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가 지난 4월 출시한 'A2+ 우유'. 사진=김성준 기자 고물가에 힘입은 저렴한 수입 멸균우유의 공세 속에서도 국내 A2 우유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우유 품질 향상과 기능성에 집중한 프리미엄 전략이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내면서 관련 제품 판매에도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4일 서울우유에 따르면 지난 4월 출시한 ‘A2+ 우유’는 예상했던 수치보다 약 20%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올해 말까지 일평균 약 1900톤의 원유 중 3%인 50톤을 A2 우유로 생산할 계획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긴 어렵지만 A2+ 우유 판매량이 기대치보다 20% 가까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라면서 “내부적으로도 ‘배앓이로 우유를 못 마시던 소비자가 A2 우유는 탈 없이 마시고 있다’ 등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얻고 있다”라고 말했다. ‘A2+ 우유’는 서울우유가 전용목장에서 분리 집유한 A2 우유에 체세포수 1등급, 세균수 1A 원유와 EFL공법(원심분리기로 세균과 미생물을 제거하는 공정)을 적용한 프리미엄 우유다. A2 우유는 까다로운 생상 공정으로 기존 우유보다 가격이 높지만, 소화 개선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앓이가 없는 우유’, ‘모유 단백질과 유사한 구조’로 맘카페 등에서 입소문을 타며 수요가 몰리고 있다. 실제로 연세유업이 지난해 10월 선보인 ‘세브란스 전용목장 A2단백우유’는 출시 8개월 동안 누적 판매량 500만개를 넘어섰다. 출시 후 6개월간 누적 판매량이 300만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들어 판매량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연세유업은 A2단백원유를 주원료로 한 ‘세브란스 A2프로틴’을 출시하는 등 향후 제품군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 유업계, 소비감소·수입산 공세에 ‘프리미엄화’로 활로 모색 마트 매대에 진열된 흰우유 제품들. 사진=김성준 기자 국내 유업계가 A2 우유에 주목하는 것은 국내 우유 시장이 처한 어려운 상황 때문이다. 저출산 여파로 우유 주 소비층인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국내 흰우유 소비량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연간 흰우유(백색 시유) 소비량은 2018년 26.7㎏에서 지난해 25.9㎏으로 줄었다. 여기에 생산 원가 상승에 따른 거듭된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 저항감까지 커진 상황이다. 특히 이 틈을 파고든 수입산 멸균우유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멸균우유는 일반우유와 맛 차이 등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최근 고물가 추세가 이어지면서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소비층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2020년 1만1413톤이었던 멸균우유 수입량은 지난해 3만7361톤으로 3년 만에 약 3.3배 증가했다. 오는 2026년 미국·유럽산 유제품에 대한 관세가 철폐되면 국산 우유의 가격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국내 유업체는 뒤처진 가격 경쟁력을 만회하기 위해 제품 프리미엄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A2 우유는 소화 개선 등 효과로 평소 배앓이로 우유를 마시지 않던 성인 소비자를 새로운 수요층으로 끌어안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 서울우유는 A2 우유 대중화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프리미엄 A2 우유인 ‘A2+ 우유’ 출시에 이어 오는 2030년까지 모든 원유를 A2 원유로 교체한다는 목표다. 아직 A2 우유를 출시하지 않은 업체들도 유당을 제거한 ‘락토프리’ 등 제품 기능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A2 우유 출시계획을 밝히진 않았지만, 프리미엄 제품 출시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우유 시장이 점차 ‘프리미엄’ 국산 우유와 ‘가성비’ 수입산 우유로 재편되면서 우유 소비 양극화 구도도 한층 선명해질 전망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올해 고칼슘과 무지방 등 기능성을 강화한 락토프리 제품을 출시하고, ‘아인슈타인’을 누구나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무항생제 인증우유’로 리뉴얼했다”면서 “(수입산 멸균우유에 대응해) A2 우유처럼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하며 경쟁력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2 우유 성장세 기대보다 빨라”…수입 멸균우유 대항마 될까

