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렉라자, 셀트리온 짐펜트라, 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사진=각 사)
한때 시장성보단 상징성에 의미를 두고 있던 국산신약이 이제 글로벌 매출 1조원을 목전에 두고 있을 정도로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매출 1조 국산신약 후보군으로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와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 등이 꼽히고 있다.
각 신약별로 살피면,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자체개발인 비소세포폐암 신약으로 지난 2021년 1월 국산신약 31호로 허가를 받았다. 지난해 6월 국내 1차 치료제로 허가가 확대된 이후 6개월 만에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아 올해 1분기 처방 200여억 원을 달성했으며 연내 1000억원의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올 8월에는 존슨앤드존슨(J&J)의 이중항체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 병용요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획득하면서 국내에서 개발된 항암제가 최초로 FDA 허가를 받는 쾌거를 이뤘다. 존슨앤드존슨은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연 매출 최소 50억 달러(약 7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유한양행은 단계별 기술료 외에도 출시 이후 판매에 따른 로열티를 수령할 수 있다. FDA에 이어 유럽의약품청(EMA)에서도 연내 품목허가 가능성이 높아 추가 기술료 유입이 기대되고 있다. 유한양행의 올해 3분기 라이선스 수익은 981억 원으로 전년 동기(5억원)보다 무려 1만 9494% 폭증했다.
셀트리온의 짐펜트라 역시 글로벌 매출 1조 달성이 유력하다. 짐펜트라는 세계 유일의 인플릭시맙 피하주사(SC) 제형 치료제다. 유럽에서는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SC로 허가받았으나 미국에서는 신약으로 승인받았다. 신약으로 승인 받은 만큼 미국에서 2038년까지 시밀러의 시장 진입을 방어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짐펜트라가 주력하고 있는 염증성 장질환(IBD)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글로벌 36조7000억원으로 연평균 5.8%씩 성장해 2032년에는 61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출시 2년 차인 2025년 타깃 환자 처방률을 10% 이상 달성해 짐펜트라를 연 매출 1조 원 이상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등극시킨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는 미국에서 매출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엑스코프리는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한 신약으로 2019년 11월 FDA에서 허가받은 후 다음해 5월 미국에서 출시됐다. 유럽에선 2021년 3월 파트너사 안젤리니파마를 통해 허가 획득 후 순차적으로 출시됐다. SK바이오팜은 미국에서 직판 체제를 구축해 현지 영업망을 가동하고 있다. 엑스코프리는 미국에서 매출 고공행진을 기록해 지난 2분기에 분기매출 1000억을 돌파했고 3분기에는 1133억 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49.8% 증가했다.
SK바이오팜은 올해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을 최대 4250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기존 적응증인 성인 부분발작 외에 성인 및 소아발작까지 확대해 시장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현재 엑스코프리의 청소년 부분발작 임상1상을 진행중이며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다. 전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2022년 기준 10조원에 달하며 이중 최대 시장인 미국이 약 5조5000억원(55%)을 차지해 엑스코프리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복제약으로 내수시장에 집중하던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로 체질을 바꿔가고 있다"며 "현재 많은 국내 제약사들이 국내를 넘어 미국이나 영국 등 해외에서도 통하는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