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여행이요? ‘동백이’ 인기 좀 더 만끽할게요”   배우 공효진은 매우 들떠있었다. 작품을 끝내고 난 후 “해외여행 가냐”는 질문을 받곤 했지만 공효진의 대답은 ‘NO’였다. 촬영을 할 땐 현장과 집 밖에 모르던 터라 실감하지 못했지만, 종영 후에 비로소 드라마의 인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최근 종영한 KBS2 ‘동백꽃 필 무렵’은 공효진이 3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그것도 자신의 주특기인 로맨틱 코미디로 돌아온 작품이다. 극중 동백이는 8살 아들 필구의 엄마이자, 술집 까멜리아의 사장이다. 현실 어딘가에 존재할 것만 같은 ‘싱글맘’은 공효진을 만나면서 특별해졌다. 대중의 반응도 그랬지만, 직접 동백이를 연기한 공효진에게 드라마는 더 없이 만족스러웠다. 놓칠 뻔했던 수작을 잡았을 때의 뿌듯함도 일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 촬영을 준비하고 있던 상황이라 무작정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는 없었어요. 그런데 대본은 진짜 재미있더라고요. 대사가 독특했어요. 생소한 단어들도 많이 나오고요. 직접 사전을 찾아가면서 대본을 읽다가 임상춘 작가 번호를 물어봐서 연락을 했어요. ‘나 출연은 못 하는데, 5부 대본 좀 보여주시면 안 되냐’고요. 그 말에 작가님의 마음이 움직인 것 같아요. 하늘이도 제대 해야하고, 결국 드라마 일정이 미뤄지게 돼서 제가 하게 된 거죠”  이 미뤄지고 제가 참여하게 된 거죠”  ‘동백꽃 필 무렵’에 대한 공효진의 애정은 비단 동백이 캐릭터만은 아니었다. 대본을 얼마나 쥐고 살았는지 인터뷰 내내 상대 역 대사까지 줄줄이 읊어댔다. 또 대본을 통해 애정하게 된 향미 캐릭터에도 친분이 있는 손담비를 직접 추천해 호흡을 맞췄다.  “사실 향미 역할에도 혹했어요. 오히려 동백이보다 향미 역을 하고 싶었어요. 현실적으로 하나의 축으 맡아야 하니까 동백이를 하게 됐지만요.(웃음) 향미를 보면서 내가 진짜 아끼고, 잘 됐으면 하는 친구가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절대 후회하지 않는 배역일 거라고 자신했어요. 평소엔 친한 사람에게 같은 드라마 역할을 제안하지 않아요. 어떤 것도 장담할 순 없으니까요. 근데 향미는 달랐어요. 그런데 담비가 자꾸 향미처럼 보이는 거예요. 운명이었나 봐요. 역시나 잘 소화해내더라고요”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동백이에 대한 마음은 더욱 각별했다. 임상춘 작가는 공효진에게 “탁구공을 만들어 주면 배구공으로 돌려주는 배우”라고 말했다. 작가가 만든 대사를 그대로 표현해내기도 하지만, 공효진은 동백이 캐릭터를 더욱 갈고 닦았다. 작가와 문자, 전화를 끊임없이 주고받으면서 동백이를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들어 가는 과정을 거쳤다.  “다른 작가님들과는 달리 제가 의견을 말하면 대부분 수정해주셨어요. 뭔가 통했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미혼모 아들, 술집아들, 고아, 아빠 없는 애 같은 단어가 자주 나왔잖아요. 나를 표현하는 상징적인 단어이고, 필구 앞에 따라붙었던 말들인데 너무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는 게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말씀드렸는데 바로 순화시키는 방향으로 바꿨어요. 변주가 빠른 분인 것 같아요. 실제 동백이가 있다면 아마 작가님 같은 사람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따뜻해요”  대본을 ‘파먹었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의 공효진이었지만, 그도 몰랐던 ‘반전’이 있었다. 작품은 여성 주인공이 편견에 맞서 자존감을 회복하는 스토리라인에 여성 인물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연대하는 모습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연쇄살인범 까불이를 잡은 ‘최후의 1인’이 동백이라는 점은 반전과 통쾌함을 줬다. 공효진도 “깜짝 놀랐다. 내가 까불이를 잡을 줄이야”라며 혀를 내둘렀다.  “시청자들이 예상치 못한 전개라고 하는데 배우들한테도 마찬가지였어요. 갑자기 엄마가 나타나고, 치매인 줄 알았던 엄마가 치매가 아니고, 흥식이한테 아버지가 있었던 것도, 소장님이 영심이 챙긴 이유도 그렇고요. 반전의 반전이잖아요. 특히 제가 까불이를 손으로 잡는 건 진짜 압권이었죠. 그 부분은 동백이의 변화를 압축적으로 가장 잘 표현한 장면인 것 같아요”

[마주보기①] 공효진이 ‘동백이’를 대하는 자세

“촬영 고사한 후 작가에 연락해 대본 좀 달라고…”

