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스틸
‘힘내리’에서는 차승원, 엄채영 부녀의 코믹한 케미스트리가 초반 웃음을 책임진다. 여기에 유쾌한 에피소드 뒤에 숨겨진 반전들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대구지하철 참사라는 무거운 소재를 따뜻하게 녹인 ‘힘내리’가 추석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힘내리’는 아이 같은 아빠 철수(차승원 분)와 어른 같은 딸 샛별(엄채영 분)의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영화다. 지적 장애를 앓는 철수와 백혈병에 걸린 샛별이 진짜 가족이 되는 과정이 유쾌하게 그려지지만, 후반부 철수가 대구지하철 참사 당시 출동한 소방관이었다는 반전이 드러나면서 뭉클한 감동이 만들어진다.
29일 오후 서울 용산CGV아이파크몰에서 열린 ‘힘을 내요, 미스터 리’(이하 ‘힘내리’) 언론시사회에서는 이계벽 감독이 영화의 반전에 대해 “블라인드 시사회를 했을 때 관객 분들 중에서 철수를 히어로라고 여겨주신 분들이 있었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생각을 해보니 소방관이 우리 곁에 있는 히어로더라. 그런 부분에서 더 이입을 하시는 것 같다. 소시민 히어로들의 모습이 담겼으면 한다”고 했다.
지적 장애를 앓고 있지만, 갑자기 나타난 딸에 대한 애정만큼은 넘치는 철수 역의 차승원은 오랜만에 유쾌한 역할로 돌아왔다. 파마머리를 하고, 온 얼굴 근육을 일그러뜨리며 연기하는 등 외적인 변화도 돋보인다.
이에 대해 차승원은 “철수의 파마머리나 얼굴 양쪽 근육을 다르게 움직이는 것들은 일부러 설정을 한 건 아니다. 외적으로 단조롭고 단순한, 결핍이 있는 인물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한 접점이었다. 철수의 말투나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은 자연스럽게 연기로 나온 것 같다. 특별한 설정은 아니었다”고 했다.
사진=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스틸
대구 지하철 참사 당시 출동했던 소방관이었다는 반전 사연이 드러나면서 뭉클한 감동도 선사했다. 차승원은 “웃음과 감동을 넘나들며 표현하는 게 힘들다. 특히 뒤에 커다란 사건이 있기 때문에 초반의 모습과 간극이 크면 안됐었다. 감독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감독님에게 철수의 모습이 있다. 철수의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이 그에게 있었다. 현장에 갈 때마다 얼굴을 보며 연구를 많이 했다”고 했다.
이 감독은 철수 캐릭터에 대해 “철수는 사고 후유증을 가진 인물이다. 아픔을 가진 인물의 앞에 딸이 나타나고, 새로운 일을 겪었을 때 대처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희화화가 아닌, 진솔하고 진지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자나 깨나 형 생각뿐인 철수의 동생 영수 역의 박해준도 코믹 연기를 통해 새로운 매력을 보여줬다. 그동안 장르 영화에서 강렬한 모습을 주로 보여준 박해준은 “이번에 유독 편했다. 내가 평소 동네 다니는 모습과 별반 차이가 없다. 편안하게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영화가 될 것 같다. 이전의 강렬한 모습도 내 안에 있지만, 영화 속 영수의 모습이 나와 더 가깝다. 이런 모습을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엄채영은 백혈병 투병 도중 만난 철없는 아빠 때문에 고통 받는 철수의 딸 샛별 역을 맡아 어른 배우들 사이에서도 밀리지 않은 존재감을 보여줬다. 실제로 삭발까지 감행한 엄채영은 “머리를 밀어서 열이 많이 나고, 따가워 힘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몸이 아프지만, 버티는 친구들이 이 영화를 보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촬영했다. 이 영화를 보고 힘을 냈으면 한다”고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힘내리’는 9월 1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