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은행 가계대출 규제 이슈가 부각되면서 지난 주 국내 은행주가 급락세를 보였다. 연초이후 호실적에 밸류업 모멘텀이 더해지며 상대적 강세를 보여온 은행주를 규제 이슈 부각에 외국인이 단숨에 내다팔면서 급랭모드로 돌아선 것.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8/26~30일) 은행주는 4.1% 하락해 코스피 하락률(1.0%) 대비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은행주의 전전주 급등분이 상당부분 되돌려진 셈이다. 은행별로는 하나금융(-8.0%) JB금융(-7.8%) 신한지주(-6.5%) 우리금융(-3.1%) 기업은행(-2.5%) KB금융(-1.0%) 순이다.
은행주 급락 배경으로는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가 직접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가에선 이번 외국인 매도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수요 억제를 위한 은행 대출금리 인상 우려 발언, 가계대출 총량 관리 가능성에 따른 성장률 둔화 우려가 작용하면서 이뤄졌다고 해석했다.
반면 DGB금융과 BNK금융은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시중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지방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몰릴 수 있고, 가계대출 규모와 비중이 크지 않아 시중은행 대비 규제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1일 보고서를 통해 "연초 경영계획보다 많은 가계대출을 한 은행에는 패널티를 부여하겠다는 방침을 금융당국이 밝히면서 은행들은 생활안정자금 대출 제한, 주택담보대출 모기지보험 중단, 마이너스통장 한도 축소 등을 통해 가계대출 축소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금융당국은 향후 필요시 DSR 적용 범위를 확대하거나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상향 등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상향의 경우는 은행 자본비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파급 효과가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향후 은행주의 추가 하락 우려에 대해선 선을 긋는 분위기다. 연초 이후 은행주가 코스피대비 40%p 넘게 초과상승한 가운데 규제 이슈가 부각되면서 차익실현 심리를 자극, 조정 국면에 진입했지만 과도하게 우려할 만한 추가 악재는 없다는 것. 최 애널리스트는 "가계대출 규제로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애초부터 가계대출 성장률은 기대치가 높지 않았고, 가계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기업대출 성장만으로도 4% 내외의 총대출 성장은 충분히 가능해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를 지나치게 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밸류업 기대감만 훼손되지 않는다면 반등 모멘텀은 충분히 이어질 수 있다"면서 "최근 조정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하며 은행주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계속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은 최근 부실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 PF 1차 사업성 평가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평가 결과 유의와 부실우려 해당 여신은 약 21조원으로 전체 PF 익스포져 216.5조원의 약 9.7% 수준으로 집계됐다. 21조원 중 업권별 금액은 은행은 0.4조원에 그쳤고 보험 0.5조원, 증권 3.2조원, 저축 4.5조원, 여전 2.4조원, 상호 9.9조원 등으로 나타났다.
(자료=하나증권 리서치 집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