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령을 잡아라', '청일전자 미쓰리' 포스터
전세가 역전됐다. 지상파가 CJ ENM이 운영하는 케이블 채널 tvN, Mnet 기세에 밀려 한동안 부진을 면치 못하더니 이제는 지상파가 슬금슬금 앞서가기 시작했다. 특히 이는 드라마에서 두드러진다.
현재 KBS는 주말드라마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이 23.5%(닐슨코리아, 최신 방송 기준)로 가장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이어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18.8%를 기록하며 인기를 증명하고 있고, 월화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은 6.2%의 성적을 나타내는 등 실패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SBS도 마찬가지다. ‘배가본드’는 12.8%로 매회 10%대가 넘는 시청률을 쓰고 있고, ‘VIP’는 입소문을 타고 매회 시청률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MBC에서 방영 중인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3%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보이고 있지만 화제성은 남다르다. 지난달 29일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10월 4주차 TV드라마 화제성 순위에서 1위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tvN 드라마는 침체기다. 월화드라마 ‘유령을 잡아라’는 2.4%, 수목드라마 ‘청일전자 미쓰리’는 2.8%, 금요일 방송되는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2.5%, 주말드라마 ‘날 녹여주오’는 1.6%의 시청률을 나타냈다. 화제성도 떨어졌다. 10월 5주차 TV드라마 화제성 TOP 10 순위에서 1위에서 7위까지는 KBS 드라마와 JTBC, SBS 드라마가 차지했고, 8~10위는 tvN 드라마가 자리했다.
예능도 마찬가지다. ‘신서유기7’과 ‘신서유기 외전 : 삼시세끼-아이슬라드 간 세끼’를 제외하면 0~2%대의 시청률이다.
‘장르물 명가’라고 불리는 OCN 드라마도 현재 방송되고 있는 ‘모두의 거짓말’도 1%대의 저조한 성적을 쓰고 있다.
CJ ENM은 ‘콘텐츠 왕국’이라 불렸다. 독창적인 콘텐츠와 신선한 소재 등으로 트렌드를 이끌며 거대한 힘을 키웠다. 그렇게 지상파 시청자들을 케이블로 움직이게 하며 높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보였고, 새 프로그램이 론칭될 때마다 기대를 한 몸에 받기도 했다.
물론 시청률이 평가의 전부가 아니지만 무엇보다 CJ ENM은 시청자들과의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다.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과 ‘프로듀스48’의 조작 의혹 진실이 드러나면서 대중의 반발을 샀다. 누구보다 승승장구했던 CJ ENM은 이렇게 신뢰도 추락과 저조한 성적 등으로 암흑기에 접어들었다.
한동안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했던 지상파처럼 tvN도 시청률 반등의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잃어버린 신뢰도를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총체적 난국을 어떻게 극복해나갈지 관심이 쏠리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