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시즌제는 방송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스템이 됐다. 인기 있는 드라마의 경우 종영하기가 무섭게 다음 시즌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기도 한다. 이에 그냥 흘려보내기 아까운 탄탄한 캐릭터와 팬층을 보유한 드라마들을 다시 소환해 시즌2의 가능성을 짚어본다.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작년 MBC에서 방송된 ‘20세기 소년소녀’는 1983년생, 35살의 모태솔로 세 여자들이 첫사랑을 시작하게 되면서 사랑과 우정을 통해 성숙해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30대 여성들의 현실적인 이야기는 물론, 한예슬과 김지석의 멜로 호흡이 호평 받으며 마니아들의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작년 MBC 총파업 시기와 맞물려 2주 동안 촬영이 중단되고, 편성이 변경되는 등 악재들이 겹쳤다. 이에 2~3%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 ‘시즌2’ 플러스 요인: 현실감 넘치는 캐릭터와 아쉬웠던 악재들
어린 시절부터 한 동네에서 자라온 35세 ‘봉고파 3인방’ 사진진(한예슬 분), 한아름(류현경 분), 장영심(이상희 분)은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현실적인 친구들의 모습으로 공감을 자아냈다. 톱스타 사진진이 주인공이지만, 오히려 이면에 담긴 현실적인 면모들에 더 방점이 찍혔다. 30대 여성들이 느낄 법한 고민들을 나누는가 하면, 수다를 떨며 스트레스를 날리는 소소한 모습들이 공감대를 높였다.
사진진과 투자전문가 공지원(김지석 분)의 멜로 호흡도 영화의 잔잔한 분위기와 어울리게 그려졌다. 첫사랑인 두 사람이 재회하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극적인 장치로 갈등을 유발하지 않았다. 비밀 연애를 하며 생기는 유쾌한 에피소드들이 소소한 웃음을 책임졌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전개는 지금 다시 봐도 세련됐으며, 일상적 이야기들이 주는 편안함이 주 매력이었던 만큼 이야기의 연속성도 충분히 있다.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또한 MBC 총파업으로 인해 촬영이 2주간 중단됐으며, 당시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이 있어 3,4회가 결방되고, 첫 방송 당일 4회가 연속 방송됐다. 마지막 방송 역시 후속작의 첫 방송 일정을 맞추기 위해 월요일에서 목요일까지 연속 방송되는 파격적인 편성 변경도 있었다.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 ‘시즌2’ 마이너스 요인: 한예슬-김지석 커플, 닫힌 결말 이후는..
현실적인 전개가 매력인 드라마지만, 사진진-공지원 커플이 이미 해피엔딩으로 결론을 맺었다는 것은 여전히 단점이다. 사실감 넘치는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들도 물론 많지만, 풋풋한 연애 이야기가 ‘20세기 소년소녀’의 큰 매력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두 커플이 얼마나 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한 어려운 환경에서도 분투한 것은 사실이지만 낮은 시청률의 이유로 심심한 전개를 꼽는 이들도 있다. 편안함은 분명한 매력이었지만, 일상적인 톤의 전개가 지금의 시청자들에게 통할지 고민할 필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