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 2022년 영업이익. (자료=각 사, 그래픽=정지수)
국내 게임업계 'BIG 3'로 불리는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이 각기 다른 해법을 내놓았다. 지난해 내내 적자를 면치 못한 넷마블은 '위기'로 규정하고 체질 개선을 화두로 거론했다. 외형과 내실을 모두 챙긴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각각 IP 확장 및 신규 IP 발굴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방점을 찍었다.
9일 넷마블은 지난해 연간 연결기준 매출 2조67834억원, 영업손실 104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6.6%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넷마블은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 119억원을 기록한 뒤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347억원, 380억원으로 적자폭을 키웠다. 4분기에도 198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폭을 줄이는 데 그쳤다.
당기순손실은 더욱 심각하다. 넷마블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906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4분기에만 4566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소셜카지노 게임 전문업체 스핀엑스 인수에 따른 무형자산 관련 평가 손실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도기욱 넷마블 대표는 컨퍼런스 콜에서 "스핀엑스의 실적이 인수 당시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스핀엑스 개별적인 문제는 아니고 소셜카지노 시장 둔화에 따라 발생한 부분으로 이번 손상은 일회성 요인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넷마블은 지난해 자사 대형 IP인 '세븐나이츠'를 활용한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을 선보였으나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기대를 모았던 신작이 부진하자 넷마블은 올해부터 신작 개발 매진과 동시에 비용 효율화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넷마블이 올해 출시를 예고한 신작은 ▲TPS MOBA 장르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 ▲액션 배틀 게임 ‘하이프스쿼드’ ▲‘모두의마블2: 메타월드’ ▲‘그랜드크로스 W’ ▲‘신의탑: 새로운 세계’ ▲‘아스달 연대기’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원탁의 기사’ ▲‘세븐나이츠 핑거(가제)’ 등으로 총 9종이다.
권영식 대표는 "2022년 4분기 인력 감소는 잼시티 P2E 게임 관련 사업 매각으로 그 외 일부 인력의 구조조정이 있었다"면서 "올해 전반적으로 인력 통제를 철저히 할 계획이고 인력 증가 없이 자연 감소한다면 2022년 4분기 대비 올해 인력이 증가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위기 상황에서 인력과 비용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선별된 프로젝트 중심으로 회사의 역량을 집중해 기대 신작이 흥행에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씨소프트 TL 인게임 이미지(위), 넥슨 워헤이븐 대표 이미지. (자료=각 사)
■ 넥슨·엔씨소프트, 실적 성장 바탕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방점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나란히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성장했다.
넥슨은 지난해 매출 3조3946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29% 성장했으며 2020년 이후 두 번째로 3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9952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넥슨은 신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HIT2’의 흥행 성공과 ‘메이플스토리’, ‘FIFA 온라인 4’, ‘던전앤파이터’ 등 대표 라이브 서비스 타이틀의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연간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과 'HIT2'를 선보이면서 연간 모바일 매출이 전년 대비 41% 상승했다. PC게임 매출은 기존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흥행으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넥슨은 내달 9일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에 PC와 모바일 콘솔까지 아우르는 풀크로스 플레이 지원에 주력하는 등 콘솔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또한 ▲‘프라시아 전기’ ▲‘퍼스트 디센던트’ ▲‘마비노기 모바일’ ▲‘워헤이븐’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다채로운 신작을 선보인다.
넥슨(일본법인) 오웬 마호니 대표이사는 “험난한 글로벌 경제 환경에도 불구하고 넥슨의 매출은 4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49% 성장했고, 올 1분기에도 28~38%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불안정한 경제 환경 속에서도 넥슨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사의 강점인 라이브 운영에 집중하고, 유저 만족도를 높여 좋은 성과를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엔씨소프트도 호실적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조5718억원, 559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11.4%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49% 증가했다.
엔씨소프트의 호실적은 모바일 게임이 이끌었다. 모바일게임은 최고 매출액인 1조9343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20% 성장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6.8%다.
특히 '리니지W'는 970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1조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나타냈다. 이어 '리니지M'과 '리니지2M'이 각각 5165억원, 3915억원을 기록했다. '블레이드&소울2'는 556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엔씨소프트 측은 리니지W 출시 1주년 기념 업데이트와 리니지M이 7년째 장기적인 흥행에 성공하면서 이 같은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했다.
엔씨소프트는 그동안 공들인 해외사업에서도 성과를 보였다. 로열티를 포함해 창사 이래 역대 최대 해외 매출액인 9472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 가량이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상반기 PC·콘솔 MMRPG 신작 'THRONE AND LIBERTY(쓰론 앤 리버티)를 선보이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욱 고삐를 죈다. 이와 함께 난투형 대전액션, 수집형RPG, 퍼즐 등 다양한 장르의 신규 IP를 연내 순차적으로 내놓는다.
신규 IP 개발과 함께 신사업에도 힘을 준다. 타 회사와 IP 협업 추진 및 중국 시장 진출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는 게 엔씨소프트의 설명이다.
홍원준 CFO는 이날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타 회사와의 IP(지식재산) 협업 가능성도 열어 두고 진행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IP를 중국 시장을 위해 준비하는지 말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홍 CFO는 이와 함께 게임과 콘텐츠 제작에 AI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홍 CFO는 "챗 GPT와 같은 언어 모델이 스토리와 캐릭터를 창작하고 인터랙티브 게임에서 활용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