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가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 오픈한 팬 커뮤니티 'K팝 호텔'. (사진=SKT)
한 때 미래 먹거리로 점쳐지던 메타버스 서비스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국내 주요기업들이 잇달아 메타버스 사업을 축소·종료하는 가운데, 통신3사 역시 사업 재정비에 들어갔다. 기존 골자는 유지하되, AI 등을 활용해 새 돌파구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메타버스 관련 서비스를 잇달아 축소·종료하고 있다.
넷마블에프앤씨는 지난 1월 자회사 메타버스월드 전 직원에게 권고사직을 통보, 메타버스 사업을 대폭 축소했다. 컴투스의 '올-인원'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 역시 지난 3월부터 서비스가 잠정 중단된 상태다. 카카오는 지난 12월 메타버스 서비스를 추진하던 증손회사 컬러버스의 '퍼피레드M' 서비스 운영을 종료했다.
이 밖에도 55억원을 투자한 서울시의 공공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버스 서울'은 이용률이 저조해 오는 10월 종료된다. 국내 지자체들의 메타버스 사업 역시 향후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메타버스는 코로나19 시기 확산된 비대면 문화로 인해 각광받은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국내 기업들은 물론 정부도 적극적으로 투자를 이어왔다. 그러나 엔데믹 후 일상이 돌아오며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감소했고, 산업계의 화두가 AI로 옮겨지며 점차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다.
통신 3사의 메타버스 서비스 역시 같은 맥락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표적으로 KT는 오는 8월 B2C(기업 대 소비자) 사업 '지니버스'의 오픈베타 서비스를 종료한다. 앞서 KT는 지난 4월 B2B(기업 대 기업)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라운지'을 종료한 바 있다.
그럼에도 통신업계는 메타버스 사업을 완전히 접지는 않을 전망이다. 각 사가 공통적으로 전사적 역량을 쏟는 중인 생성형 AI를 메타버스에 접목, 플랫폼을 고도화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SKT는 B2C 플랫폼 '이프랜드'에 AI를 활용한다. 연내 플랫폼 내 ▲현지 언어·문화에 최적화된 '소셜 AI 에이전트' ▲대화가 가능한 AI 챗봇 'AI 페르소나' ▲각국 문화에 맞는 3D 아이템·공간을 생성형AI로 제작하는 'AI 스튜디오' 등 신규 콘텐츠를 추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문화권의 이용자들에게도 이질감 없는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또한 SKT는 '이프랜드'에 K팝 아이돌을 접목하며 콘텐츠를 강화한다. '이프랜드'에 글로벌 메타버스 팬 커뮤니티 'K팝 호텔'을 오픈하고, 총 99층으로 구성된 가상 공간에 유명 아이돌을 배치해 전 세계 K팝 팬들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현재 아이돌그룹 '에스파'와 '이프랜드' 걸그룹 '이프랜디스'가 각각 99층과 2층에 자리해있으며, 향후 다른 아이돌 그룹 역시 끌어들인다는 구상이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운영 중인 '키즈토피아'와 '유버스'에 자사의 생성형 AI '익시'를 적용해 메타버스 플랫폼을 고도화한다.
먼저 교육용 플랫폼 '키즈토피아'에 AI 자연탐사 콘텐츠 '지구사랑탐사대' 등과 같은 교육용 콘텐츠를 지속 추가한다. 또 '유버스'에는 ▲AI 메타버스 캠퍼스 구현·운영 ▲AI 메타버스 캠퍼스 활성화 ▲실시간 온라인 강의 플랫폼 구성 등을 목표로 AI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광주과학기술원(GIST)과도 손을 잡기도 했다.
KT는 자사의 생성형 AI '믿음'을 메타버스 서비스에 활용할 계획이다. 최근 '지니버스', '메타라운지' 등 관련 사업을 잇달아 축소하고 있지만, 향후 AI '믿음'을 적용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목표다.
업계는 통신 3사가 향후 적정 시기가 올 때를 대비해 메타버스 사업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사업의 부진은 아직 기술의 발전이 따라잡지 못해 나타난 것일 뿐, 이후 고도화된 AI 기술이 플랫폼에 적용되면 시장이 활성화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