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조작됐다” Mnet ‘프로듀스’ 시리즈의 진짜 모습을 정리하면 이 한 줄이면 된다. 순위를 조작한 Mnet PD들과 이를 부탁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이 원한 건 단 하나였을 것이다. ‘돈’. 그리고 이를 위해 ‘가수 데뷔’라는 꿈을 가진 아이들을 이용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의 꿈’을 가지고 대중에게 사기를 쳤다. ‘국민 프로듀서’라고 부추기면서 말이다.
5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공소장을 바탕으로 안준영 PD와 김용범 PD와 몇몇 기획사들이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 보자.
‘프로듀스101’ 시즌1. 1차 투표에서 탈락자 투표 결과를 바꿨다. 이 당시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아이오아이가 탄생했다. 검찰에 따르면 투표 조작이 데뷔조 멤버까지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PD와 안 PD 그리고 기획사 사람들은 여기서 순위를 바꿀 수 있음을, 그것을 아무도 모른다는 것을 배웠을 것이다.
‘프로듀스101’ 시즌2. 안 PD는 1차 탈락자 결정 당시 순위를 조작해 합격자와 탈락자를 바꾼다. 김 PD는 11위 밖에 있던 연습생의 순위를 데뷔조에 포함되도록 올린 후 조작한 결과를 방송에 내보냈다. 그 연습생은 워너원의 멤버가 됐다. 워너원 멤버 중에 원래 탈락자가, 탈락자 중에 워너원의 멤버가 존재한 셈이다.
‘프로듀스’ 시즌3와 시즌4. 데뷔조인 아이즈원의 사전 온라인 투표 중간 결과가가 두 PD에 마음에 들지 않자, 방송 전 데뷔할 연습생 12명을 미리 정해줬다고 공소장에 명시됐다. 데뷔 내정한 멤버 12명의 순위를 임의로 정한 후, 순위에 따른 연습생별 득표 비율까지 정해두고 합산된 투표 결과에 각각의 비율을 곱하는 방식으로 투표수를 조작했다. 이 방식은 비슷하게 시즌4로 연결된다. 시즌3를 통해서는 아이즈원이, 시즌4를 통해서는 엑스원이 데뷔한다.
결국 시즌1에서 조작 연습을 했고, 시즌2에서 워밍업을 했으며, 시즌3,4에서 본격적으로 ‘돈벌이’용 순위 조작을 한 셈이다. 두 PD가 과연 연습생들이 ‘예뼈서’ 순위를 조작해 데뷔시켜줬을까. 그렇게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기획사를 통해, 혹은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시청자들은 1회 당 100원의 유료문자 투표를 했다. 시즌3에는 3600여 만원, 시즌4에는 8800여 만원이다 등 두 시즌 통합 1억 2400여 만원을 Mnet이 챙기게 했다. 사기다. 여기에 안 PD는 2018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연예기획사 임직원들로부터 소속 연습생들의 출연 및 유리한 편집을 해주는 대가로 총 47회에 걸쳐 4600여 만원 상당의 접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연습생들의 ‘피땀’을 상품으로 만들고, 그 상품으로 국민들에게 사기를 쳐 ‘즐겁게’ 살았던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20일 오전 업무방해와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CJ ENM 소속 안준영 PD와 김용범 CP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