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가 라면 가격 인상을 발표하며 농심 등 타 업체의 라면 가격 인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연합뉴스)
오뚜기가 13년 만에 진라면 등 라면 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농심과 삼양식품 등 경쟁 기업들도 가격을 올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호실적을 달성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실적이 감소하며 고민이 깊어졌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최근 주요라면 인상 소식을 알렸다. 오뚜기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진라면 등 주요 라면 제품 가격을 평균 11.9% 인상한다.
제품별로 살펴보면, 진라면(순한맛·매운맛)은 684원에서 770원으로 12.6%, 스낵면은 606원에서 676원으로 11.6%, 육개장(용기면)은 838원에서 911원으로 8.7% 오른다.
오뚜기 측은 “라면이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해 13년간 라면 가격을 동결해 왔다”라며 "그러나 최근 밀가루, 팜유와 같은 식품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며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주요 생필품 가격이 모두 오르는 상황에서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라면업계에서는 라면 인상에 대해 전혀 계획이 없다는 뜻을 밝혀 왔다.
그러나 원재료인 밀과 팜유 가격 등이 오름에 따라 더 이상 기존 입장을 고수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남미 지역의 가뭄과 더불어 미국 내 한파 피해 등이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미국 시카고 선물거래소 소맥 선물가격은 1톤당 238달러로 2019년 (181달러) 대비 31% 올랐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주요 라면업체들은 라면 가격인상을 보류해왔다. 농심은 2016년부터 신라면 가격을 동결했다. 삼양식품은 2017년부터 삼양라면 가격을 유지 중이다. 오뚜기는 앞서 지난 2월 진라면 가격을 9% 인상하는 안을 제시했다가 철회했다.
오뚜기가 라면 가격 인상을 선언함에 따라 농심과 삼양식품도 덩달아 가격을 올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농심 측은 “원재료 가격이 오름에 따라 부담은 있지만 라면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삼양식품 측은 “아직까지 라면 가격 인상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