에 추락 사고로 머리를 다쳐 7살 지능을 갖게 된 노민혁(고경표 분)과 철없는 부잣집 막내딸에서 진정한 사랑을 찾으며 성장한 노수영(서예지 분) 남매 이야기도 흥미 있었다. 온라인상에서 노민혁, 노수영 남매가 유치하게 다투는 영상이 지금까지 레전드 영상으로 손꼽힐 정도로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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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하루아침에 거리에 나앉은 나진아(하연수 분), 길선자(오영실 분) 모녀가 이들 가족의 차고에 산다는 설정도 독특했다. 집주인과 다름없는 노수동 가족의 눈치를 보면서도 갑질 하는 그들에게 소소한 복수를 가하는 모습들이 유쾌했다. 설정 자체에 독특함이 있어 사건이 많을 수 있었다.
노수동, 왕유정 부부의 잃어버린 아들로 위장 잠입한 홍혜성(여진구 분)의 미스터리한 정체도 궁금증을 유발했다. 김병욱 PD는 발랄한 시트콤 특유의 분위기 아래 미스터리한 설정과 비극적 정서를 가미해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냈고, 홍혜성 캐릭터가 그 역할을 담당했다. 끝내 홍혜성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은 채, 진짜 아들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남기고 사라져 이후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남겼다.
■ ‘시즌2’ 마이너스 요인 : 시트콤에 대한 수요는?
시청률이 너무 낮았다. 마니아들은 있었지만, 1% 미만이라는 낮은 기록이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더불어 최근 시트콤 명맥이 끊겼다. 시트콤을 원하는 시청자층이 얼마나 있을지도 미지수다.
여진구, 하연수, 고경표, 서예지 등 작품의 주축이 된 청춘 배우들이 각자 주연급 배우로 성장했다. 재회 가능성 여부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