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올가홀푸드 '통등심 돈카츠'와 '치즈 돈카츠'. 사진=김성준 기자
연일 고물가가 맹위를 떨치면서 외식 한 번 하려면 단단히 마음먹어야 하는 요즘인데요. 얇아진 지갑 탓에 될 수 있으면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지만, 튀김처럼 가정에서 조리하기엔 너무 번거로운 음식들이 있죠. 덕분에 이런 외식 메뉴에 대한 간편식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간편식 제품이 다양화되면서 직접 만들긴 번거롭고, 밖에서 먹기엔 부담스러운 메뉴들도 합리적인 가격에 편리하게 즐길 수 있게 됐는데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돈까스’도 그 중 하나입니다. 힘들게 고기를 두드리거나, 밀가루 반죽과 튀김가루가 부엌에 날리거나, 집 안 가득 기름 냄새가 퍼질 일 없이도, 에어프라이어나 전자레인지만 있으면 누구나 그럴싸한 돈까스를 만들 수 있게 됐죠.
신제품이 거듭 출시되면서 간편식 품질도 나날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돈까스’도 분식점보다 못했던 수준에서 이제는 전문점 못지않은 맛을 구현하는 단계까지 왔죠. 선택지가 많아진 소비자에게 구애하려면 맛과 편리함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해졌습니다. 풀무원 올가홀푸드(이하 올가)가 내놓은 해답은 ‘건강한 재료’입니다.
◆‘프리미엄 재료’에 담은 친환경 가치
'통등심 돈카츠'(왼쪽)와 '치즈 돈카츠' 내용물. 사진=김성준 기자
올가는 친환경 식품 전문점을 표방하는 풀무원 계열사입니다. 지속 가능한 미래 가치 체계를 확장하며 식문화 기준을 바로 세운다는 목표를 갖고 있죠. 이에 걸맞게 제품에 발색제, 착색료, 합성감미료, 보존료 등을 사용하지 않고 국내 최초로 동물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올가가 선보인 ‘통등심 돈카츠’와 ‘치즈 돈카츠’도 국내산 무항생제 등심과 우리쌀 가루를 사용한 점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습니다.
겉포장은 올가 특유의 정제된 느낌을 그대로 이어받았습니다. 차분한 베이지색 단색 배경에 먹음직스러운 제품 연출 이미지가 두드러져 있고, 제품명과 간단한 설명 등이 더해졌습니다. 제품에서 각종 첨가료를 뺀 것처럼 포장지에도 꼭 필요한 내용만 포함된 듯한 모습이네요. 포장지를 열면 플라스틱 트레이에 돈까스가 3장씩 들어있습니다. 튀김가루가 조금 흩어져있는 점을 제외하면 깔끔한 포장입니다.
조리에는 에어프라이어와 전자레인지 모두 사용할 수 있는데요. 에어프라이어 조리 시 시간은 좀 더 오래 걸리지만 보다 바삭한 식감을 살릴 수 있다고 합니다. 에어프라이어를 180도에서 5분 정도 예열한 뒤 ‘통등심 돈카츠’와 ‘치즈 돈카츠’ 한 장씩 총 두 장을 약 15분간 조리했습니다. 별도 해동 과정이 필요 없는 만큼, 냉동실에서 꺼내서 바로 조리할 수 있습니다. 10분정도 후에 한 번 뒤집어준 것을 제외하면, 솔솔 풍기는 튀김 냄새를 참으면서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바삭하고 고소한 튀김옷이 차별점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한 '통등심 돈카츠'(위 사진에서 왼쪽, 왼쪽 아래)와 '치즈 돈카츠'. 사진=김성준 기자
충분히 노릇해질 때까지 조리한 뒤 반으로 잘라봤습니다. 두 제품 모두 생각보다 튀김옷이 두꺼운 편이었지만, 전체적으로 포장지에 연출된 이미지와 크게 다르진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튀김옷은 고기와 따로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잘 입혀져 있고, 내부도 튼실하게 꽉 채워졌습니다. 다만 ‘통등심 돈카츠’는 두터운 튀김옷과 비교하면 고기 두께가 평범한 편이라 조금 아쉬운 비주얼입니다. 대신 ‘치즈 돈카츠’는 쭉 늘어나는 모짜렐라 치즈가 흘러넘칠 만큼 넉넉했습니다.
먼저 ‘통등심 돈카츠’를 먹어봤는데요. 씹자마자 ‘바삭’하는 식감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식감 외에 고소한 맛이 두드러진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튀김옷만큼은 정말 외식 돈카츠 전문점에 뒤지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고기는 정석적인 돈카츠에 가까운 맛인데, 질감이 부드러우면서도 흐물흐물하진 않았습니다. 평범한 고기 두께지만 씹는 맛을 느끼기엔 충분했습니다. 간은 조금 심심하지만 아예 싱거울 정도는 아니어서, 소스 없이 먹어도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치즈 돈카츠’는 ‘통등심 돈카츠’와 비교하면 후추 등 밑간이 조금 더 강하게 느껴졌는데요. 마찬가지로 첫입부터 바삭한 식감의 튀김옷과 함께 쫄깃한 모짜렐라 치즈 식감이 즐겁게 다가왔습니다. 치즈맛이 확실하게 존재감을 뽐내면서도 다른 재료 맛을 완전히 가리지 않았는데, 고소한 튀김옷 맛에 옅은 후추향이 치즈맛과 서로 잘 어우러졌습니다. ‘치즈 돈카츠’ 역시 그냥 먹어도 나쁘지 않은 맛이지만, 계속 먹다 보면 느끼한 맛이 조금씩 올라오니 소스를 곁들이는 편을 추천드립니다. 데미글라스 소스나 우스터소스 둘 다 잘 어울릴만한 맛입니다.
두 제품 모두 바삭하고 고소한 튀김옷이 가장 인상 깊었는데요. 차별화된 튀김옷만으로도 다른 제품과 비교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시중에 판매되는 기존 제품 중 가장 높은 가격대라는 점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풀무원이 기존에 판매 중인 ‘풀무원 통등심 돈카츠’ 보다는 약 30%가량 비싼 가격인데요. 튀김옷의 특별함을 제외하면 ‘무항생제 돈육’이라는 프리미엄 재료는 ‘가심비’의 영역에 가깝습니다. 상향 평준화된 간편식 돈카츠 사이에서 비교적 높은 가격으로도 차별점을 돋보일 수 있을지는 흥미롭게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