서울우유 판매량 기대치 20% 상회, 연세유업도 판매량 증가 속도 붙어
A2 우유, 비싼 가격에도 소화 개선 등 기능성 주목받으며 소비층 확장
소비 감소, 수입산 공세에 ‘프리미엄화’ 매진…우유 시장도 양극화 재편

김성준 기자 승인 2024.07.04 16:52 의견 0
서울우유가 지난 4월 출시한 'A2+ 우유'. 사진=김성준 기자

고물가에 힘입은 저렴한 수입 멸균우유의 공세 속에서도 국내 A2 우유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우유 품질 향상과 기능성에 집중한 프리미엄 전략이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내면서 관련 제품 판매에도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4일 서울우유에 따르면 지난 4월 출시한 ‘A2+ 우유’는 예상했던 수치보다 약 20%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올해 말까지 일평균 약 1900톤의 원유 중 3%인 50톤을 A2 우유로 생산할 계획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긴 어렵지만 A2+ 우유 판매량이 기대치보다 20% 가까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라면서 “내부적으로도 ‘배앓이로 우유를 못 마시던 소비자가 A2 우유는 탈 없이 마시고 있다’ 등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얻고 있다”라고 말했다.

‘A2+ 우유’는 서울우유가 전용목장에서 분리 집유한 A2 우유에 체세포수 1등급, 세균수 1A 원유와 EFL공법(원심분리기로 세균과 미생물을 제거하는 공정)을 적용한 프리미엄 우유다. A2 우유는 까다로운 생상 공정으로 기존 우유보다 가격이 높지만, 소화 개선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앓이가 없는 우유’, ‘모유 단백질과 유사한 구조’로 맘카페 등에서 입소문을 타며 수요가 몰리고 있다.

실제로 연세유업이 지난해 10월 선보인 ‘세브란스 전용목장 A2단백우유’는 출시 8개월 동안 누적 판매량 500만개를 넘어섰다. 출시 후 6개월간 누적 판매량이 300만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들어 판매량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연세유업은 A2단백원유를 주원료로 한 ‘세브란스 A2프로틴’을 출시하는 등 향후 제품군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 유업계, 소비감소·수입산 공세에 ‘프리미엄화’로 활로 모색

마트 매대에 진열된 흰우유 제품들. 사진=김성준 기자

국내 유업계가 A2 우유에 주목하는 것은 국내 우유 시장이 처한 어려운 상황 때문이다. 저출산 여파로 우유 주 소비층인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국내 흰우유 소비량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연간 흰우유(백색 시유) 소비량은 2018년 26.7㎏에서 지난해 25.9㎏으로 줄었다. 여기에 생산 원가 상승에 따른 거듭된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 저항감까지 커진 상황이다.

특히 이 틈을 파고든 수입산 멸균우유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멸균우유는 일반우유와 맛 차이 등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최근 고물가 추세가 이어지면서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소비층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2020년 1만1413톤이었던 멸균우유 수입량은 지난해 3만7361톤으로 3년 만에 약 3.3배 증가했다. 오는 2026년 미국·유럽산 유제품에 대한 관세가 철폐되면 국산 우유의 가격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국내 유업체는 뒤처진 가격 경쟁력을 만회하기 위해 제품 프리미엄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A2 우유는 소화 개선 등 효과로 평소 배앓이로 우유를 마시지 않던 성인 소비자를 새로운 수요층으로 끌어안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 서울우유는 A2 우유 대중화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프리미엄 A2 우유인 ‘A2+ 우유’ 출시에 이어 오는 2030년까지 모든 원유를 A2 원유로 교체한다는 목표다.

아직 A2 우유를 출시하지 않은 업체들도 유당을 제거한 ‘락토프리’ 등 제품 기능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A2 우유 출시계획을 밝히진 않았지만, 프리미엄 제품 출시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우유 시장이 점차 ‘프리미엄’ 국산 우유와 ‘가성비’ 수입산 우유로 재편되면서 우유 소비 양극화 구도도 한층 선명해질 전망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올해 고칼슘과 무지방 등 기능성을 강화한 락토프리 제품을 출시하고, ‘아인슈타인’을 누구나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무항생제 인증우유’로 리뉴얼했다”면서 “(수입산 멸균우유에 대응해) A2 우유처럼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하며 경쟁력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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