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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자산운용이 지난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견고한 장벽을 뚫고 성공적으로 도약했다. 경쟁사들에 비해 한참 늦은 출발이지만 방향성과 상품 전략을 차별화하면서 연금 투자자들의 시선을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하나자산운용 1Q ETF 순자산은 지난 한해동안 두배 이상(121%) 성장하며 순자산 3조원대를 넘어섰다. 2년 전인 2024년 초 3000억원대에 비해 10배에 달하는 성장이다.
지난 2024년 말 기준 상장된 ETF 수는 고작 8개였다. 국내 상장돼 있는 ETF 상품 수가 1000개를 넘어선 현실을 감안하면 존재감이 미미했다. 그마저도 2023년 11월 김태우 하나자산운용 대표가 취임한 이후 새롭게 출시한 ‘1Q머니마켓액티브ETF’ 등을 포함한 숫자였다.
■ 연금시장 투심 공략 + 테마형 ETF 승부
하나운용은 지난해 총 12개의 상품을 선보이며 라인업 확장의 출발을 알렸다. 하나운용의 전략은 분명했다. 연금시장에서의 안정적 성과, 그리고 테마형 상품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먼저 연금시장에서 개인들 수요가 높은 ‘1Q 미국S&P500’과 ‘1Q 미국나스닥100’부터 서둘러 내놨다. 대형사들의 선점효과가 뚜렷한 상품이었지만 경쟁사 대비 낮은 거래가격, 여기에 업계 최저 수준의 보수(연 0.0055%) 경쟁력을 어필하면서 발빠르게 자금 유치에 성공했다. 이들 상품의 순자산은 현재 3300억원 수준까지 늘었다.
이어 선보인 ‘1Q 미국S&P500미국채혼합50액티브’ 역시 연금 투자자의 니즈를 공략한 상품이었다. S&P500과 미국 단기채 투자 비중을 각각 50%씩 분산하면서 연금 자산 내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니즈와 함께 달러 자산 투자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는 점이 차별점으로 부각됐다. 특히 이 상품은 국내 채권혼합형 ETF 가운데 역대 가장 짧은 기간에 1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고무적인 성과를 냈다.
무엇보다 하나운용의 상품 경쟁력을 입증시킨 대표 상품은 지난해 11월 25일 상장한 ‘1Q 미국우주항공테크’다. 미국 우주 및 항공테크 대표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이 ETF는 향후 스페이스X가 상장할 경우 최대 비중으로 즉시 편입한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시장 이목을 끌었다. 상장 이후 수익률은 현재 26.5%로 무서운 기세의 코스피 수익률(13%) 대비로도 두배 높은 수준이다.
이외에도 ‘K소버린AI’, ‘샤오미밸류체인액티브’, ‘미국메디컬AI’ 등을 통해 사실상 포화 상태인 ETF 시장에서 빈틈 공략법을 구사하고 있다.
하나운용은 오는 2030년까지 ETF와 TDF(타깃데이트펀드) 시장에서 상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래에셋과 삼성운용이 70% 수준의 점유율을 갖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결코 만만치 않은 고지다. 하지만 300조원 시대로 확장된 ETF 시장에서 상품 경쟁력이 브랜드화 된다면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내비친다.
김승현 하나자산운용 ETF 퀀트솔루션본부장은 “시장의 일시적 수요보다 폭넓은 각도에서 다양한 상품을 제공한다는 것이 1Q의 방향”이라며 “인공지능(AI)의 확장 과정에서 필요한 인프라 등에 집중하기보다는 이것이 만들어낼 실생활에서의 변화, 산업에 미치는 파급력 등을 초점으로 새로운 시각의 상품들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