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신임 전항일 사장(사진=이베이코리아)
지마켓과 옥션 운영사 이베이코리아가 사장을 교체한 날 본사에선 매각 추진을 공식 발표했다. 이베이 본사는 한국 법인 매각에 앞서 이베이재팬 전항일 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일본 법인에서 2년 만에 실적을 두 배 성장시킨 인물로, 한국 법인의 실적을 올려 매각가를 높이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이베이는 지난 19일(현지시간) 한국 사업을 위한 다양한 전략적 대안을 모색, 검토, 평가하는 과정을 시작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그간 수년 동안 이베이코리아 매각설이 업계에 돌아왔으나 이베이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만 고수해왔다. 그러다 한국 법인 사장 교체소식과 함께 매각을 본격화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현재 업계 추산 이베이코리아 매각가는 최소 5조원이다.
이베이코리아는 현재 국내 오픈마켓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만큼 매각가가 그 이상 낮춰질 순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현재 마케팅 비용 출혈로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적자를 면치 못 하고 있는데 이베이코리아는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다. 15년 연속 흑자를 내는 등 인수 시 이커머스 업계 선두그룹에 올라설 수 있다는 사실이 매각가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 또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2019년 매출액 1조954억 원, 영업이익 615억 원으로 이베이 전체 매출의 약 11%를 올리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영광도 올해로 끝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경쟁이 점차 심화되면서 힘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 2019년까지는 이베이코리아가 국내 온라인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전문가들은 쿠팡이 이들을 제치고 1위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지난 2019년까지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마케팅 비용 투자 부족으로 볼 수 있다. 쿠팡의 경우 과도한 마케팅 비용 투자로 수익률이 감소했을 수 있으나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로 오르며 ‘뿌린 것을 거둘 때’라는 것이 전문가 등의 관측이다. 반면 이베이코리아는 공격적 투자 없이 과거 명성에만 기대 있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재 온라인시장은 당일배송, 로켓배송 등 빠른 배송 경쟁과 최저가 경쟁 등으로 과열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베이코리아의 옥션과 지마켓은 타 업체들에 비해 경쟁력을 잃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이베이코리아 사장 교체 또한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베이코리아는 이베이 일본법인에 있던 전항일 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그는 롯데백화점, LG상사, 삼성물산 등을 거쳐 2003년 이베이코리아에 입사했다. 그 후 2018년 이베이재팬 대표를 맡아 2년 만에 실적을 두 배 이상 성장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이베이가 한국 법인 매각을 공식 발표하며 전 사장이 새롭게 이베이코리아를 맡아 운영한다는 사실까지 얹은 것은 매각가 책정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업계 시각은 이렇지만 이베아코리아는 사장 교체와 매각은 연관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미국 본사의 매각 공식화 시기와 사장 교체 시기가 공교롭게 맞물렸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