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전문 스타트업 파블로항공 김영준 대표 (사진=파블로항공)
밤하늘에 형형색색의 불을 밝히는 수백대의 드론이 날아든다. 수백대의 드론은 하늘에 글자를 새기거나 그림을 그리며 군집 비행을 선보인다. 코로나19로 지친 마음들을 위로한다.
파블로항공은 드론 군집 비행 한국 기네스 기록을 보유한 유망 스타트업이다. 또한 국내 최초로 편의점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작해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파블로항공은 지난 2019년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대표의 시드 투자에 이어 LX인터내셔널 등의 추가 투자를 받아 설립 3년 만에 누적 투자금 170억원을 확보했다. 미래산업인 드론 배송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분야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기대감이 높은 기업이다. 파블로항공 김영준 대표의 사업 이야기와 미래 비전을 들어봤다.
■ “국내 드론 물류배송·UAM 등 규제개선·표준화 나서…해외 진출도 눈앞”
최근 파블로항공은 정부의 ‘2022 국민공감 캠페인 안전경영 부문 행정안전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정부 주관의 규제샌드박스(신기술 실증사업 통한 규제개선 제도) 물류배송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파블로항공은 올해 정부 주관 실증 사업에 참여해 드론 산업 안전 표준을 제시하려고 한다. 국토교통부 주관 규제샌드박스 물류배송분야 실증, K-드론시스템 드론 안전길 발굴 실증, 대구시 수성구 드론책 배송 실증을 진행 중이다.
물류드론을 상용화 단계에서 지속적으로 운용한 기업이 없어서 안전성 확보와 효율적인 운용 데이터가 부족하다. 운용 데이터를 많이 축적할수록 객관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런 자료를 기반으로 표준을 만들어 갈 수 있다”
파블로항공의 드론 기술은 물류뿐 아니라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최근 뉴스에서는 길을 잃은 노인을 소방헬기로 찾지 못했는데 드론을 활용해 찾았다는 미담도 나온다. 파블로항공은 요즘 어떤 분야에 집중하고 있을까.
“현재 파블로항공은 ‘드론 아트쇼’라는 문화 사업 분야와 물류 배송 분야에 집중해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올해 불꽃 드론쇼를 준비하고 있고 기존 당사가 보유했던 한국 기네스 신기록을 새롭게 세우려고 한다.
또 지난 7월 가평에서 국내 최초 드론 배송 센터를 오픈해 현재 상품을 배송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드론 배송 데이터는 향후 UAM 시장의 무인관제소프트웨어 분야를 개척해 갈 때도 관련 데이터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블로항공은 세븐일레븐과 협업해 국내 최초로 ‘편의점 드론 배송’ 서비스를 처음 선보였다. 세븐일레븐 가평수목원2호점과 가평 아도니스 팬션 사이에는 드론 수직 이착륙장인 ‘드론 배송 스테이션’이 설치됐다. 이용자는 드론 배송 주문앱 ‘올리버리(All+Delivery)’를 통해 아이스크림 등을 주문하면, 파블로항공의 ‘드론 관제 센터’와 ‘스마트 모빌리티 통합관제시스템(PAMnet)’을 통해 산을 넘는 약 1km의 거리를 드론은 3분만에 도착했다. 해외 최대 물류기업 아마존의 드론 배송을 따라잡을 수 있지 않을까.
“아마존의 경우 아마존을 이용하는 고객들을 위한 자체 드론 배송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있다. 아마존은 타 회사의 물류 배송을 준비하고 있지 않지만 빠른 물류 배송 서비스를 요구하는 다양한 요구가 큰 시장이다.
따라서 국내에서 진행하고 있는 편의점 물품 배송이라든지, 물류 창고간 택배 배송, 의약품 배송처럼 미국 시장에서 다양한 사업자들과 함께 진행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미국 내에서 기체에 대한 안전성과 효율성을 검증하기 위해 PoC(기술검증)를 진행하고 있다. 수집된 데이터와 결과물을 미국 FAA(연방항공청)에 제출해 드론 배송 사업 승인과 시장의 신뢰를 받으려고 한다”
파블로항공 김영준 대표 (사진=파블로항공)
■ “평창 동계올림픽 오륜기 그린 드론쇼에 끌려 시작…취준생에 추천”
파블로항공 김영준 대표는 왜 드론을 시작했을까. 특별한 사연이 있었을까.
“드론의 군집 비행으로 멋지고 화려한 쇼가 가능하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된 것은 평창 동계올림픽의 개막식의 오륜기를 그린 드론쇼를 본 후였다.
평창올림픽에서 사용한 드론은 인텔의 미니 드론 슈팅스타 2세대다. 1218대의 드론이 전혀 충돌 없이 까만 밤하늘에 스노보더 형상을 만들고 오륜기 형상을 수놓아 탄성을 자아냈다. 한국 기술력으로 이룬 드론 군집 비행을 하고 싶어 시작하게 됐다”
김 대표는 드론 분야의 전문가다. 드론 관련 인하대 겸임 교수로도 재직하며 후진 양성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드론 산업에 취업을 원하는 이들이 많을 텐데 이들을 위한 추천 분야와 교육 프로그램도 궁금하다.
