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승인 여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10일 새벽 SEC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일괄 승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내 게리 겐슬러 SEC 의장은 트위터 계정이 해킹 당하며 벌어진 해프닝이라고 언급, 승인여부 발표를 앞두고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비트코인 가격은 연초에도 랠리를 지속 중이다. 지난 8일 비트코인 가격은 4만7000달러를 넘어서면서 2022년 4월 이후 21개월만에 최고치. 지난해 164% 상승에 이어 올해들어 약 7% 상승한 비트코인 가격의 강세 배경에는 비트코인 ETF 승인 기대감이 컸다.
만일 이번에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된다면 이는 글로벌 자산시장에 어떤 의미를 던지는 걸까. 향후 몰고올 영향력은 어느정도일까. 하이투자증권은 10일 보고서를 통해 현물 ETF 승인에 대한 의미를 4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비트코인이 자산으로 인정받는 전환전이란 점을 우선으로 꼽았다. 박상현 이코노미스트는 "비트코인이 과연 자산가치가 있을지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더라도 논쟁거리"라며 "하지만 SEC 승인 시 상당 규모 자금이 비트코인 ETF의 상품으로 유입되면서 자산으로서 입지를 강화할 공산이
크다"고 봤다.
일부의 전망이지만 비트코인 ETF 출시 이후 미국 ETF 시장 규모는 첫해 약 14조 달러, 두번째와 세번째 해에는 각각 26조 달러와 39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만일 이 같은 전망처럼 비트코인 ETF 시장이 성장한다면 전세계 금 시가총액(약 13조 달러)를 단번에 넘어서게 된다.
둘째, 비트코인 ETF 승인 이후에도 랠리가 지속된다면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 있음을 의미한다고 봤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올해는 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를 의미하는 반감기라는 특성이 비트코인 가격의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비트코인 가격이 이번 미 연준의 금리인상 시작 당시로 복원된 상황에서 비트코인 ETF 승인 이후에도 추가 상승과 비트코인 ETF 시장 규모 확대가 현실화다면 이는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가 올해 강하게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시그널"이라고 풀이했다.
셋째, 기술혁신 사이클에 대한 시장 신뢰도가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정책 당국이 비트코인을 제도권 자산으로 인정하는 배경에는 비트코인으로 대변하는 가상화폐가 각종 기술혁신 사이클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미 정책당국도 기술혁신 흐름을 지원하기 위해 비트코인 제도권 편입을 인정하는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며 "이는 연초 주춤해진 기술주 랠리를 재차 자극할 수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달러화와의 미묘한 관계도 언급했다. 비트코인이 당장 달러화를 대체할 기축통화 같은 역할을 하긴 쉽지 않다. 하지만 각국 중앙은행이 디지털 통화 도입을 고민하 제도권으로 편입된 비트코인이 정말 금과 같은 달러 대체재 역할을 해 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언이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승인 여부는 미지수지만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된다면 이는 금융시장은 물론 매그니피센트7 등 시장의 기술혁신 사이클에 관심을 한층 제고시키는 역할을 할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