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뷰어스 DB “2010년 시작한 ‘월간윤종신’, 내년 2020년 그 월간윤종신이 10주년을 맞게 된다. 그 10주년이 되는 해에 내가 많은 노래들 속에서 그리고 꿈꾸고 바랐던 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려 한다. 제가 살아온 이 곳을 떠나 좀 더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곳을 떠돌며 이방인의 시선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보려 한다. 저라는 사람의 인생으로서 창작자로서 2020년은 큰 전환점이 될 것 같다.”(6월 SNS에 남긴 글) ‘음악인으로서 탐험’을 예고한 가수이자 방송인 윤종신이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6월 “‘이방인 프로젝트’를 위해 서울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서 음악을 할 것”이라고 밝힌 시간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윤종신은 9월 말 서울과 대구, 부산에서 콘서트를 연 뒤 10월 타지로 떠난다. 음악 창작을 위해서다. 오랜 기간 서울에서 비슷한 사람들과 비슷한 대화를 나누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과정이 한정적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새로운 환경 속에서 새로운 감정을 느끼며 창작자로서 탐험을 하고 싶다는 것이 그가 밝힌 이유다. 그 발언을 수행하기 위해 뮤지션이기도 하지만 잘나가는 방송인이었던 윤종신은 오랫동안 정들었던 예능 프로그램을 내려놓고 있다. 터줏대감이었던 MBC ‘라디오스타’는 4일 녹화를 끝으로 12년 여정의 종지부를 찍었다. ‘고품격 음악방송’이라는 슬로건으로 수많은 게스트를 모셔놓고 MC진끼리 떠들어댄, 그 어떤 토크쇼보다 솔직했던 ‘라디오스타’의 기둥이었던 그는 11일 방송을 끝으로 당분간 자리를 떠난다. 그의 마지막 방송은 김이나 작사가, 장항준 감독, 개그맨 유세윤, 가수 박재정까지 절친들의 배웅으로 끝을 맺는다. 김구라와 김국진 사이에서 예상을 깨는 독특한 유머, 교과서적 지식에 기반한 멘트, 놀라울 정도의 통찰력으로 게스트를 사각으로 몰아세우는 장난기, 여기에 음악인으로서의 재능까지 곁들이며 탁월한 진행을 선보였다. 방송인으로서의 재능을 바탕으로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의 쿠키영상 수준이었던 ‘라디오스타’를 장수 프로그램으로 견인하는데 톡톡한 몫을 해냈다. 종합예술인으로서 매력이 드러난 JTBC ‘방구석1열’은 지난달 28일 마지막 녹화를 끝냈다. 제작진에 따르면 녹화분이 상당부분 남아있어 10월 초까지는 윤종신 출연분이 방영된다. 음악적인 영역 외에 영화나 미술, 시사 등 여러 가지 분야를 대중의 눈에서 쉽게 이해하는 언어로 전문가들과 소통한 윤종신은 단순한 방송인 이상의 역량을 펼쳤다. 김미연 PD는 “윤종신의 경우 이미 익히 알려지고 소모된 예능인이지만, ‘방구석1열’에서는 영화나 음악 등 대중문화 전반에 대한 깊은 소양을 드러내는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다. 그래서 사람들이 지겨워하지는 않았다. 100회까지 오는데 수 백편의 영화에 코멘트를 달았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타이거JK·비지, 린 등 다양한 가수들과 콜라보 무대를 꾸민 Mnet ‘더콜2’에서도 마지막 녹화를 마쳤다. 프로듀서의 능력 뿐 아니라 가창의 영역에서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여주며 ‘노장이 죽지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김필은 “윤종신이 프로듀서 능력만 있는 게 아니라 가창력도 엄청나다는 것을 느꼈다”고 소감을 남겼다. 1989년 015B 객원 보컬로 데뷔한 윤종신은 1990년대 ‘너의 결혼식’ ‘오래전 그날’ ‘환생’ ‘애니’ 등 꾸준히 곡을 발표하며 많은 사랑받았다. 1998년 29세라는 늦은 군 제대 후에는 가수보다는 예능인으로서 더 활약했다. MBC ‘논스톱 시즌4’에서 연기로 예능적인 면모를 보인 그는 MBC ‘무월관’, ‘명랑히어로’, ‘라디오스타’, SBS ‘패밀리가 떴다1’, ‘야행성’, ‘야심만만2’ 등 다양한 토크쇼와 리얼버라이어티에 나섰다. 매번 흥행하는 건 아니었지만, 타율이 좋은 편이었다. 오디션의 시초인 Mnet ‘슈퍼스타K’ 시리즈에서 심사위원으로 나서며 단순히 웃기는 사람이 아닌 음악적인 능력이 탁월한 가수임을 다시 증명했고 이후 ‘나는 가수다’, ‘슈퍼히트’, ‘음악쇼’ 등 각종 음악방송에 나왔다. 신해철의 유작이 된 JTBC ‘속사정쌀롱’을 비롯해 채널A ‘하트시그널’, JTBC ‘전체관람가’, ‘슈퍼히어러’ 등 지상파와 케이블, 종편을 가리지 않고 출연했다. 지나치게 많은 방송 출연으로 이미지가 소모적일 수 있었음에도, 순간적인 재기발랄함과 다양한 영역의 호기심을 통한 소양을 바탕으로 한 깊이를 전달하며, 다양한 얼굴로 시청자와 만났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게스트에게 깐족대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고민이나 눈물 앞에선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려고 하는 인간적인 모습도 공존했다. 이는 오랜 방송생활 중에도 스캔들이 거의 없었던 배경으로 보인다. 가수와 방송인 사이를 줄다리기 하며 약 30년 동안 연예인으로 활동한 그는 창작자로서의 몸부림을 칠 준비를 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창작만을 이유로 모든 방송을 내려놓고 해외로 떠나는 파격적인 선택이 어떤 결과물을 들고 올까. 방송에서 보여준 인간미 넘치고 인본주의적 태도로 남을 배려하며 웃음을 만들었던 그이기에 2020년의 ‘월간 윤종신:이방인 프로젝트’가 더욱 기다려진다.

