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주유소 유가정보 (사진=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국내 소비자물가도 4%대로 올라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수입 원유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은 2월 넷째 주 평균 95.0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92.1달러)보다 3.1% 상승한 수준으로, 작년 12월 평균 가격(배럴당 73.2달러)과 비교하면 약 두 달 만에 29.8% 뛰어올랐다.
국내 휘발유 가격과 연동되는 싱가포르 거래소의 국제 휘발유(92RON) 평균 가격(110.6달러)은 이미 배럴당 110달러 선을 돌파했다.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 가격에 반영되는 2~3주 이후 국내 석유류 가격은 당분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여년 만에 4%대로 올라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석유류 가격 상승이 저소득층에 가장 먼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국은행이 유가 상승을 반영해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1%로 올렸고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연평균 100달러로 오르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1%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석유류 가격 상승을 필두로 한 물가 상승의 충격이 저소득층에게 먼저 돌아간다는 것이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작년 4분기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가 지출한 연료비(광열 연료비·운송기구 연료비 합계)는 월평균 8만7706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49원(10.1%) 증가했다.
1분위의 가계 소득 대비 연료비 지출 비중은 8.3%로 전체 가구 평균(3.9%)의 두 배를 웃돌았다. 반면 5분위(소득 상위 20%)의 경우 소득 대비 연료비 비중이 2.8%에 그쳤다.
똑같이 연료비가 늘더라도 소득 대비 지출 비중이 큰 1분위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다만 지난해부터 이미 고물가가 이어진 만큼 우크라이나 사태가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작년 동기 대비 물가 상승률이 4%를 웃돌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