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유행’은 패션에서부터 시작된다. 각자의 개성을 돋보이게 하고, 누구나 쉽게 시도할 수 있는 영역이다. 때문에 문화 트렌드가 가장 빠르게 반영되는 곳이기도 하다.
올해 초부터 패션계는 ‘퓨트로’라는 단어를 내세우고 있다. ‘퓨처’(Future)와 ‘레트로’(Retro)의 합성어로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초월했다는 뜻을 담고 있으며, ‘네온컬러’로 불리는 화려한 형광색을 올해의 패션 트렌드로 점찍었다. 이에 봄부터 여름까지 형형색색의 화려한 네온컬러를 입힌 옷과 신발, 가방 등이 셀럽들에게 선택받기 시작했다.
이것은 인테리어에도 접목할 수 있는 요소로 넓게 퍼졌다. 네온사인 조명과 네온컬러의 패브릭을 이용해 집안 곳곳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는데 이용되고 있다.
음악에서도 퓨트로 장르의 곡이 등장했다. 작년 3월 21년 만에 새 앨범 ‘인투 더 라이트(Into the Light)’를 발표한 솔리드는 80년대 신스팝 레트로 사운드를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동명의 타이틀곡을 선보이며 ‘퓨트로’라는 단어가 앨범의 색깔이라고 강조했다. 기성세대들에게는 추억을, 자신들을 잘 모르는 세대에게는 새로운 그룹의 트렌디한 음악을 선보이고자 하는 솔리드의 포부였다.
하지만 아직은 뉴트로 문화의 열풍 탓인지 퓨트로에 대한 관심은 높지 않은 상태다. 단어조차도 낯설다. 과거와 현재를 접목한 뉴트로 문화 이후는 미래가 결합한 퓨트로가 문화 트렌트로 정착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이제는 그런 예측도 무의미한 시대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제는 시간 개념이 없어졌다. 80년대에도 형광색의 이미지를 넣은 영화 ‘스타워즈’나 ‘백 투 더 퓨처’ 등에서 미래의 상상했던 풍경을 그렸다. 또 퓨처를 지향하는 밴드도 있었는데 그 당시 그것들의 느낌은 미래였지만 지금은 레트로”라며 “복고 문화가 한번 시작하면 끝난다거나 새롭게 오는 게 아니다. 지속되는 성격이 있어서 이런 문화 현상은 계속 나타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