[스타 초점] “이젠 이방인으로…”, ‘긴 여행’ 앞둔 방송인 윤종신이 남긴 것

함상범 기자 승인 2019.09.11 11:19 | 최종 수정 2139.05.26 00:00 의견 0
사진=뷰어스 DB
사진=뷰어스 DB

“2010년 시작한 ‘월간윤종신’, 내년 2020년 그 월간윤종신이 10주년을 맞게 된다. 그 10주년이 되는 해에 내가 많은 노래들 속에서 그리고 꿈꾸고 바랐던 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려 한다. 제가 살아온 이 곳을 떠나 좀 더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곳을 떠돌며 이방인의 시선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보려 한다. 저라는 사람의 인생으로서 창작자로서 2020년은 큰 전환점이 될 것 같다.”(6월 SNS에 남긴 글)

‘음악인으로서 탐험’을 예고한 가수이자 방송인 윤종신이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6월 “‘이방인 프로젝트’를 위해 서울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서 음악을 할 것”이라고 밝힌 시간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윤종신은 9월 말 서울과 대구, 부산에서 콘서트를 연 뒤 10월 타지로 떠난다. 음악 창작을 위해서다.

오랜 기간 서울에서 비슷한 사람들과 비슷한 대화를 나누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과정이 한정적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새로운 환경 속에서 새로운 감정을 느끼며 창작자로서 탐험을 하고 싶다는 것이 그가 밝힌 이유다.

그 발언을 수행하기 위해 뮤지션이기도 하지만 잘나가는 방송인이었던 윤종신은 오랫동안 정들었던 예능 프로그램을 내려놓고 있다. 터줏대감이었던 MBC ‘라디오스타’는 4일 녹화를 끝으로 12년 여정의 종지부를 찍었다. ‘고품격 음악방송’이라는 슬로건으로 수많은 게스트를 모셔놓고 MC진끼리 떠들어댄, 그 어떤 토크쇼보다 솔직했던 ‘라디오스타’의 기둥이었던 그는 11일 방송을 끝으로 당분간 자리를 떠난다. 그의 마지막 방송은 김이나 작사가, 장항준 감독, 개그맨 유세윤, 가수 박재정까지 절친들의 배웅으로 끝을 맺는다.

