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향후 3년 ‘청사진’을 공개했다. 국책기업으로서 중소기업들에 대한 적극적인 자금공급과 동시에 시중은행으로서 성장성도 꾀하며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복안이다. 김 행장 취임 등 일련의 인사 과정을 통해 관치금융 논란을 씻어낸 IBK기업은행이 ‘김성태 시대’ 성장을 위해 풀어가야 할 과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 중소기업과 ‘윈윈’, 정책금융기관 역할 강조 지난 11일 김성태 행장이 발표한 향후 3년간 경영 목표의 큰 줄기 중 하나는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 강화다. 33년 ‘기업은행맨’ 출신인 김 행장은 회사의 정체성에 대해 누구보다 깊이 이해한다. 자금 공급 등을 통한 중소기업의 건전성 확보가 은행의 성장임을 확신하고 있다. 김 행장은 임기 내 3년간 총 200조원 규모의 중소기업 자금지원 계획을 공개하며 올해 중기대출 공급 목표도 전년대비 3조원 많은 56조원으로 잡았다. 이와 함께 모험자본 지원 규모도 대폭 늘렸다. 지난 2020년 이후 2022년까지 1조5000억원이었던 공급 규모를 2조5000억원까지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태세다. 이를 통해 성장금융 경로를 완성해 ‘기업과 함께 크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IBK기업은행이 최근 수개년동안 자산 규모를 확대해온 것은 이 같은 구조에서 비롯됐다. 지난 2017년 당시 274조원 수준이었던 자산 규모는 ▲2018년 290조 ▲2019년 318조 ▲2020년 362조 ▲2021년 398조 ▲2022년 432조까지 불어났다. 김 행장은 오는 2025년까지 자산 규모를 500조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나타난 자산 증가는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에 따른 영향"이라며 "오는 2025년까지 200조원 규모의 중기대출 지원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 ‘걸음마’ 단계인 글로벌 성장성 어떻게? 기업은행의 또다른 정체성인 ‘시중은행’으로서의 성장 비전은 크게 글로벌 부문 이익 규모 증가와 자회사 이익 비중 확대로 요약된다. 먼저 김 행장은 글로벌 부문의 이익을 현재보다 2배 늘리겠다고 밝혔다. 단, 여타 목표치를 투자 규모나 비중 확대 등을 기준으로 목표치를 설정한 것과 달리 해외법인을 통한 이익 규모를 현재 대비 2배로 설정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현재 국내 주요 금융사들은 모두 해외 부문의 수익성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신한·국민·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글로벌 무대에서 이익을 늘리기 위해 인수합병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하지만 지난해 이들 은행 가운데 신한은행이 4270억원의 이익을 거두며 선두를 달린 반면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KB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 적자 여파를 겪으며 부진을 이어갔다. 한편 IBK기업은행이 지난해 글로벌 부문에서 거둔 이익은 1260억원 규모. 단, 이 중 ⅔ 가량은 해외 지점을 통해 거둬들인 이익이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미얀마 법인을 통한 이익 규모는 461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지난 2009년 출범한 중국(362억원)을 제외할 경우 상대적으로 초기 정착 단계인 인도네시아은행(2019.9)과 미얀마(2021.1)은행은 이제 막 적자를 면한 수준이다. IBK기업은행은 글로벌 부문 확대를 위해 국내 중소기업들이 대거 진출하고 있는 폴란드 사무소 설립을 위한 인가를 최근 현지 당국으로부터 획득했다. 베트남법인은 지난 2017년 호치민과 하노이의 사무소에 대한 법인 전환을 위해 인가를 신청한 상태지만 아직까지 진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글로벌 무대 진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사실상 유의미한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단, 기업은행이 국내에서부터 거래해온 중소기업과의 연계성을 기반으로 수익성을 확대해가는 데 있어 상대적으로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봤다. ■ ‘약체’ 증권·운용의 더딘 성장 과제 자회사 부문 이익 확대도 김 행장의 과제다. 그는 2025년까지 현재 11.6% 수준인 자회사 이익 비중을 1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주요 계열사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성장을 보이는 곳은 IBK캐피탈이다. IBK캐피탈은 지난해 순이익 1822억원을 달성하며 여타 계열사 중에서 두드러졌다. 2021년에는 순이익 2000억원을 넘기며 2018년 이후 3년 만에 두배 이상의 이익 성장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IBK투자증권과 IBK자산운용 등은 업계 내에서 여전히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전년대비 53.3% 감소한 47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IBK투자증권은 현재 국내 은행계열 증권사 가운데 가장 적은 자기자본(1조664억원)에 그쳐 자본력에서도 크게 밀린다. IB 전문가인 서정학 대표가 수장에 오른 뒤 IB부문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이란 기대에도 불구하고 실제 성장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인 이유다. IBK자산운용 역시 지난해 순이익 52억원으로 전년보다 21.2% 줄었다. 이는 업계 10위권을 하회하는 수준. IBK자산운용은 지난 2017년 이후 단기금융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목표 아래 대체투자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6년째인 지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K자산운용의 경우 전통적으로 2년 주기로 은행 출신 인사들이 경영진으로 오다보니 자기만의 강점을 키워가는 데 한계가 있다”며 “특히 긴 호흡으로 투자 방향을 이어가야 하는 자산운용분야에서 회사가 경쟁력을 만들어가려면 업권 출신의 전문가 영입이 필수”라고 전했다.

‘두마리 토끼’ 노리는 IBK기업은행, 김성태 시대 과제는?