박정선 기자 승인 2019.11.28 11:00 의견 0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여행이요? ‘동백이’ 인기 좀 더 만끽할게요”  

배우 공효진은 매우 들떠있었다. 작품을 끝내고 난 후 “해외여행 가냐”는 질문을 받곤 했지만 공효진의 대답은 ‘NO’였다. 촬영을 할 땐 현장과 집 밖에 모르던 터라 실감하지 못했지만, 종영 후에 비로소 드라마의 인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최근 종영한 KBS2 ‘동백꽃 필 무렵’은 공효진이 3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그것도 자신의 주특기인 로맨틱 코미디로 돌아온 작품이다. 극중 동백이는 8살 아들 필구의 엄마이자, 술집 까멜리아의 사장이다. 현실 어딘가에 존재할 것만 같은 ‘싱글맘’은 공효진을 만나면서 특별해졌다. 대중의 반응도 그랬지만, 직접 동백이를 연기한 공효진에게 드라마는 더 없이 만족스러웠다. 놓칠 뻔했던 수작을 잡았을 때의 뿌듯함도 일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 촬영을 준비하고 있던 상황이라 무작정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는 없었어요. 그런데 대본은 진짜 재미있더라고요. 대사가 독특했어요. 생소한 단어들도 많이 나오고요. 직접 사전을 찾아가면서 대본을 읽다가 임상춘 작가 번호를 물어봐서 연락을 했어요. ‘나 출연은 못 하는데, 5부 대본 좀 보여주시면 안 되냐’고요. 그 말에 작가님의 마음이 움직인 것 같아요. 하늘이도 제대 해야하고, 결국 드라마 일정이 미뤄지게 돼서 제가 하게 된 거죠” 
이 미뤄지고 제가 참여하게 된 거죠” 

‘동백꽃 필 무렵’에 대한 공효진의 애정은 비단 동백이 캐릭터만은 아니었다. 대본을 얼마나 쥐고 살았는지 인터뷰 내내 상대 역 대사까지 줄줄이 읊어댔다. 또 대본을 통해 애정하게 된 향미 캐릭터에도 친분이 있는 손담비를 직접 추천해 호흡을 맞췄다. 

“사실 향미 역할에도 혹했어요. 오히려 동백이보다 향미 역을 하고 싶었어요. 현실적으로 하나의 축으 맡아야 하니까 동백이를 하게 됐지만요.(웃음) 향미를 보면서 내가 진짜 아끼고, 잘 됐으면 하는 친구가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절대 후회하지 않는 배역일 거라고 자신했어요. 평소엔 친한 사람에게 같은 드라마 역할을 제안하지 않아요. 어떤 것도 장담할 순 없으니까요. 근데 향미는 달랐어요. 그런데 담비가 자꾸 향미처럼 보이는 거예요. 운명이었나 봐요. 역시나 잘 소화해내더라고요”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동백이에 대한 마음은 더욱 각별했다. 임상춘 작가는 공효진에게 “탁구공을 만들어 주면 배구공으로 돌려주는 배우”라고 말했다. 작가가 만든 대사를 그대로 표현해내기도 하지만, 공효진은 동백이 캐릭터를 더욱 갈고 닦았다. 작가와 문자, 전화를 끊임없이 주고받으면서 동백이를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들어 가는 과정을 거쳤다. 

“다른 작가님들과는 달리 제가 의견을 말하면 대부분 수정해주셨어요. 뭔가 통했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미혼모 아들, 술집아들, 고아, 아빠 없는 애 같은 단어가 자주 나왔잖아요. 나를 표현하는 상징적인 단어이고, 필구 앞에 따라붙었던 말들인데 너무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는 게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말씀드렸는데 바로 순화시키는 방향으로 바꿨어요. 변주가 빠른 분인 것 같아요. 실제 동백이가 있다면 아마 작가님 같은 사람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따뜻해요” 

대본을 ‘파먹었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의 공효진이었지만, 그도 몰랐던 ‘반전’이 있었다. 작품은 여성 주인공이 편견에 맞서 자존감을 회복하는 스토리라인에 여성 인물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연대하는 모습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연쇄살인범 까불이를 잡은 ‘최후의 1인’이 동백이라는 점은 반전과 통쾌함을 줬다. 공효진도 “깜짝 놀랐다. 내가 까불이를 잡을 줄이야”라며 혀를 내둘렀다. 

“시청자들이 예상치 못한 전개라고 하는데 배우들한테도 마찬가지였어요. 갑자기 엄마가 나타나고, 치매인 줄 알았던 엄마가 치매가 아니고, 흥식이한테 아버지가 있었던 것도, 소장님이 영심이 챙긴 이유도 그렇고요. 반전의 반전이잖아요. 특히 제가 까불이를 손으로 잡는 건 진짜 압권이었죠. 그 부분은 동백이의 변화를 압축적으로 가장 잘 표현한 장면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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