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회에서 열린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민당정간담회-블록체인이 이끄는 금융혁신, 자본시장에 힘이 되는 STO’에서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101번 한우, 105번 한우에 100명의 투자자가 투자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는 것은 흥미로운 변화입니다.”

토큰증권(STO) 시대를 앞두고 다양한 기대감이 나온다. 현재 실물 증권과 전자 증권으로 이뤄지는 증권 거래를 ‘토큰 증권’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통해 발행함으로써 ‘다양한 투자 자산’에 대해 보다 ‘편리하고’, ‘더 많은 투자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온 것이다.

무엇보다 토큰증권은 분산원장기술을 활용해 증권을 디지털화한 개념인 만큼 새로운 형태의 발행과 거래를 통해 자본시장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6일 국회에서 열린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민당정간담회-블록체인이 이끄는 금융혁신, 자본시장에 힘이 되는 STO’에는 금융위원회와 학계, 법률계, 그리고 각 증권사 등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2시간 반동안 다양한 의견과 제언을 주고 받았다.

■ '음식' 담는 새로운 '그릇' 필요해진 시대

먼저 이수영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자본시장법상 증권과 상법·전자증권법상 증권 발행의 관계에 대해 증권을 ‘음식’으로, 발행 형태를 음식을 담는 ‘그릇’에 비유했다. “어떤 그릇에 담겨 있더라도 음식, 즉 증권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아무 거나 음식을 담는 그릇으로 쓸 수는 없는 만큼 권리 추정력, 대항력 등이 법적으로 부여돼야 증권을 담는 적합한 그릇이 될 것”이라고 그는 표현했다. 음식 종류에 따라 적절한 그릇이 다르듯 비정형적 증권을 소액으로 발행하는 경우 새로운 발행 형태가 필요한 만큼 STO를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 증권과 동일하게 투자자 재산권 보호가 가능하며 주주명부 관리 등 증권 관련 사무의 효율성과 투명성도 제고할 수 있다. 또한 일정 수준의 요건을 갖춘 발행인은 증권사를 통하지 않고 토큰 증권 발행이 가능해지고 투자계약증권과 수익증권의 장외거래 중개 인가단위를 신설해 다자간 상대매매 중개업무도 허용할 방침이다. 단, 일반 투자자 보호를 위한 투자한도 설정과 장외거래중개시 이해상충 방지를 위해 발행, 인수, 주선을 맡은 증권의 다자간 상대매매 중개나 자기계약은 금지시킬 예정이다.

박철영 한국예탁결제원 전무는 이러한 거래 방법의 특성을 설명하며 최초의 주식 거래였던 동인도회사 예를 들었다. 당시 중개기관의 증권계좌를 통하지 않고 양도인와 양수인이 발행인의 주주명부를 통해 직접 거래했듯이 분산원장을 통해 거래할 경우 증권의 발행과 증권계좌가 사라지게 된다는 것.

박 전무는 “현재의 자본시장에서는 주권 발행 후 중개기관에 예탁 및 전자등록을 하고 양도인과 양수인 모두가 중개기관의 증권계좌를 거쳐야 하지만 분산장부를 통할 경우 발행인은 거래 즉시 소유자 파악이 가능하고 소유자는 바로 원리 행사가 가능한 혁신적 증권 거래가 가능해지는 것”이라며 “장외 시장의 비효율성과 불투명성 역시 분산장부를 통해 해결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6일 국회에서 열린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민당정간담회-블록체인이 이끄는 금융혁신, 자본시장에 힘이 되는 STO’에 참석한 증권사 관계자들의 모습.

■ 자산가치 평가 적정성, 안정성 등 유통시장 고민도 필요

그런가하면 업계에선 투자자산들에 대한 가치평가, 상품성과 리스크 컨트롤 등의 문제들이 함께 고민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상영 삼성증권 STO담당은 “STO 자체만으로 투자 시장이 생기는 것보다는 이 같은 틀을 활용해 좋은 상품을 소싱할 책임이 금융사에 있고 이를 걸러내는 것이 정부의 역할인 것 같다”며 “특히 일반적인 기업 공모에 있어 안정성과 시장성을 검증하고 수요를 예측하는 것을 명확히 할 기관이 없다. 가치 평가 기관이 STO 자산을 평가할 수 있는지에 대해 테스트가 필요한 만큼 장외시장 유통을 통해 검증된 상품이 장내로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석우영 KB증권 STO담당 부장은 “발행시장이 STO 성장을 위해 중요한 만큼 좋은 상품이 나와야 하지만 가격의 평가나 고객 니즈를 감안할 때 일정 수준의 변동성이 없다면 시장의 매력이 존속할지 의문인 만큼 유통시장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투자자 입장에서 흥미를 끄는 대상이 특수성 있는 부동산 등 아이디어 있는 상품들을 통해 혁신적 금융경험을 투자자들에게 제공해야 시장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가상화폐에 대한 증권성 논란과 관련해 별개의 시장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전인태 가톨릭대학교 수학과 금융공학전공교수는 “대부분의 디지털자산은 퍼블릭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반면 토큰증권은 엄밀히 말하면 폐쇄형인 퍼미션드 블록체인으로만 가능하다”면서 “기존 디지털자산시장은 앞으로 제정될 디지털자산기본법 등에 의해 규제해야 하는 별개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