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한 가맹점이 일반봉지를 친환경 봉투로 판매한 영수증(사진 왼쪽)과 인터넷에서 판매되고 있는 일반봉지 가격. (사진=제보자 및 인터넷 캡쳐)
세븐일레븐 한 가맹점이 소비자에게 검은색 일반봉지를 친환경 봉투로 속여 판매하며 부당이득을 챙기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보자가 전달한 영수증에는 해당 가맹점이 일반봉지를 판매했음에도 ‘친환경 비닐쇼핑백’으로 표시돼 있었다.
제보자 A씨는 해당 가맹점주가 친환경 봉투 보다 값이 저렴한 일반 비닐봉지를 100원에 판매한 것을 문제 삼았다. 실제 인터넷 상에서는 ‘검은색 비닐봉지’가 한 장당 20원에서 50원 사이에서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븐일레븐 측은 2일 해당 내용과 관련해 “가맹점주의 잘못을 인정한다”며 “회사 규정 상 일반봉지를 판매할 수 없다.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교육을 철저히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전남 광주에 살고 있는 남성 A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7시경 거주하고 있는 지역 인근의 세븐일레븐 편의점을 방문했다. A씨는 다양한 물품과 함께 봉지도 구매했다. 집에 도착 후 영수증을 확인해 보니 일반봉지가 아닌 ‘친환경 비닐쇼핑백 100원’이라고 표시돼 있었다.
A씨는 “분명히 검은색 비닐봉지인데 영수증을 확인하니 친환경 비닐쇼핑백이라고 명시돼 있어 당혹스러웠다”며 “편의점 본사에 불만을 제기할까 고민도 했지만 200원 때문에 민원을 넣는 것이 애매했다”고 말했다.
A씨는 가맹점의 부당이득 취득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일반봉지를 친환경 봉투로 속여 판매한 것도 문제지만 더욱 의심스러운 것은 수량표시”라며 “분명 봉지 1개만 구매했는데 영수증에는 2개로 찍혀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친환경 봉투 보다 값이 저렴한 일반봉지를 판매하는 것도 부당이득으로 보기에 충분한데 수량까지 2개로 표기돼 있으니 확실해 졌다”면서 “고의적인 게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편의점에서 일반봉지가 판매를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친환경 봉투만 판매해야 하는 세븐일레븐에서 이를 속이고 일반봉지를 판매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세븐일레븐 측은 가맹점주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비닐봉지를 친환경 봉투로 판매한 고의성 여부에 대해선 정확한 답변을 주지 않았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해당 내용은 사실”이라면서 “회사 규정 상 매장 내에서 일반 비닐봉지를 판매할 수 없다. 향후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교육을 철저히 하겠다”고 설명했다.
고의성 여부와 관련해선 “가맹점주가 일반 비닐봉지를 친환경 봉투로 일부로 바꿔 판매했는지는 알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세븐일레븐에서 이와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사과를 드리며 소비자가 원한다면 환불 조치하겠다”고 했다.
한편 환경부가 일회용품 사용 제한 범위를 확대하면서 지난해 11월 24일부터 편의점에서 비닐봉지 판매가 금지됐다. 기존 3000㎡ 이상 대규모 점포와 165㎡ 이상 슈퍼마켓으로 한정됐던 비닐봉투 사용 금지 범위가 편의점을 포함한 종합소매업까지 확대됐다. 다만 현장 혼란을 고려해 1년간의 계도기간이 부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