김구라와 김국진 사이에서 예상을 깨는 독특한 유머, 교과서적 지식에 기반한 멘트, 놀라울 정도의 통찰력으로 게스트를 사각으로 몰아세우는 장난기, 여기에 음악인으로서의 재능까지 곁들이며 탁월한 진행을 선보였다. 방송인으로서의 재능을 바탕으로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의 쿠키영상 수준이었던 ‘라디오스타’를 장수 프로그램으로 견인하는데 톡톡한 몫을 해냈다.

종합예술인으로서 매력이 드러난 JTBC ‘방구석1열’은 지난달 28일 마지막 녹화를 끝냈다. 제작진에 따르면 녹화분이 상당부분 남아있어 10월 초까지는 윤종신 출연분이 방영된다. 음악적인 영역 외에 영화나 미술, 시사 등 여러 가지 분야를 대중의 눈에서 쉽게 이해하는 언어로 전문가들과 소통한 윤종신은 단순한 방송인 이상의 역량을 펼쳤다.

김미연 PD는 “윤종신의 경우 이미 익히 알려지고 소모된 예능인이지만, ‘방구석1열’에서는 영화나 음악 등 대중문화 전반에 대한 깊은 소양을 드러내는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다. 그래서 사람들이 지겨워하지는 않았다. 100회까지 오는데 수 백편의 영화에 코멘트를 달았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타이거JK·비지, 린 등 다양한 가수들과 콜라보 무대를 꾸민 Mnet ‘더콜2’에서도 마지막 녹화를 마쳤다. 프로듀서의 능력 뿐 아니라 가창의 영역에서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여주며 ‘노장이 죽지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김필은 “윤종신이 프로듀서 능력만 있는 게 아니라 가창력도 엄청나다는 것을 느꼈다”고 소감을 남겼다.

1989년 015B 객원 보컬로 데뷔한 윤종신은 1990년대 ‘너의 결혼식’ ‘오래전 그날’ ‘환생’ ‘애니’ 등 꾸준히 곡을 발표하며 많은 사랑받았다. 1998년 29세라는 늦은 군 제대 후에는 가수보다는 예능인으로서 더 활약했다. MBC ‘논스톱 시즌4’에서 연기로 예능적인 면모를 보인 그는 MBC ‘무월관’, ‘명랑히어로’, ‘라디오스타’, SBS ‘패밀리가 떴다1’, ‘야행성’, ‘야심만만2’ 등 다양한 토크쇼와 리얼버라이어티에 나섰다. 매번 흥행하는 건 아니었지만, 타율이 좋은 편이었다.

오디션의 시초인 Mnet ‘슈퍼스타K’ 시리즈에서 심사위원으로 나서며 단순히 웃기는 사람이 아닌 음악적인 능력이 탁월한 가수임을 다시 증명했고 이후 ‘나는 가수다’, ‘슈퍼히트’, ‘음악쇼’ 등 각종 음악방송에 나왔다. 신해철의 유작이 된 JTBC ‘속사정쌀롱’을 비롯해 채널A ‘하트시그널’, JTBC ‘전체관람가’, ‘슈퍼히어러’ 등 지상파와 케이블, 종편을 가리지 않고 출연했다.

지나치게 많은 방송 출연으로 이미지가 소모적일 수 있었음에도, 순간적인 재기발랄함과 다양한 영역의 호기심을 통한 소양을 바탕으로 한 깊이를 전달하며, 다양한 얼굴로 시청자와 만났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게스트에게 깐족대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고민이나 눈물 앞에선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려고 하는 인간적인 모습도 공존했다. 이는 오랜 방송생활 중에도 스캔들이 거의 없었던 배경으로 보인다.

가수와 방송인 사이를 줄다리기 하며 약 30년 동안 연예인으로 활동한 그는 창작자로서의 몸부림을 칠 준비를 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창작만을 이유로 모든 방송을 내려놓고 해외로 떠나는 파격적인 선택이 어떤 결과물을 들고 올까. 방송에서 보여준 인간미 넘치고 인본주의적 태도로 남을 배려하며 웃음을 만들었던 그이기에 2020년의 ‘월간 윤종신:이방인 프로젝트’가 더욱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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