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증권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이석기 대표를 향한 불만과 실망이 뒤섞여 흘러나온다. 무엇보다 최고경영자(CEO)인 이 대표의 안이한 책임의식과 구시대적 성윤리 의식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이에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사진=이석기 교보증권 대표) ■ 사측, 통상임금, 개정 않겠다 '일방 통보' 이 대표 자질에 대한 논란이 본격적으로 터져나온 계기는 통상임금 이슈다. 교보증권 노동조합은 지난 20일 사측을 상대로 임금청구 집단소송을 접수했다. 이들은 근로기준법을 근거로 사측이 임금 지불시 단체협약이 아닌 사내 ‘급여규정’을 따름으로써 임금에 포함되는 모든 수당들 역시 더 낮은 수준이 적용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통상임금은 직원들에게 가장 민감한 사안 중 하나다. 이를 기준으로 퇴직금은 물론 휴일근로수당,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 등 각종 수당이 결정된다. 사실 이 같은 이슈가 증권가내 등장한 건 꽤 오랜만의 일이다. 10여년 전인 2014년 당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노동조합은 기본급을 바탕으로 지급해 온 시간외수당을 법원 판례에 따라 통상임금을 근거로 지급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고, 사측은 보상금 지급 등 노측과 합의한 사건이 있었다. 하지만 교보증권은 최근 2년여 해당 문제에 대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상황. 지난 2022년 노조가 해당 문제에 대해 제기하자 사측이 합의 의사를 보이면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했지만 지난해 사측이 통상임금과 관련한 내용을 개정하지 않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결국 노조원 590명 중 544명에 해당하는 직원들을 소송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 성윤리 의식 부족부터 갑질 의혹 잇따라 노조는 이 같은 상황이 이 대표의 안이한 현실 인식에서 비롯됐다고 봤다. 특히 이번에 함께 터져나온 문제 중에는 이 대표의 성윤리 의식 부족에 대한 논란도 포함돼 있다. 지난 10일 기자회견 자리에서 노조는 “이석기 대표가 기혼 여성에게 ‘이혼하고 내 아들과 결혼하라’고 한다든가, 여성 직원을 대상으로 ‘애기야’ 라고 호칭하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이 대표 자질을 문제삼았다. 이에 대해 교보증권 측은 “그런 일은 없었다”며 '사실무근'이란 입장이다. (사진=교보증권 블라인드 갈무리) 하지만 이를 전후로 교보증권 게시판과 블라인드에는 해당 내용이 사실임을 인증하는 글이 다수 게재됐다. 특히 게시판에는 이 대표가 “애기” 발언을 했을 당시(3월14일) 대화가 녹음된 것으로 추정되는 파일을 소지하고 있다는 직원이 글을 올리며 “모르쇠로 일관하지 마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사측 언론플레이에 더 독이 오른다”, “옆직원에게 말하는거 직접 들었다. 적어도 몇백명은 그얘기 옆에서 들었을 것”, “사무실에서 사람들 다 있는데 저런말 진짜 자주한다” 등 관련 증언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더해 이 대표는 4월 10일 국회의원 선거일에 신입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전거 라이딩 행사를 진행하는 등 전반적으로 구시대적 사고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사진=교보증권) ■ '무소불위' 이석기 대표...신창재 회장 향하는 시선 다만 그룹 일각에선 이 같은 논란이 새롭지 않다는 반응도 나온다.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의 신임을 등에 업은 이 대표의 이 같은 언행이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란 것. 이 대표는 지난 2009년 44세의 젊은 나이에 교보생명 등기임원으로 발탁되는 파격 인사로 내부에서도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교보생명의 사내 등기임원은 신 회장과 이 대표 등 3명에 불과했다. 실제 최근 블라인드에도 “생명에서도 성희롱 발언 거침없었는데 워낙 무소불위 넘버투 권력자여서 아무도 쉽게 말을 못했다”는 골자의 내용들이 올라와 있다. 이처럼 이석기 대표를 둘러싼 각종 자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안팎의 시선은 교보생명을 향한다.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금융사 수장으로서 부적절한 언행을 일삼은 CEO 적합성 논란은 부담이 아닐 수 없어서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최근 이슈가 계속 확산될 경우 제아무리 신 회장 신임이 두터운 인물이라 할 지라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특히 신 회장이 지분과 관련한 풋옵션 분쟁 등을 겪으면서 내부 임원들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져 있다는 점도 향후 이 대표 거취에 큰 변수"라고 귀띔했다.