박민선 기자 승인 2023.04.18 11:41 | 최종 수정 2023.04.19 08:29 의견 0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향후 3년 ‘청사진’을 공개했다. 국책기업으로서 중소기업들에 대한 적극적인 자금공급과 동시에 시중은행으로서 성장성도 꾀하며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복안이다. 김 행장 취임 등 일련의 인사 과정을 통해 관치금융 논란을 씻어낸 IBK기업은행이 ‘김성태 시대’ 성장을 위해 풀어가야 할 과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 중소기업과 ‘윈윈’, 정책금융기관 역할 강조

지난 11일 김성태 행장이 발표한 향후 3년간 경영 목표의 큰 줄기 중 하나는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 강화다. 33년 ‘기업은행맨’ 출신인 김 행장은 회사의 정체성에 대해 누구보다 깊이 이해한다. 자금 공급 등을 통한 중소기업의 건전성 확보가 은행의 성장임을 확신하고 있다.

김 행장은 임기 내 3년간 총 200조원 규모의 중소기업 자금지원 계획을 공개하며 올해 중기대출 공급 목표도 전년대비 3조원 많은 56조원으로 잡았다.

이와 함께 모험자본 지원 규모도 대폭 늘렸다. 지난 2020년 이후 2022년까지 1조5000억원이었던 공급 규모를 2조5000억원까지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태세다. 이를 통해 성장금융 경로를 완성해 ‘기업과 함께 크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IBK기업은행이 최근 수개년동안 자산 규모를 확대해온 것은 이 같은 구조에서 비롯됐다. 지난 2017년 당시 274조원 수준이었던 자산 규모는 ▲2018년 290조 ▲2019년 318조 ▲2020년 362조 ▲2021년 398조 ▲2022년 432조까지 불어났다. 김 행장은 오는 2025년까지 자산 규모를 500조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나타난 자산 증가는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에 따른 영향"이라며 "오는 2025년까지 200조원 규모의 중기대출 지원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 ‘걸음마’ 단계인 글로벌 성장성 어떻게?

기업은행의 또다른 정체성인 ‘시중은행’으로서의 성장 비전은 크게 글로벌 부문 이익 규모 증가와 자회사 이익 비중 확대로 요약된다.

먼저 김 행장은 글로벌 부문의 이익을 현재보다 2배 늘리겠다고 밝혔다. 단, 여타 목표치를 투자 규모나 비중 확대 등을 기준으로 목표치를 설정한 것과 달리 해외법인을 통한 이익 규모를 현재 대비 2배로 설정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현재 국내 주요 금융사들은 모두 해외 부문의 수익성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신한·국민·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글로벌 무대에서 이익을 늘리기 위해 인수합병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하지만 지난해 이들 은행 가운데 신한은행이 4270억원의 이익을 거두며 선두를 달린 반면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KB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 적자 여파를 겪으며 부진을 이어갔다.

한편 IBK기업은행이 지난해 글로벌 부문에서 거둔 이익은 1260억원 규모. 단, 이 중 ⅔ 가량은 해외 지점을 통해 거둬들인 이익이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미얀마 법인을 통한 이익 규모는 461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지난 2009년 출범한 중국(362억원)을 제외할 경우 상대적으로 초기 정착 단계인 인도네시아은행(2019.9)과 미얀마(2021.1)은행은 이제 막 적자를 면한 수준이다.

IBK기업은행은 글로벌 부문 확대를 위해 국내 중소기업들이 대거 진출하고 있는 폴란드 사무소 설립을 위한 인가를 최근 현지 당국으로부터 획득했다. 베트남법인은 지난 2017년 호치민과 하노이의 사무소에 대한 법인 전환을 위해 인가를 신청한 상태지만 아직까지 진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글로벌 무대 진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사실상 유의미한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단, 기업은행이 국내에서부터 거래해온 중소기업과의 연계성을 기반으로 수익성을 확대해가는 데 있어 상대적으로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봤다.

■ ‘약체’ 증권·운용의 더딘 성장 과제

자회사 부문 이익 확대도 김 행장의 과제다. 그는 2025년까지 현재 11.6% 수준인 자회사 이익 비중을 1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주요 계열사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성장을 보이는 곳은 IBK캐피탈이다. IBK캐피탈은 지난해 순이익 1822억원을 달성하며 여타 계열사 중에서 두드러졌다. 2021년에는 순이익 2000억원을 넘기며 2018년 이후 3년 만에 두배 이상의 이익 성장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IBK투자증권과 IBK자산운용 등은 업계 내에서 여전히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전년대비 53.3% 감소한 47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IBK투자증권은 현재 국내 은행계열 증권사 가운데 가장 적은 자기자본(1조664억원)에 그쳐 자본력에서도 크게 밀린다. IB 전문가인 서정학 대표가 수장에 오른 뒤 IB부문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이란 기대에도 불구하고 실제 성장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인 이유다.

IBK자산운용 역시 지난해 순이익 52억원으로 전년보다 21.2% 줄었다. 이는 업계 10위권을 하회하는 수준. IBK자산운용은 지난 2017년 이후 단기금융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목표 아래 대체투자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6년째인 지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K자산운용의 경우 전통적으로 2년 주기로 은행 출신 인사들이 경영진으로 오다보니 자기만의 강점을 키워가는 데 한계가 있다”며 “특히 긴 호흡으로 투자 방향을 이어가야 하는 자산운용분야에서 회사가 경쟁력을 만들어가려면 업권 출신의 전문가 영입이 필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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