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시장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를 3.00%로 전격 인하하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내년 1%대 성장 전망 등 우울한 경기 전망으로 코스피지수가 다시 2500선 아래로 밀리면서 은행주 보유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일단 은행 소유 금융지주들의 주가는 대체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0월 10만원을 돌파했던 KB금융 주가는 지난달 29일 9만62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날 대비 1.84%(1800원) 하락했지만 코스피지수가 48.76포인트(1.95%)나 밀린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연중 저점(1월22일 4만8900원) 대비로는 100%에 가까운 주가 상승률이다. 일봉 차트 기준 5일선을 이탈했지만 20일선(9만4000원)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다. 외국인 지분 보유율(78.08%)도 80%에 육박하는 수준.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이익 감소 우려보다는 정부의 밸류업 정책 수혜 기대감이 더 크게 주가에 작용 중인 것으로 평가된다.
대장주 만큼은 아니지만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의 주가도 견고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29일 종가는 신한지주 5만3000원, 하나금융지주 6만2400원, 우리금융지주 1만6710원으로, 전날 대비 각각 0.93%, 2.35%, 0.54% 하락했다. 하지만 연중 저점 대비로는 여전히 46.8%, 52.9%, 35.0% 상승한 수준이다.
시장 예상과 달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모두 주가 하락 흐름을 보였지만 하락 폭이 크지는 않았다. 기간을 넓혀 올해 연중으로 보면 세 종목 모두 견고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거래일 기간 외국인의 이탈율도 기준금리 인하 전의 추세와 비교하면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김은갑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준금리 인하로 향후 추가적인 예대금리차 축소가 예상되지만 기존 이자이익 전망치에 반영된 정도와 크게 다르지 않고, 시장에서도 은행주 이자이익 증가에 대한 기대는 매우 낮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은행주 실적 전망치나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이슈는 아니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은행주 이자이익 증가율은 이미 연간 0% 정도로 증가세가 정체돼 있으며, 이런 흐름은 2025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라며 "금리하락으로 이자이익 증가율이 둔화된 부분은 채권매매평가이익 등 비이자이익 개선과 충당금비용 감소로 만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최소 2~3차례 금리인하가 예상되는 내년에도 4대 금융지주의 주가가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내년 1%대 성장률을 우려해 금통위가 예상과 달리 금리를 인하했는데 금융당국은 예대금리차 축소를 계속 압박하고 있다"며 "고수익 창출이 주주환원으로 이어질 것이란 올해의 기대감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자료=키움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