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트랜시스 연구진이 시트 안전성 등을 살피고 있다. (사진=현대트랜시스)
현대자동차·기아의 변속기 등 핵심 부품 계열사 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하면서 생산 차질 우려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당장 이번주의 생산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부품계열사 노조의 전면 파업이 1주일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구동계 부품과 시트를 대부분 이 회사로부터 받고 있어서, 재고가 떨어질 경우 부품 수급이 어려워 완성차 생산일정도 일부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현대차그룹 “아직까지는 생산에 영향 없어…차주는 다시 확인해봐야”
1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변속기와 액슬 등 파워트레인(구동계) 부품을 공급하는 현대트랜시스 노조의 파업으로 해당 부품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아직 재고가 있어 버티고 있지만 차주까지 해당 부품 계열사 노조의 파업이 계속되면 생산 일정을 일부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주까지는 재고가 있어서 생산에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차주까지 해당 노조의 파업이 계속되면 (부품 수급 등에 문제가 없는지) 다시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구동계 부품은 차량에서 핵심 부품 중 하나다. 특히 현대트랜시스에서 공급하는 구동계 부품은 현대차그룹의 주력 차종인 SUV 등에 탑재된다.
더구나 현대차의 친환경차 전략으로 판매량이 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에도 해당 부품이 들어간다. SUV나 하이브리드차 모두 고부가 제품인 만큼 만약 생산 차질로 이어지면 현대차그룹의 판매량과 경영 실적에 영향이 갈 수도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지난 2019년 1월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이 통합해 출범한 현대차그룹의 핵심 부품 계열사다. 이 회사는 변속기와 액슬 등 완성차 파워트레인 부품과 차량 시트를 생산하고 국내외에 공급하고 있다. 직원은 국내에 4000여명, 해외에 6000여명 등 총 1만여명에 이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트랜시스의 연간 매출액은 약 11조7000억원으로, 지난 2019년 통합 출범 첫해 매출액 7조7000억원에서 53% 늘어난 실적을 달성했다.
현대트랜시스는 “하이브리드 변속기, 전기차용 시트 등 전동화 전환 핵심 부품의 매출이 늘어 매출이 늘었다”고 밝혔다. 파워트레인은 전년대비 9.6% 증가한 7조3315억원, 시트 부문은 전년대비 22.4% 증가한 4조3624억원을 기록했다.
■ 현대트랜시스, 현대차·기아에 대다수 차량에 공급…“지난주 금요일 전면파업”
문제는 현대트랜시스 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하면서 현대차·기아의 완성차 생산에도 영향이 간다는 점이다. 현대차·기아 대부분 차량에 이 회사의 부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현대트랜시스 관계자는 “현대차·기아의 일부분의 차량을 제외하고는 승용차와 SUV, 전기차 등 대부분의 차량에 파워트레인과 시트를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노조는 지난 8일부터 4시간씩 부품파업에 돌입해, 지난주 금요일(11일)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고 했다. 이에 부품을 제때 공급받지 못한 현대차·기아는 주말 특근을 취소하는 등 완성차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는 지난 6월부터 10월 현재까지 단체교섭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의 노조는 현대차·기아 노조가 받은 기본급 및 성과급 등의 90%가량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산 금액으로는 2300억원에 이른다는 것이고,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인 1116억원의 약 두 배에 해당한다.
전자공시 현대트랜시스 사업 내용에 따르면 이 회사는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에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의 부품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우려가 나온다.
현대트랜시스 관계자는 “노사 간 협상을 지속하고 있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노사 간 협의가 성사돼 생산과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