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실손보험 개혁 추진으로 손해보험사들의 수익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가장 관심있게 지켜볼 종목으로는 현대해상이 제시됐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실손보험 가입자 수는 2023년말 기준 3997만명으로, 국민건강보험 가입자(5145만명)의 77.7%에 달한다.
2003년부터 일부 보험사들이 팔기 시작한 이래 20년 만에 필수 사적 보험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민건강보험을 보완하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4세대 실손보험으로 진화하는 동안 여러 부작용도 발생했다. 비급여 진료비가 최근 10년 새 약 2배로 급증했고, 과잉진료에 따른 전체 진료비 상승, 의료인력의 필수의료 기피, 건강보험 효과 반감 등 다양한 문제가 파생되고 있는 것.
이에 정부는 지난 9일 정책토론회를 열어 ‘비급여 관리 개선 및 실손보험 개혁방안’을 내놓았다.
주요 내용은 △건강보험 역할 강화(관리급여 개념 신설) △비급여 사용관리 강화(급여-비급여 병행진료 제한) △일반질환과 중증질환의 자기부담률 차등 적용(5세대) △소수 가입자의 불필요한 비중증 비급여 이용 차단 등이다.
정부는 이날 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반영해 개혁 실행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발표된 개혁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손해보험사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비급여 과잉팽창으로 인해 손실을 입어왔던 보험업종, 특히 손보업종에 수혜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업종 투자의견을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 조정했다.
구체적으로는 현대해상의 수혜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에서 실손 손실의 부담이 큰 손보사는 현대해상, 한화손보, DB손보, 삼성화재 순이라는 점에서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매년 2조원에 달하는 실손보험 적자가 드디어 축소세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점은 무조건 호재”라며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임 애널리스트는 “그 동안 비급여의 빈도와 심도가 동시에 증가해 보험업계의 손해율 상승이 불가피했다”며 “그런데 비급여 관리 방안으로 심도가 줄어들고 실손보험 개혁안으로 빈도가 줄어들면서 실손 손해율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과 마찬가지로 최선호 종목으로는 DB손보를, 관심종목으로는 현대해상을 각각 제시했다.
다만, 개혁 방향은 적절하지만 실제 효과가 어떨 지는 시간을 두고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설용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구조적 문제 해결이라는 방향성 자체는 전반적으로 양호하다고 판단한다”면서도 “가장 빠르게 재가입 주기가 도래하는 4세대 실손 비중이 10% 내외에 불과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