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전반의 경영 효율화 작업을 진행중인 카카오가 최근 정규직이던 계열사 집행임원들을 계약직(2년)으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카카오그룹의 한 계열사 임원은 "모든 계열사의 임원들을 계약직(2년)으로 바꾼 것으로 안다"며 "그동안 등기임원만 계약직이고, 집행임원들은 정규직이었는데 경영 혁신 차원에서 모두 전환하기로 한 것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이미지=카카오)
해당 전환은 최근에 진행됐고, 4월1일자로 소급해서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전환으로 일부 젊은 임원들을 중심으로 불만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카카오 본사측은 그룹 차원에서 진행된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그룹은 계열사들이 독립적으로 경영을 하면서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으로 그룹 차원에서 어떤 지침을 내리거나 하지 않는다"며 "카카오 본사만 놓고 본다면 이미 오래전부터 모든 임원은 계약직"이라고 부인했다.
그룹에서 모든 임원을 계약직으로 전환하라는 등의 지침을 내린 것은 없다는 설명이다. 만약 전환된 경우가 있다면 이는 해당 계열사의 방침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몇몇 계열사에 이런 내용을 문의했지만 개인과 기업간의 고용계약에 걸린 사안이라 내용을 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카카오그룹은 최근 경영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정신아 카카오 신임 대표를 선임, 비주력 계열사 정리 등 사업구조 개편이 한창이다. 정 대표는 비주류 계열사 정리와 함께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역량 제고를 통해 기업 체질 개선에 힘을 싣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카카오의 계열사는 128개다. 이는 지난해보다 19개 줄어든 수치다.
작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카카오가 기업집단에서 제외한 법인은 트레이스문화산업전문회사, 모노트리, 에이치앤씨게임즈, 오닉스케이, 뉴런잉글리쉬, 엑스트리플, 에이치쓰리, 비컨홀딩스, 에이브리싱코리아, 케이큐브임팩트 등이다. 주로 카카오의 핵심사업과는 거리가 있는 회사들이다.
이와 함께 수익성과 사업성과가 미진한 사업도 과감히 정리하고 있다. 카카오의 디지털 만화 플랫폼을 운영하는 카카오픽코마는 최근 프랑스 현지 법인 철수를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중국법인인 카카오IX차이나도 청산하기로 했다.
대신 AI 등 미래 사업 경쟁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 지난 2일 AI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의 초거대 AI 기반 언어 모델과 이미지 생성 모델 등을 카카오에 영업 양수하기로 결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정 대표는 이에 대해 "카카오브레인의 기술 역량과 카카오의 서비스 강점을 결합해 속도감 있게 AI 서비스를 내놓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