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21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내년에는 불확실한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경영안정과 지속성장을 도모하면서 반도체 분야에는 차세대 주자를 사업부장으로 전면 배치하면서 기술 기반의 미래 경쟁력 강화와 신 시장 선점을 위한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겠다는 구상이 엿보인다.
삼성전자는 2일 사장 승진 3명, 위촉 업무 변경 2명 등 총 5명 규모의 보임을 변경했다. 코로나19와 글로벌 위기 등 불확실성을 고려한 소폭의 인사다.
삼성전자는 특히 김기남·김현석·고동진 등 대표이사 3인을 모두 유임하는 안정을 꾀하는 속에서도 일부 부문장은 교체하는 등 실적 위주의 쇄신 인사에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가전 사업의 성장과 혁신을 이끈 소비자 가전(CE) 부분의 생활가전사업부 이재승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생활가전사업부장으로 임명했다.
이재승 사장은 삼성전자 창립이래 생활가전 출신 최초의 사장 승진자로 지금의 생활가전 역사를 일궈낸 산 증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냉장고개발그룹장, 생활가전 개발팀장 등을 역임하며 무풍에어컨, 비스포크 시리즈 등 신개념 프리미엄 가전제품 개발을 주도했다. 2020년 1월 생활가전사업부장으로 부임해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점을 인정받아 이번에 사장 승진에 성공했다.
핵심사업인 반도체 부문에서는 비즈니스의 개발과 제조 경쟁력 강화를 이끈 50대의 젊은 부사장을 사장 승진과 함께 사업부장으로 전진 배치한 것이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서는 진교영 사장을 대신한 새로운 메모리 사업부 사장에 이정배 부사장을 승진 발령했다.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 박사 출신으로 메모리사업부 DRAM설계팀장, 상품기획팀장, 품질보증실장, D램 개발실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하면서 메모리사업 성장을 견인해온 D램 분야의 전문가다. 이번 승진과 함께 메모리사업부장으로서 D램 뿐만 아니라 낸드플래시, 솔루션 등 메모리 전제품에서 경쟁사와의 초격차를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삼성은 기대했다.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사진=삼성전자)
DS부문의 글로벌인프라총괄 메모리제조기술센터장인 최시영 부사장은 파운드리 사업부장 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최 사장은 오하이오주립대 전자재료 박사 출신으로 반도체연구소 공정개발팀장, 파운드리 제조기술센터장, 메모리제조기술센터장 등 반도체사업의 핵심보직을 지내면서 반도체 전제품에 대한 공정 개발과 제조 부문을 이끌어 온 공정·제조 전문가다. 최 사장은 공정개발 전문성과 반도체 전제품 제조 경험을 바탕으로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세계 1위 달성의 발판을 마련해 줄 것으로 삼성은 기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사장단 인사는 성과주의 인사와 함께 미래를 대비한 새로운 혁신과 도전을 이끌 세대교체 인사라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소비자 가전은 올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하며 삼성전자의 이익 창출에 기여했다.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과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고동진 IT·모바일(IM)부문 사장 등 대표이사 3인은 예상대로 모두 유임됐다.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지 않듯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경영안정을 우선으로 하되, 지속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복안이다.
삼성전자는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으로 보임을 변경했다. 진 사장은 2017년 3월 메모리사업부장을 맡고, 그해 11월에 사장으로 승진해 메모리 분야의 글로벌 초격차를 이끈 주역이다. 삼성전자는 진 사장이 메모리사업을 이끌며 축적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종합기술원장으로서 미래 신기술 확보와 핵심기술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정은승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은 DS부문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으로 임명됐다. DS부문 CTO는 이번에 새로 신설된 자리로, 반도체 연구소와 생활기술연구소를 관장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정개발의 전문가인 정은승 사장이 앞으로 최고 기술책임자로서 반도체 사업의 선행연구 역량을 제고해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부사장 이하 내년도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도 조만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