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장품이 계열사 더샘에 쏟던 기대를 거둬 신규 브랜드 힐리브로 옮긴다.(자료=더샘샘)
한국화장품이 계열사 더샘에 쏟던 기대를 거둬 신규 브랜드 힐리브로 옮긴다. 약 7년 더샘을 이끌던 김중천 대표는 사임하고 힐리브에는 쿠팡 출신 전재웅 상무를 초대 CEO로 앉혔다. 5월부터는 더샘 제품을 구매하려면 힐리브 온라인몰을 이용해야 하도록 더샘 온라인 쇼핑몰 사업 부문을 힐리브로 양도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경쟁력을 잃은 한국화장품이 주력 계열사를 변경하며 살길을 찾아 나섰다.
더샘은 한국화장품이 로드숍 시장 진출을 위해 11년 전 론칭한 브랜드다. 론칭 초기 지드래곤과 아이유 등 톱스타를 모델로 쓰며 대중에게 친숙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에 지난 2016년 론칭 6년 만에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그러나 급변하는 화장품 시장을 따라잡지 못 해 흑자는 2년밖에 유지하지 못 했다. 더샘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 특히 극심한 실적 악화를 기록했다. 금융결제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더샘인터내셔날 매출은 전년에 비해 47% 감소한 550억원이었다.
더샘인터내셔날이 자사가 판매하는 화장품 일부의 생산을 한국화장품제조에 맡기면 한국화장품제조가 생산하는 구조다. 이처럼 더샘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한국화장품도 실적 감소를 피하지 못 하는 모습이다. 한국화장품은 지난해 전년 대비 44% 감소한 72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국화장품은 지난 1990년대까지 당시 태평양 화장품이던 아모레퍼시픽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잘 나갔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며 급변하는 화장품 시장에 적응하지 못 해 실적은 빠르게 뒷걸음질쳤다.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 여파로 본격 실적 악화를 맞고 있다. 이에 한국화장품은 더샘인터내셔날에서 힐리브로 주력 브랜드를 변경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아직 더샘을 시장에서 완전 철수하는 것은 아니지만 머지않아 그렇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더샘을 이끌던 김중천 대표이사가 이달 초 사임했다. 한국화장품은 이를 두고 김 대표 개인적인 사정으로 사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안고 떠난 것으로 보고 있다. 후임 대표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화장품이 새롭게 론칭한 신규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힐리브(자료=힐리브)
반면 한국화장품이 론칭한 신규 브랜드 힐리브는 초대 CEO로 쿠팡 출신 전재웅 상무를 선임했다. 이와 동시에 앞으로 더샘 화장품을 구매하려면 힐리브 온라인몰을 통해야만 하도록 개편한다. 더샘인터내셔날은 앞으로 더샘 제품의 오프라인 사업만 담당하게 된다.
한국화장품은 온라인 사업 효율화를 위해 더샘 온라인 몰을 힐리브 통합몰로 이관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더샘인터내셔날 정리수순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