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당진조합 노조원이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회장 자택 진입로에서 임단협에 항의하며 1인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이 강대강 대치로 번지며, 당진공장에서 부분 파업이 예고됐다. 업황 부진과 경영 어려움 속에서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려운 사측과, 이를 ‘쓰레기’라며 강력히 반발하는 노조 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조는 오는 21일 오전 7시부터 24시간 동안 당진 냉연공장 가동을 중단하기 위한 파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해당 시간 동안 협정 근로자를 제외한 노조원 전원이 현장에서 철수하며, 협정 근로자는 설비 보호를 위한 필수 유지업무만 수행할 예정이다. 22일 오전 7시부터는 노조 간부 전원이 24시간 파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노사는 지난해 9월 상견례 이후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새해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해 타결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올해 3일 시작된 16차 교섭과 9일 17차 교섭도 성과 없이 끝났다.
사측은 노조에 기본급 10만원 인상안과 함께 2024년 성과급과 2025년도 성과급을 올해 임단협에서 함께 논의하자는 입장을 전달했다. 반면 노조는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최대 규모 성과급 지급, 차량 구매 대출 시 2년간 1000만원 무이자 대출 지원, 정년 퇴직자 대상 3년마다 20% 차량 할인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철강 업황 부진 등 여파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3000억원대 수준으로 예상돼 노조의 요구대로 최대 성과급을 지급하면 사실상 ‘적자’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그룹사 최대실적에 공헌한 근로자를 무시한 처사”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는 17차 교섭 후 사측이 제시한 교섭안을 ‘쓰레기’라 비판하며, 차기 교섭일을 기점으로 전향적인 제시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한남동 선전전과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 타격 투쟁을 예고한 바 있다. 노조는 “파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노‧노 갈등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정당한 성과가 포함된 성의 있는 제시안을 얻기 위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승한 쟁의대책위원장은 단식투쟁에 나섰다. 노조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사측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며 대화를 이어나갈 방침이다.