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수길 CBO가 지난 15일 부산 벡스코서 열린 '지스타2024'에서 AI 솔루션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SOOP)
국내 스트리밍 업계에도 AI의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양대 플랫폼 SOOP과 치지직은 각각 AI 기술로 시청자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OOP은 최근 스트리머·시청자를 위한 AI 솔루션 '싸비'와 '수피'를 선보였다.
'싸비'는 스트리머를 위한 AI 솔루션이다. 스트리머가 방송 중 자리를 비우면 AI가 해당 방송인의 데이터를 학습한 영상을 생성해 시청자들에게 제공한다. 또 스트리머의 외모를 재현한 맞춤형 광고를 제작해, 시청자들은 평소에 즐겨보던 방송인이 모델로 등장하는 광고를 시청할 수 있게 된다.
시청자를 위한 AI 솔루션 '수피'는 '나만의 영상 비서' 콘셉트로 제작됐다. 시청자들의 콘텐츠 시청 이력을 AI가 학습하고, 이들이 좋아할 만한 스트리머와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또한 놓친 영상 다시보기 등 개인 맞춤형 기능도 제공한다.
SOOP은 해당 AI 서비스를 통해 시청 몰입도를 높이고, 현재 진행 중인 리브랜딩과 연계해 인방(인터넷 방송)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한다는 목표다. 앞서 SOOP은 사명을 아프리카TV에서 SOOP으로 바꾸고, 플랫폼 서비스를 대폭 개편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e스포츠 콘텐츠 제작, 대형 마인크래프트 서버와 같은 동시송출 콘텐츠 등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또 UI(이용자 인터페이스) 개선, 직관적인 화면 구성 변경 등 내부 개편도 병행되는 중이다.
SOOP이 AI를 통한 초개인화 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췄다면, 치지직은 보다 광범위하게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먼저 AI를 활용한 콘텐츠 필터링 기술 '클로바 그린아이'가 플랫폼 전반을 감독한다. '클로바 그린아이'은 음란물 등 선정적인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제재하는 시스템이다. 이용자가 올린 동영상에 대해 AI가 음란성 지수를 산출하고, 이를 이용약관, 운영정책을 어겼다고 판단될 경우 삭제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딥페이크와 같은 정교한 영상물도 탐지할 수 있다는 게 치지직의 설명이다.
또 시청자를 위한 AI 보이스 후원 기능 '매직 보이스'를 운영한다. AI가 생성한 스트리머의 목소리로 후원한 내용을 읽어 방송에 송출하는 기능이다. 현재 스트리머 약 20여 종의 목소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해당 기능 이용 시 일정 금액을 추가로 지불하는 수익 모델도 마련됐다.
네이버와의 기술 연계도 추진한다. 네이버는 AI '하이퍼클로바X' 기반의 음성 합성 기술 '스피치X'를 치지직의 서비스에 연동할 계획이다. 이 기술은 복잡한 음성 패턴을 학습해 언어 구조 및 문맥을 이해할 수 있다. 아직 '스피치X'의 구체적인 적용 방식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실시간 라이브 번역 기능과 연계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활용될 가능성이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