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4.10 총선이 현 여소야대 국면을 지속시키는 것으로 결론나면서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에도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가 무산될 것이란 우려와 함께 세법 및 상법 개정이 필요한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는 제약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점에 주시했다. 다만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자체는 그대로 지속될 것이라는 게 공통된 분석이다.
11일 김영환 NH투자증권 스트레지스트는 "정부가 총선 후 입법을 전제로 추진하던 정책들에 대해 정책의 수정 및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향후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야권을 설득할 수 있는 '교집합'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세제 지원(자사주 소각 시 이를 비용으로 처리해 법인세 감소, 기업들의 전기 대비 배당 증가분에 대한 세액공제 등)은 기대감 약화는 불가피하지만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 여야 간에 공감대가 형성된 분야도 존재하고 있다.
민주당은 총선 공약으로 이사의 충실의무 조항 내 ‘주주의 비례적 이익’ 추가를 포함하는 상법 개정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M&A·물적분할시 소액주주 차별 시정, 공적기금 운용 시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높은 가중치 부여 등도 공약했다.
김 스트레지스트는 "향후에도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한 이벤트는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거래소는 자문단 운영과 함께 상장기업 간담회를 열어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의 기업 이해도를 제고하고 의견을 수렴할 계획으로 오는 5월 열리는 2차 세미나에서 가이드라인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ISA 세제 혜택 강화(납입한도 증액, 비과세 한도 증액, 투자대상 확대) 역시 여야 모두가 공약해둔 상황. 그는 "향후 새 국회에서 통과 가능성이 높다"며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인 국내 고배당주의 수요 기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연속성은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실었다. 그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본질적인 취지는 낮은 주주환원 문제 개선을 통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있다"며 "동학개미운동을 기점으로 유권자 내 주식투자자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은 초당파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20대 이상 국내 유권자 중에서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말 14%에서 2023년말 30%로 두 배 이상 증가한 상태. ISA 비과세 혜택 강화, 일반주주 보호 강화 등 소액주주 권리 향상 정책과 같은 사안들의 경우, 야당도 찬성하는 것 역시 주식투자를 하는 유권자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다만 이들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더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김 스트레지스트는 "민주당은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2025년부터 개인투자자는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5000만원 초과분의 22%, 3억원 초과분의 27.5%를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면서 "이를 회피하려는 개인투자자들의 2024년 연말 수급 이탈 우려가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여야당의 주요 쟁점이었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야당 반대 vs 여당 찬성)와 양도소득세 완화(야당 반대 vs 여당 찬성) 등 법 개정안이 필요한 사안을 놓고, 과세를 주장하는 야당이 의석수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점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과세 폐지 기대감을 후퇴시킬 소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그는 "향후 변동성 확대 과정에서 출현하는 기간 조정을 이용해 이익 전망이 개선되고 있는 반도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연속성과 양호한 이익 모멘텀을 고려한 낙폭 과대 저 PBR주를 중심으로 매수 접근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