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032년 준공 목표로 추진하는 '잠실 스포츠·MICE 복합공간' 조감도. (사진=서울시)

서울시가 삼성동 코엑스~잠실종합운동장 일대를 아우르는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에 본격 착수하면서 장기간 표류했던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도 다시 추진 동력을 얻고 있다. 최근 잠실 MICE 사업이 구체적인 일정과 로드맵을 확보하면서 서울시가 현대차와의 갈등 조정 협의체를 가동하며 인허가 절차 개선에 나선 것이 영향을 미쳤다. 잠실 MICE와 GBC 모두 서울 동남권 도시전략의 한 축으로 기능하는 만큼 동시 추진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게 업계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잠실~코엑스 국제교류복합지구 본격 가동… 2026년 착공, 2032년 완공 목표

국제교류복합지구는 총 199만㎡ 규모의 초대형 개발 구역으로, 전시장·컨벤션센터·업무시설·호텔·문화시설·스포츠 경기장 등이 집적된 글로벌 MICE 허브로 조성될 예정이다. 잠실종합운동장 부지에는 대형 돔구장과 3만석 규모의 야구장이 신설되고, 한강 조망을 살린 보행녹지축·공공개방형 옥상녹지 등 시민 접근성을 강조한 설계가 적극 도입된다.

서울시는 "잠실 MICE는 서울 동남권의 미래 성장동력이며 국제행사 유치 경쟁력을 크게 높일 사업"이라며 "올해까지 기반 조성을 완료하고 내년 본공사 착공, 2032년 완공을 목표로 사전 기반시설과 교통체계 개선을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잠실 MICE 개발 플랜이 확정되면서 삼성동 일대 변화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코엑스는 기존 전시장·컨벤션 중심의 기능을 유지하고 잠실은 확장형 전시장과 대형 공연장·국제 스포츠 이벤트 중심으로 역할을 분담한다.

■ 현대차그룹 GBC, 105층 계획 폐기…현실 반영 '트리플타워'로 선회

사업 지연과 인허가 중단으로 수년간 표류했던 옛 한전부지의 현대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는 기존 105층 단일 초고층에서 54층 3개동 트리플타워로 계획이 전환됐다. 초고층에 대한 안전성·공사비 부담, 미관·환경성 논란 등이 반영된 결과다. 새 설계안은 업무·전시장·문화시설 복합 배치로 기능성을 높였다.

서울시는 올해 들어 2월에 공식 브리핑을 통해 "GBC는 국제교류복합지구의 핵심 축에 해당하는 사업이며 관련 절차를 지속적으로 검토, 조율 중"이라며 "도시전략과의 정합성 확보를 위해 현대차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GBC 조정은 민간 전문가, 정부·시 관계자, 시민단체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한 협상조정협의체에서 진행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 조감도. (사진=현대차그룹)

잠실 MICE가 본격화되면서 GBC도 추진 모멘텀을 되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잠실~삼성동 일대가 글로벌 업무·전시·컨벤션·문화의 중심축으로 재편되고 있다. 여기에 GBC가 빠지면 전체 개발 전략의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울시 MICE 단지의 기능과 국제업무지구 역할이 연계될 때만 글로벌 기업 유치와 국제행사 확대, 관광 수요 확보 등 도시 경쟁력이 극대화된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잠실 MICE 단지의 규모와 위상을 감안하면 GBC 같은 대형 업무시설이 함께 추진돼야 전체 개발 전략이 완성될 것"고 내다봤다.

앞서 GBC는 2019년 착공 직전 시민단체 반발, 안전성 논란, 환경·경관 문제 등 복합적 요인으로 사업 중단된 바 있다. 약 5년간 표류했으나 올해 서울시 전략 사업 재정비와 현대차 설계안 대폭 수정으로 양측이 협의 국면에 진입했다.

서울시는 "경제성, 안전성, 교통 영향 등 남은 쟁점은 협의체에서 단계적 해소 중"이라며 기반시설 분담과 교통대책은 추가 조율 중임을 밝혔다. 사업 완성·착공 방향 논의가 진전된 것이 가장 큰 변화다.

서울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국제교류복합지구와 GBC 개발로 연간 약 15조원의 경제효과와 8만명의 고용 창출이 예상된다. 글로벌 기업 유치, 관광 확대, 국제행사 및 문화·스포츠 메가 이벤트 개최가 가능해지며 강남~잠실~송파~강동이 국제업무·전시·문화축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10년간 서울 국제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프로젝트가 잠실 MICE와 GBC"라고 기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