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쇼온컴퍼니 제공
뮤지컬 ‘벤허’가 식을 줄 모르는 인기로 초연에 이은 흥행 신화를 쓰고 있다.
뮤지컬 ‘벤허’는 루 월러스(lew Wallace)가 1880년 발표해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유다 벤허라는 한 남성의 삶을 통해 고난과 역경, 사랑과 헌신 등 숭고한 휴먼 스토리를 완성도 높게 담아낸 창작 뮤지컬이다.
특히 웅장한 무대와 작품 본연의 메시지, 배우들의 열연은 ‘벤허’의 관전 포인트다. 방대한 스토리를 효과적으로 압축한 무대 구성, 누구나 고민해볼 법한 대중적 정서와 메시지, 배우들의 프로페셔널한 연기는 2년 만에 돌아온 ‘벤허’를 다시 한 번 흥행궤도에 올려놓았다.
‘벤허’에서 가장 먼저 관객의 이목을 사로잡는 것은 객석을 압도하는 웅장한 스케일의 무대다. 막이 오르며 관객들을 서기 26년 제정 로마 시대로 이끄는 ‘벤허’는 극의 배경적 특색과 역동적 스토리 라인을 다양한 무대장치로 구현해 극 전체의 몰입감을 더했다. 단연 하이라이트 장면으로 꼽히는 벤허와 메셀라의 전차 경주 장면은 좌우로 빠르게 회전하는 무대 위, 8마리 실제 크기의 말과 두 대의 마차를 통해 생생하게 구현돼 관객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회전 무대는 전차 경주 장면뿐 아니라 메시아가 골고다 언덕을 향해 가는 마지막 장면에서도 빛을 발한다. 벤허가 사람들 사이를 지나 십자가를 진 메시아와 마주하기까지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회전 무대는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마지막 순간까지 완벽한 몰입을 이끌어냈다. 이에 더해 다양한 영상효과와 시각 장치는 무대의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고 촘촘한 서사를 완성시키며 방대한 스토리라인을 효과적으로 담아냈다.
‘벤허’가 사랑받는 또 다른 이유는 대중적 메시지에 있다. 독창적 무대 구성뿐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대중적이면서도 묵직한 메시지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벤허’는 삶과 인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벤허를 배신해 그가 가족을 잃고 귀족 자제에서 하루아침에 노예로 전락하게 만드는 메셀라는 벤허와 대척점에 선 캐릭터처럼 보인다. 그러나 인물의 서사에 집중하다 보면 ‘벤허’는 선과 악의 대립 구도를 벗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철저한 복수심으로 메셀라와 맞붙는 벤허, 어릴적의 결핍과 상처를 안고 살아온 메셀라는 어느 하나로 성격을 특성할 수 없는 입체적인 캐릭터들이며 바로 우리,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의 갈등과 선택, 극에 등장하는 인물 한 명 한 명의 인간상은 복수와 용서, 희망과 사랑을 떠올리게 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극의 후반부 희망이라 믿었던 메시아와의 만남에서마저 좌절할 수밖에 없었던 벤허의 눈물을 통해 마지막 순간 관객들은 한번 더 극의 메시지를 곱씹어보며 긴 여운을 느끼게 된다.
이 모든 것이 오롯이 관객에게 전해지도록 하는 배우들의 열연도 ‘벤허’를 꼭 봐야 할 이유 중 하나다. 처음으로 ‘벤허’에 참여한 한지상, 초연 메셀라 역에서 벤허로 귀환한 민우혁, 초연에서 벤허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던 카이는 유다 벤허의 감정선을 표현하는 격정적 에너지와 몰입도 높은 연기로 찬사를 받고 있으며, 최근 합류한 박은태는 폭발적 가창력과 연기력으로 초연에 이어 ‘믿고 보는 박은태’라는 수식어를 이끌어냈다.
매 장면을 명장면으로 만드는 앙상블은 단연 뮤지컬 ‘벤허’의 백미로 꼽힌다. 초연 당시 제6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서 앙상블 상을 수상한 ‘벤허’의 앙상블은 관객들 사이에서 ‘갓상블’이라 불리며 재연에서도 그 진가를 발휘해 작품을 한층 다채롭고 에너지 넘치는 극으로 만들고 있다.
또한 동명의 소설과 영화의 방대한 서사를 드라마틱한 연출과 수려한 선율로 압축해낸 뮤지컬 ‘벤허’는 2년 만의 재연에서 총 14곡의 넘버를 추가하며 관람객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뮤지컬 ‘벤허’는 오는 10월 13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