“드론 산업이 굉장히 방대하고 다양하다. 우주항공분야 전공자는 UAM 시장에서 항공사, 관제사, 정비사 등으로, 드론 조종사는 엔터테인먼트 분야, 교육 분야, 재난 안전 분야, 농업 분야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활약할 수 있다. 모빌리티 관제 기술 연구자나 앱 개발자 등은 관제 시스템, 드론 배송 플랫폼, 관제 플랫폼 등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할 수 있다.
최근 파블로항공은 ‘2022 전국 대학생 드론·UAM 올림피아드’를 국토교통부, 한국교통안전공단, 한국공항공사, 한국국토정보공사와 함께 공동 개최하고 있다. 교통관제에 관한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좋은 장이기도 하고, 이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가산점을 받고 채용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국내외 공모전이나 경진대회에도 과감히 도전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또 미니인턴 등의 취업 연계 프로그램, 항공일자리 분야 잡페어(공개취직설명회) 등을 적극 활용하면 길이 열린다”
■ “아비커스-KAIST-청주대 한 팀으로 로봇대회 참여…매주 드론쇼도 선보여”
최근 파블로항공은 국제로봇대회 ‘MBZIRC 2023’ 준결승에 진출했다. 여기에서 현대중공업의 자율주행 선박 스타트업 자회사 ‘아비커스’와도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바다에서 인공위성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어려울 때 드론과 연계해 이동할 수 있는 기술을 준비하고 있다. 구체적인 활약상이 궁금하다. 또 이처럼 다양한 분야와 협업한 사례는 어떤 게 있을까.
“파블로항공은 아비커스와 카이스트(KAIST)와 함께 GNSS(위성내비게이션)가 없는 가혹한 환경이라는 조건을 가상해 선박의 물품을 인식하고 다른 선박으로 이동시키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GNSS가 없는 환경에서 가능한 기술을 선보이게 되면 위성항법시스템에 영향을 덜 받는 드론 기술을 선보일 수 있기 때문에 향후 활용할 수 있는 시장은 무궁무진하다고 보인다. 예를 들어 GNSS 데이터가 점점 줄어드는 북극권의 한계 상황에서도 배송이 가능하다”
“파블로항공은 여러 종류 모빌리티를 통합 관제하는 플랫폼 개발도 하고 있다.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전문기업 ‘모라이’가 보유한 뛰어난 가상 환경 구축 기술력으로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접목해 기술을 고도화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10월 불꽃축제가 재개된다고 한다. 요즘 불꽃축제에선 드론쇼가 함께 참여하는 게 대세인 것 같다. 파블로항공은 300여대의 드론을 활용한 군집 비행 한국 기네스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올해에는 이 기록을 다시 수립할 예정이라고 들었다. 향후 드론쇼 계획은 무엇인가.
“파블로항공의 핵심 기술은 군집 드론 기술과 스마트 관제 시스템이다. 처음 파블로항공을 시작할 때도 군집 드론 기술을 중점적으로 시장에 내보이면서 점차 성장가도를 달렸다. 현재 파블로항공은 매주 군집 드론 기술을 활용한 멀티미디어 드론쇼를 매주 진행하고 있다.
지자체나 기업, 리조트 등에서 공연 의뢰가 쉴새없이 들어오고 올해는 강원 하이원리조트에서 여름 시즌에 상설공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향후 드론 아트쇼 분야에서 새로운 장을 열어갈 것이다.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예술공연 등이 융복합된 드론쇼를 기획할 예정이다”
파블로항공 김영준 대표 전시회 참가 모습 (사진=파블로항공)
■ “파블로항공, 아무도 가지 않는 길 것으며 새로운 이야기 써 내려가고 있어”
파블로항공의 날로 성장하는 모습이 기대가 된다. 정부나 국민들도 드론 분야 유망 스타트업 기업인 파블로항공을 응원할 것 같다. 파블로항공의 앞으로의 성장 비전은 무엇일까.
“올해부터 15분 내에 최종 소비자에게 배송하려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퀵커머스 시장이 막을 올렸다. 그리고 지상무인로봇을 활용한 배송도 서서히 시장 가능성을 알리고 있는 시점에서 올해가 무인 퀵커머스 시장의 원년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상업화, 대중화를 위해 넘어야 하는 기술적인 진보와 정부규제정책, 소비자들의 인식 등의 산이 여전히 많다”
김영준 대표는 “파블로항공은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걸으며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다”며 “각종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통신 기술을 총망라해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안정성 확보를 위한 매뉴얼 작업이나 상용화를 위해 풀어야 할 국가 정책의 해결안 제시를 동시에 수행하며 무인 모빌리티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 가는데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한민국 대표 드론 주자로서 타 국가에서도 주목받는 자랑스러운 기업이 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 중이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