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조원대 퇴직연금 시장을 둘러싼 총성없는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퇴직연금 실물 이전제도를 계기로 더욱 장벽이 낮아지면서 회사에서 회사로, 업권에서 타업권으로 고객들 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 반면 우물 안에서 경쟁하던 금융회사들로선 경쟁자가 많아진 셈. 다양해지고 활발해지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고객들은 은퇴부자를 향한 꿈을 과연 이뤄낼 수 있을까. 어느새 개인 투자자의 투자 필수템으로 자리잡은 상장지수펀드(ETF)는 연금 시장에서도 핵심 상품군이 됐다. 지난 9월 기준 국내 ETF 시장의 순자산 규모는 160조원. 불과 1년 만에 100조원에서 150조원까지 빠르게 불어난 ETF 순자산의 증가 속도는 매달 10조원 이상 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연금 시장도 한 몫 단단히 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말 기준 8조9399억원 수준이던 연금 계좌 내 ETF 투자 규모는 2023년 말 17조원대를 넘어선 데 이어 올해 상반기 27조원대를 돌파했다. 1년 반만에 무려 세배 가량 늘었다. 특히 업권별로는 증권사 퇴직연금 및 개인연금 계좌를 통한 보유 규모가 25조원 가량을 차지해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 현재 은행의 개인연금 계좌에서는 ETF 매매가 불가능하다. (자료=각사 취합) ■ ETF, 연금계좌에서 거래비용 없이 매매 그렇다면 연금계좌에서 ETF에 투자할 때 얻을 수 있는 매력은 뭘까.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퇴직연금 계좌에서 ETF 투자시 개인들이 매매에 따른 수수료 부담을 안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꼽는다. 예를 들어, 일반 주식 계좌에서 ETF를 매매할 경우 일반 주식과 동일하게 거래 수수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퇴직연금 계좌의 경우 근로자 퇴직연금 보장법(근퇴법)에 따라 퇴직연금 사업자는 자산관리수수료와 운용관리수수료를 제외하고는 대통령령으로 정해진 수수료만 수취 가능하다. 즉, 퇴직연금의 경우 회사에서 운용 규모에 따른 수수료를 일괄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근로자가 ETF 매매시 추가로 지불하는 비용은 없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매매로 인해 발생하는 수수료는 본래 고객이 부담해야 하지만 근퇴법에 위배되기 때문에 증권사의 경우 자체적인 시스템을 통해 무료로 제공하고 은행 등은 사업자가 해당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 퇴직연금 계좌를 통해 ETF를 적극 매매하려는 가입자라면 금융사 선택시 꼼꼼히 따져봐야할 필요가 있다. 증권사 퇴직연금 계좌의 경우 자체 시스템을 이용하는 만큼 일반 주식 계좌처럼 실시간 주문을 통해 즉시 매매가 가능하다. 반면 은행 계좌는 당일매매를 선택하더라도 증권사로 주문이 이전돼 매매가 체결되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최소 5분에서 최대 20분 가량의 시차가 발생한다. 대부분 은행들이 기본 옵션으로 두고 있는 익일매매의 경우 전일 주문량에 대해 다음 거래일 장중 시장가를 기준으로 분할매수된다. 즉, 은행들이 증권사 대비 상대적으로 적은 ETF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는 것은 이같은 수수료 부담과 거래 시스템 부재에 따른 한계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가 판매사들에게는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지만 개인 입장에서는 퇴직연금 계좌에서 투자하는 것이 당연히 이득인 상품”이라며 “현물이전 제도를 통해 적극적인 상품 운용을 추구하는 연금 가입자들이 ETF 시장으로 더 유입되면 의미있는 변화도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환승연금] 연금계좌 ETF 매매시 알아야 할 것들 ②

연금계좌 내 ETF 규모 27조원대 돌파
ETF, 근퇴법 근거 매매 수수료 '제로'
증권, 실시간 매매 vs 은행, 최소 시차 불가피

박민선 기자 승인 2024.10.16 15:47 | 최종 수정 2024.10.16 16:02 의견 0

400조원대 퇴직연금 시장을 둘러싼 총성없는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퇴직연금 실물 이전제도를 계기로 더욱 장벽이 낮아지면서 회사에서 회사로, 업권에서 타업권으로 고객들 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 반면 우물 안에서 경쟁하던 금융회사들로선 경쟁자가 많아진 셈. 다양해지고 활발해지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고객들은 은퇴부자를 향한 꿈을 과연 이뤄낼 수 있을까.


어느새 개인 투자자의 투자 필수템으로 자리잡은 상장지수펀드(ETF)는 연금 시장에서도 핵심 상품군이 됐다.

지난 9월 기준 국내 ETF 시장의 순자산 규모는 160조원. 불과 1년 만에 100조원에서 150조원까지 빠르게 불어난 ETF 순자산의 증가 속도는 매달 10조원 이상 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연금 시장도 한 몫 단단히 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말 기준 8조9399억원 수준이던 연금 계좌 내 ETF 투자 규모는 2023년 말 17조원대를 넘어선 데 이어 올해 상반기 27조원대를 돌파했다. 1년 반만에 무려 세배 가량 늘었다.

특히 업권별로는 증권사 퇴직연금 및 개인연금 계좌를 통한 보유 규모가 25조원 가량을 차지해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 현재 은행의 개인연금 계좌에서는 ETF 매매가 불가능하다.

(자료=각사 취합)

■ ETF, 연금계좌에서 거래비용 없이 매매

그렇다면 연금계좌에서 ETF에 투자할 때 얻을 수 있는 매력은 뭘까.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퇴직연금 계좌에서 ETF 투자시 개인들이 매매에 따른 수수료 부담을 안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꼽는다.

예를 들어, 일반 주식 계좌에서 ETF를 매매할 경우 일반 주식과 동일하게 거래 수수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퇴직연금 계좌의 경우 근로자 퇴직연금 보장법(근퇴법)에 따라 퇴직연금 사업자는 자산관리수수료와 운용관리수수료를 제외하고는 대통령령으로 정해진 수수료만 수취 가능하다. 즉, 퇴직연금의 경우 회사에서 운용 규모에 따른 수수료를 일괄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근로자가 ETF 매매시 추가로 지불하는 비용은 없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매매로 인해 발생하는 수수료는 본래 고객이 부담해야 하지만 근퇴법에 위배되기 때문에 증권사의 경우 자체적인 시스템을 통해 무료로 제공하고 은행 등은 사업자가 해당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 퇴직연금 계좌를 통해 ETF를 적극 매매하려는 가입자라면 금융사 선택시 꼼꼼히 따져봐야할 필요가 있다.

증권사 퇴직연금 계좌의 경우 자체 시스템을 이용하는 만큼 일반 주식 계좌처럼 실시간 주문을 통해 즉시 매매가 가능하다. 반면 은행 계좌는 당일매매를 선택하더라도 증권사로 주문이 이전돼 매매가 체결되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최소 5분에서 최대 20분 가량의 시차가 발생한다. 대부분 은행들이 기본 옵션으로 두고 있는 익일매매의 경우 전일 주문량에 대해 다음 거래일 장중 시장가를 기준으로 분할매수된다.

즉, 은행들이 증권사 대비 상대적으로 적은 ETF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는 것은 이같은 수수료 부담과 거래 시스템 부재에 따른 한계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가 판매사들에게는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지만 개인 입장에서는 퇴직연금 계좌에서 투자하는 것이 당연히 이득인 상품”이라며 “현물이전 제도를 통해 적극적인 상품 운용을 추구하는 연금 가입자들이 ETF 시장으로 더 유입되면 의미있는 변화도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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