교보증권 직원들은 왜 화가 났을까 [뷰파인더]

통상임금·성희롱·갑질 등 '구시대' 아이콘 된 이석기 대표
신창재 회장 신임 등에 업은 권력 '뒷말' 무성
자질 논란에 CEO 경질 가능성 대두

박민선 기자 승인 2024.05.31 07:00 의견 0

교보증권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이석기 대표를 향한 불만과 실망이 뒤섞여 흘러나온다. 무엇보다 최고경영자(CEO)인 이 대표의 안이한 책임의식과 구시대적 성윤리 의식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이에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사진=이석기 교보증권 대표)


■ 사측, 통상임금, 개정 않겠다 '일방 통보'

이 대표 자질에 대한 논란이 본격적으로 터져나온 계기는 통상임금 이슈다.

교보증권 노동조합은 지난 20일 사측을 상대로 임금청구 집단소송을 접수했다. 이들은 근로기준법을 근거로 사측이 임금 지불시 단체협약이 아닌 사내 ‘급여규정’을 따름으로써 임금에 포함되는 모든 수당들 역시 더 낮은 수준이 적용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통상임금은 직원들에게 가장 민감한 사안 중 하나다. 이를 기준으로 퇴직금은 물론 휴일근로수당,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 등 각종 수당이 결정된다.

사실 이 같은 이슈가 증권가내 등장한 건 꽤 오랜만의 일이다. 10여년 전인 2014년 당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노동조합은 기본급을 바탕으로 지급해 온 시간외수당을 법원 판례에 따라 통상임금을 근거로 지급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고, 사측은 보상금 지급 등 노측과 합의한 사건이 있었다.

하지만 교보증권은 최근 2년여 해당 문제에 대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상황. 지난 2022년 노조가 해당 문제에 대해 제기하자 사측이 합의 의사를 보이면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했지만 지난해 사측이 통상임금과 관련한 내용을 개정하지 않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결국 노조원 590명 중 544명에 해당하는 직원들을 소송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 성윤리 의식 부족부터 갑질 의혹 잇따라

노조는 이 같은 상황이 이 대표의 안이한 현실 인식에서 비롯됐다고 봤다. 특히 이번에 함께 터져나온 문제 중에는 이 대표의 성윤리 의식 부족에 대한 논란도 포함돼 있다.

지난 10일 기자회견 자리에서 노조는 “이석기 대표가 기혼 여성에게 ‘이혼하고 내 아들과 결혼하라’고 한다든가, 여성 직원을 대상으로 ‘애기야’ 라고 호칭하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이 대표 자질을 문제삼았다.

이에 대해 교보증권 측은 “그런 일은 없었다”며 '사실무근'이란 입장이다.

(사진=교보증권 블라인드 갈무리)


하지만 이를 전후로 교보증권 게시판과 블라인드에는 해당 내용이 사실임을 인증하는 글이 다수 게재됐다.

특히 게시판에는 이 대표가 “애기” 발언을 했을 당시(3월14일) 대화가 녹음된 것으로 추정되는 파일을 소지하고 있다는 직원이 글을 올리며 “모르쇠로 일관하지 마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사측 언론플레이에 더 독이 오른다”, “옆직원에게 말하는거 직접 들었다. 적어도 몇백명은 그얘기 옆에서 들었을 것”, “사무실에서 사람들 다 있는데 저런말 진짜 자주한다” 등 관련 증언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더해 이 대표는 4월 10일 국회의원 선거일에 신입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전거 라이딩 행사를 진행하는 등 전반적으로 구시대적 사고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사진=교보증권)


■ '무소불위' 이석기 대표...신창재 회장 향하는 시선

다만 그룹 일각에선 이 같은 논란이 새롭지 않다는 반응도 나온다.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의 신임을 등에 업은 이 대표의 이 같은 언행이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란 것.

이 대표는 지난 2009년 44세의 젊은 나이에 교보생명 등기임원으로 발탁되는 파격 인사로 내부에서도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교보생명의 사내 등기임원은 신 회장과 이 대표 등 3명에 불과했다.

실제 최근 블라인드에도 “생명에서도 성희롱 발언 거침없었는데 워낙 무소불위 넘버투 권력자여서 아무도 쉽게 말을 못했다”는 골자의 내용들이 올라와 있다.

이처럼 이석기 대표를 둘러싼 각종 자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안팎의 시선은 교보생명을 향한다.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금융사 수장으로서 부적절한 언행을 일삼은 CEO 적합성 논란은 부담이 아닐 수 없어서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최근 이슈가 계속 확산될 경우 제아무리 신 회장 신임이 두터운 인물이라 할 지라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특히 신 회장이 지분과 관련한 풋옵션 분쟁 등을 겪으면서 내부 임원들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져 있다는 점도 향후 이 대표 거취에 큰 변수"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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