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오는 8일 창립 70주년을 맞아 최종건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 형제의 어록집 ‘패기로 묻고 지성으로 답하다’를 6일 발간했다. 사진은 1967년 아세테이트 공장 기공식에서 최종건 창업회장(왼쪽 5번째)과 최종현 선대회장(6번째) (사진=SK)
“구부러진 것은 펴고 끊어진 것은 잇는다” - 최종건 SK 창업 회장이 1953년 한국전쟁 이후 폐허가 된 공장에서 부품을 주워 직기를 재조립하며 한 말이다.
“도전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 -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1970년대 초 석유 파동 위기 당시 ‘석유에서 섬유까지 완전 수직계열화’라는 비전과 함께 강조한 말이다.
SK그룹은 오는 8일 창립 70주년을 맞아 최종건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 형제의 어록집 ‘패기로 묻고 지성으로 답하다’를 6일 발간했다.
이 책에는 약 250개 대표 어록을 일화와 함께 담아냈다. 평생 국가경쟁력 강화를 고민했던 두 회장의 의지가 이어져 SK가 재계 대표기업으로 성장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최종건 창업회장은 1953년 버려진 직기를 재조립해 선경직물을 창업했다. 이후 ‘한국산(Made in Korea)’이 새겨진 인견 직물을 최초로 수출하며 우리나라를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실천했다.
그는 “회사의 발전이 곧 나라의 발전”이라고 강조했다. 본인 세대 노력이 후대를 풍요롭게 할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의 슬기와 용기로써 뚫지 못하는 난관은 없다”며 맨바닥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군 임직원을 격려하기도 했다.
1969년 폴리에스터 원사 공장 준공식에서 최종건 창업회장(앞 왼쪽)과 최종현 선대회장(앞 왼쪽 2번째) (1969) (사진=SK)
최종현 선대회장은 미국에서 수학한 지식을 기반으로 ‘시카고학파’의 시장경제 논리를 한국식 경영에 접목했다. 회사가 이윤만을 추구하던 1970년대 서양의 경영이론과 동양의 인간 중심 사상을 결합해 SK 고유의 경영관리체계인 SKMS를 정립했다.
그는 “첫째도 인간, 둘째도 인간, 셋째도 인간”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내 최초 기업 연수원인 선경연수원 개원했다. 회장 결재 칸과 출퇴근 카드 폐지, 해외 MBA 프로그램 도입 등 당시 파격적인 경영을 해나갔다.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인수할 당시에 너무 비싼 값에 샀다는 여론에 대해 “우리는 회사가 아닌 미래를 샀다”고 말하며 미래 가치를 내다봤다.
두 회장의 경영철학은 현재 최태원 회장에게 이어졌다.
최 회장은 2021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 추대됐을 당시 “국가 경제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과 글로벌 경제 협력 등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최 회장은 발간사를 통해 “창업회장과 선대회장의 삶과 철학은 단지 기업의 발전에 머무르지 않았고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향해 있었다”며 “선대의 도전과 위기극복 정신이 앞으로 SK 70년 도약과 미래 디자인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SK는 10개월간 두 회장의 발간물, 사사, 업무 노트 등 기록물 약 1만5000장을 분석해 대표 어록을 선별했다. 창업부터 선대회장 시기 1500여장의 사진 자료를 디지털로 복원해 170장을 책에 담았다. 어록집은 비매품으로 대학·국공립 도서관과 SK 홈페이지를 통해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