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금융감독원
정부의 비급여 규제 등으로 안정세를 보이던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이 지난해 다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급여 보험금이 8조원을 넘어서는 등 과잉진료가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실손의료보험 사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보험 경과손해율(발생손해액/보험료수익)은 103.4%로, 전년 대비 2.1%포인트 증가했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생보사는 84.7%에서 86.4%로 1.7%포인트 상승했고 손보사는 104.8%에서 107.1%로 2.3%포인트 올랐다.
작년 말 기준 실손보험 가입자 수는 3997만명으로, 의무가입인 국민건강보험(5145만명)에 맞먹을 정도로 급성장했다. 전체 계약 가운데 83%(2973만건)를 손해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실손보험료 수익은 14조4429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2544억원(9.5%) 증가했다. 하지만 발생손해액, 사업비 등 지출이 더 커 작년 한 해 1조9738억원의 적자가 났다. 전년보다 4437억원 적자액이 커졌다.
생보사의 경우 91억원 흑자를 기록해 그나마 적자를 피했지만 손보사는 1조9829억원 적자다. 사업비율이 10.3%로 전년과 동일한 점을 감안하면 지급보험금 증가가 실적 악화의 주된 요인이다.
지난해 14조원의 지급보험금 가운데 급여 보험금은 6조원, 비급여 보험금은 8조원(57%)으로 비급여가 2조원 더 많았다. 2022년에 줄어들었던 비급여 보험금이 지난해 다시 증가세(1539억원)로 돌아섰다.
금감원은 “2022년 대법원의 백내장 판결 등으로 다소 줄었던 비급여 지급보험금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며 “무릎줄기세포주사 등 신규 비급여 항목이 계속 출현하는 등 전체 실손보험금 중 비급여가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실손보험 시장점유율이 높은 업체들의 실적 타격은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상반기 기준 실손보험 계약 건수(손해율)는 현대해상 616만건(145.3%), DB손보 499만건(119.0%), 메리츠화재 441만건(109.8%), 삼성화재 414만건(121.7%), KB손보 413만건(115.8%) 등이다.
금감원은 “실손보험이 국민의 사적 안전망 역할을 지속할 수 있도록 보험금 누수 방지 및 다수의 선량한 계약자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등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7일 업계 및 유관기관 등과 함께 보험개혁회의를 발족하고 연말까지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실손보험과 관련해서는 “과잉진료, 선량한 보험가입자의 급격한 보험료율 인상 등의 문제에 대해 관계기관 간 의료개혁 논의와 연계해 상품개선을 모색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자료=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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